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매트로는 지하철 석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해결책을 다시 마련하라

2007-03-22 164

서울메트로는 2006. 3. 14. 석면관리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기자설명회를 가진바 있다.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메트로는 17개 역사를 특별관리역사로 지정하고, 그 외 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며 석면관리 기본방향을 세워 석면관리 공사를 시행할 때 해당 공사를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시민감시기구를 운영하며 석면관련 측정자료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위원회는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관련 시설의 석면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인식이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대책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 대해서 서울메트로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미봉책만을 제시하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이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 위원회는 이들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에 기초한 타당한 이의제기라고 보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서울메트로의 석면현황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되어 심각한 석면오염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느슨한 관리감독 때문에 작업현장에서 기존의 석면관리 방침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석면현황조사과정에 대해서 시민단체들은 애초 시료채취에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공기 중 석면 농도 측정과정에서 실제 작업상황을 반영하지 않았고 관련 환경법령이 요구하는 공기유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공기 샘플을 채취하고 그나마 샘플의 채취도 1년 중 1회 1시간만을 하였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번 서울메트로의 대책은 크게 신뢰를 잃게 된다.
  시민단체가 제시하는 자료를 보면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역사에는 석면을 포함한 자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는 것과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이들 자재로부터 적지 않은 석면물질이 공기 중으로 누출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노후 역사를 보수하면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석면가루가 그대로 역사 내로 방출되고 심지어 공사 중 바닥으로 떨어진 석면을 포함한 자재의 가루를 철로로 쓸어 내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를 비롯하여 시민단체는 해당 공사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석면은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불린다. 극미량이라도 호흡을 통해 폐 속으로 들어와 축적되면 수 십 년 뒤 폐암과 악성중피종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은 하루 평균 약 400만명, 1년 기준으로는 약 14억 3천만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이다. 대중교통의 특성상 동일한 승객이 정기적 반복적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서울지하철의 석면 문제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가진 중대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이 문제를 단순히 서울메트로에게만 떠 넘길 일이 아니다. 서울시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 나서서 공정하고 투명한 문제 해결을 주도해야 한다. 해당 기관의 장이 승용차로 출퇴근한다고 해서 이 문제를 수수방관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2007.  3.  2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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