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한 EU FTA 국회심사 시한 합의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다

2011-03-16 110

[보도자료]


한 EU FTA 국회 심사 시한 합의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다.


 


1. 외교통상부가 이달 11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자료에 의하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010년 9월, 한 EU 통상장관 회담 등에서 한 EU FTA의 잠정 발효일을 2011년 7월 1일로 구두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EU FTA협정문 비준동의안에, 대한민국과 유럽연합 당사자가 각 국내 동의 절차를 끝내고 이를 통보한 날의 다음달 첫째 일부터 일부 조항을 잠정적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제15.10.조), 결국 김종훈 본부장의 구두 합의는 대한민국 국회의 비준 동의 시한을 2011년 6월 30일로 유럽연합과 합의한 것을 의미한다.


 


2. 외교통상부가 이에 대하여 어제 15일자로 내어 놓은 해명 보도자료에 의하면, 외교통상부는 2010. 10. 4.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를 계기로 국회에 업무 보고를 하면서, 2011. 7. 1. 잠정 발효 추진 계획을 서면 보고하였다고 한다.


 


3. 결국 현재의 인용가능한 자료를 전제로 하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의 사전 동의없이 국회의 한 EU FTA 비준 동의 시한을 2011년 6월 30일까지로 협상의 상대국과 구두 합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4. 통상교섭본부는 그동안 한 EU FTA가 오는 7월 1일 잠정발효된다고 시민과 기업에게 밝혔고, 또 그 시한을 맞추고 국내 법령 개정 절차를 고려할 때 국회가 2011년 4월까지는 한 EU FTA를 비준 동의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그 근거가 김종훈 본부장의 구두 합의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으로서, 결국 통상교섭본부는 자신이 유럽측과 한 구두 약속에 지나지 않은 것을 국회에 지키도록 요구한 것이다.


 


5. 국제간의 합의나 조약에서 구두 합의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으로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4년, 한국 정부가 지난 2000년 중국 정부에게 “2003년 1월 1일부터는 중국 마늘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기재해 전달한 한중마늘교역합의서에 대해 “조약이 아닌 신사협정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국제 조약법인 조약에 관한 비엔나 협약도 조약의 서면형식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6. 이처럼 국제법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김종훈 본부장의 구두 합의를 근거로, 그동안 통상교섭본부는 시민과 기업들에게 충분하고 알기 쉬운 설명없이, 한 EU FTA가 2011년 7월 1일 잠정발효될 것처럼 알렸고, 국회에게도 2011년 7월 1일 잠정 발효의 시한을 제시하고 그를 지킬 것을 요구한 것이다.


 


7. 나아가, 이는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 조약 심사권 및 삼권 분립 원칙에 어긋난 것으로서, 통상교섭본부장이 국회의 권한에 속하는 조약 심사 기한에 대하여 상대국 대표와 합의하는 것은 아무리 그 효력 발생을 국회의 동의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헌법 위반으로 판단된다.


 


8. 헌법이 제 60조에서 중요 조약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조약이 시민과 기업의 경제 활동 전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국민의 대표기관의 감독과 통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조약의 동의 여부를 심의 판단하기 위하여 국회는 협정문뿐만 아니라 복잡한 협정문의 내용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를 제공받아야 하며,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충분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회가 정부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심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9. 이러한 국회의 조약 심사 권한에 대하여 행정부의 공무원이 조약 상대국과 국회의 조약 심사 기한을 어떤 형태로든 합의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그러한 심사 기한을 조약 상대국과 합의하였다는 것이 국회의 조약 심사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삼권 분립에 위반된다고 판단한다.


 


10. 더욱이 현재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및 농림해양수산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제출되어 있는 한 EU FTA 비준동의안은 정부가 국문본과 영문본의 불일치 사태를 처리하면서 지난 2월 28일 정부가 제출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자신이 한 구두합의인 7월 1일 잠정발효 시한을 지키기 위하여 오는 4월에 처리해야 한다고 국회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11. 이는 조약 체결에서의 국회의 조약 심사권과 삼권분립을 위반한 중대한 사건으로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감사원법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한 경위 조사와 재발 방지를 포함한 심사청구를 감사원에 오늘 요청하기로 하였다.


 


[별첨]공익사항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서



 


 


2011. 3. 16.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 모임


회장 김선수

첨부파일

0316_[보도자료]한 EU FTA 국회심사 시한 합의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다_사무_04.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