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활동] 법보다 경찰
법보다 경찰
글_김재왕 변호사
지난 24일부터 26일가지 민변 노동위 집회가 대한문 앞에서 있었다. 그리고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경찰들의 집회방해행위가 있었다. 대한문 앞 화단 설치의 위법성을 규탄하기 위해서 모인 집회였다. 그러나 화단은 볼 수도 가까이 갈 수도 없었다. 우리와 마주 본 것은 화단이 아니라 집회 장소를 차지한 경찰이었다.
법원의 결정이 있었다. 남대문경찰서의 집회제한통보에 대해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이었다. 대한문 앞에 설치된 화단에서부터 점자블록까지, 신고된 대로 집회를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집회 참가자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엉뚱하게 경찰이 버티고 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집회를 할 수 없었다.
경찰에 대해 거듭하여 퇴거 요청을 했다. 효력정지 결정문의 요지를 알리고 지금 경찰의 행위가 집회방해죄를 구성한다는 것을 경고하였다. 그리고 상관의 위법한 지시를 따른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례도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경찰은 요지부동이었다.
할 수 없이 경찰의 위법한 집회방해에 대해 정당방위를 시작했다.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 최성영은 경찰들을 철수시키기는 커녕 집회 참가자가 위법행위시 채증하고 연행하라고 떠들었다. 위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도리어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보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보다 최성영의 말과 경찰의 폭력이 앞서는 상황이었다.
경찰이 그토록 지키려는 화단은 쌍용차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가 있던 자리였다. 분향소가 사라진 자리에서 집회의 자유와 법의 권위 또한 사라지고 있었다. 그곳에는 이유 없이 설치된 화단과 영혼 없는 경찰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