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한정합헌 결정문 요약본

2005-03-09 165

헌법재판소 한정합헌 결정문 요약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相京 재판관)는 2004년 8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과 반국가활동을 할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제작·소지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는 동법 같은 조
제5항의 규정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지 않으며 비례의 원칙안에서 양심·사상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 김○○, 같은 김□□은 2003. 8. 6.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1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중인 바,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위 법원에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청구인 김○○에 대한 위헌제청사건은
2003. 9. 26. 기각되었으며, 청구인 김□□에 대한 위헌제청사건은 2003. 10. 23. 기각되었는바, 청구인
김○○은 2003. 10. 10.에, 청구인 김□□은 2003. 12. 1.에 각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심판대상 조항은 청구인들에게 적용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이고, 관계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7조(찬양·고무 등)

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⑤ 제1항, 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한 자는 그 각항에 정한 형에 처한다.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구법과 달리 현행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에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주관적 구성요건이 추가되었는바, 그중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및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부분은 헌법재판소의 기존 결정이나 학설, 법원의 판례에 의하여 그
개념이 정립되어 있으며, 이를 합법적, 합리적으로 해석한다면 개념의 불명확성은 제거될 수 있다. 또한
위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이 추가됨으로써 이 법의 입법목적을 일탈하는 확대해석의 위험은 거의
제거되었다.

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에서 사용되는 “구성원”, “활동”, “동조”,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
등의 개념도 위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과 결합하여 하나의 구성요건을 이루고 있으므로 이들 개념의
다의성과 적용범위의 광범성은 제거되고, 국가보안법 제7조는 형법상의 내란죄 등 규정의 존재와는
별도로 그 독자적 존재의의가 있는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필요 최소한도의 제한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 이적표현물 소지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소지행위에 이른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러한 목적을 가진 소지행위는 그 표현물의 이적내용에 대한 전파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소지행위
자체도 역시 제작·수입행위 등과 같이 국가의 존립·안전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위험성을 갖지 아니한 행위 즉, 단순한 학문연구나 순수 예술활동의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보관하는 경우에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대법원 93. 2. 9. 선고 92도1711
판결, 94. 9. 9. 선고 94도135 판결 등 참조)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 이적표현물의 소지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양심 또는 사상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라. 국가보안법 제7조제1항, 제5항은 관계법률의 체계적 해석으로 구체화 될 수 있고 법문의 용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한다고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하여 비례의 원칙 범위내에서 양심, 사상, 학문, 예술, 언론,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이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관련 결정례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들에 대하여 ① 1996. 10. 4. 선고 95헌가2 결정(판례집 8-2, 292-296), ② 1997.
1. 16. 선고 92헌바6 등 결정(판례집 9-1, 1-44), ③ 1999. 4. 29. 선고 98헌바66 결정 및 ④ 2002. 4.
25. 선고 99헌바27·51(병합) 결정(판례집 14-1, 279-288) 등에서 이미 합헌의 견해를 밝힌 바 있다.

※ 따라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의 개정 또는 폐지와 관련하여 위 결정들 이후 약 2년의
시간이 흐른 현시점에서도 국가보안법 자체에 위헌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재판부가
종전의 합헌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향후 입법부가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여 입법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