[민변의 활동]녹색병원 및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방문기

2013-08-19 275

녹색병원 및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방문기

 

글 _ 천지선 변호사(노동위원회 산업재해팀 간사 변호사)

1. 노동위원회 산업재해팀

노동위원회 산업재해팀은 지난 7월 26일 저녁 서울 중랑고 면목동 소재 녹색병원 및 노동환경건강연구소를 견학하였습니다. 산업재해팀은 2013년 2월 민변 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관련 전문성 강화, 노동자 복지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이번 방문은 산재병원을 직접 가보고, 산재 노동자와 산업의학과 전문의, 활동가 분들과 직접 현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계획된 방문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은 산업재해팀장인 강문대 변호사님 이하 13명의 노동위원들이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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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임상혁 연구소장, 이윤근 센터소장, 한인임 연구원께서 재단의 설립부터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실험과 주요기기에 관한 설명, 병원과 연구소의 운영 현황, 산재 노동자의 치료 과정과 보험체계까지를 쉽고 상세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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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원진재단 부설 기관입니다. 원진재단은 원진레이온(주)에서 일했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직업병이 집단적으로 발견됨에 따라 직업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법인입니다. 원진레이온은 1966년 일본의 동양레이온이라는 회사의 20년 이상 사용한 설비를 인수받아 설립되었습니다.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은‘이황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황화탄소는 레이온 제조 과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무색무취입니다.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은 ‘문송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조직적 직업병 인정투쟁을 진행하여, 그 결과 1990. 2.에는 111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직업병 인정을 받았고, 1993 원진직업병관리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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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진레이온 노동자와 삼성 노동자

 

위 방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원진레이온 산재 노동자분과 삼성 산재 노동자분을 직접 대면한 순간이었습니다. 원진레이온에서 근무하다가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지금까지 입원해 A씨는 휠체어를 타고 사모님과 함께 오셨습니다. 말씀하기가 불편하심에도 약 20년 전의 상황에 관해 알려주시고, 우리의 질문에 성의껏 답변해 주셨습니다.임상혁 소장님께서는 A씨께 현재 그 회사는 중국을 거쳐 북한에 공장을 두고 있다고 알려주셨고, A씨와 사모님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인 B씨는 반올림 상근 변호사인 임자운 변호사님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습니다. 앳된 얼굴에 발랄한 여성 분이었습니다. B씨는 현재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고, 법적 투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B씨는 다발성 경화증은 희귀병이어서 치료법도 없고 이렇다 할 연구논문도 없어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공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4. 마치며

 

 

세 분의 활동가, 두 분의 노동자를 만나 뵈었을 뿐인데, 산업재해 노동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는 듯하였습니다.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산업이 일본-우리나라-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과정, 현재에도 같은 일이 전자 산업 등 새로운 사업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산재 노동자들이 질병 외에도 사회적 인식․ 경제적 어려움․ 인과관계의 입증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직접 목격한 기분이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임상혁 연구소장님께서 변호사를 위한 의학 강의를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다음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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