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에 의한 직무이행명령 및 업무개시명령 권한에 관한 의견

2013-06-03 277

의 견 서


 


 


제 목 :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에 의한 직무이행명령 및 업무개시명령 권한에 관한 의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담당: 김종보 변호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담당: 김남희 변호사


 


 


I. 들어가며


 


2013. 5. 29.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일방적으로 진주의료원에 대한 폐업을 결정하고 이를 발표하였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의 위법․부당성에 대해서는 그 동안 수차례 지적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 폐업 결정은 보건복지부장관 등 감독 중앙행정기관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이고, 지역 주민들과도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민주적 절차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이 위법․부당한 행정조치를 시급히 바로잡는 것은 진주의료원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지역주민들의 헌법상의 기본권인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행정작용입니다. 경남도지사의 위법․부당한 진주의료원 폐업조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인 보건복지부장관은 1) 의료법 제59조에 의한 업무개시명령, 2) 지방자치법 제169조에 의한 시정조치, 3) 동법 제170조에 의한 직무이행명령 등 여러 방안이 있으므로,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남도지사의 위법․부당한 진주의료원 폐업조치를 수수방관하는 소극적 행정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II. 의료법 제59조에 의한 업무개시명령


 


1. 근거 법률







제59조(지도와 명령) ①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 <개정 2008.2.29, 2010.1.18>


②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하여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개정 2008.2.29, 2010.1.18>


③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2항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2. 의료법 제59조의 보건의료정책으로서 “공공의료정책”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하면 ‘공공보건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고, ‘공공보건의료사업’이란 “1) 보건의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 및 분야에 대한 의료 공급에 관한 사업, 2) 보건의료 보장이 취약한 계층에 대한 의료 공급에 관한 사업, 3) 발생 규모, 전파 속도, 심각성 등을 고려할 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필요한 질병의 예방과 건강 증진에 관한 사업, 4) 그 밖에 국가가 관리할 필요가 있는 보건의료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3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기 위하여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추진하여야” 하고,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충분한 수의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을 확보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진주의료원과 같은 공공의료원의 운영사업은 의료법 제59조에서 보호하려는 법익인 “보건의료정책”의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3.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 의한 업무개시명령


 


위와 같이 공공의료원 운영정책은 의료법 제59조 제1항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의 대표적인 경우이고,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에 의하면 공공의료시설의 확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공의료시설인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은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에 반하는 것입니다. 또한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공공의료의 대상으로 예정하고 있는 저소득층 주민, 보건의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농촌지역 등의 주민, 민간의료시설에서 의료공급을 하지 않는 전염병 등의 치료분야 등에 관한 보건의료 공급을 축소하여 이러한 공공의료 대상 지역, 계층, 치료분야의 보건의료 공급을 필요로 하는 국민의 보건에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고 업무를 개시하도록 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행정조치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 의해 보건복지부장관은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고, 현 시점에서 필요한 지도와 명령은 바로 ‘진주의료원의 업무를 재개하는 것’입니다.


 


4.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 의한 업무개시명령


 


의료법 제59조 제2항은 제59조 제1항의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는 요건 중 하나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휴업․폐업하여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예시하고 있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행위는 정당한 이유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폐업으로 환자의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이미 초래하고 있고, 진주의료원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주민들의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 의하여 진주의료원에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


 


III. 지방자치법 제170조에 의한 직무이행명령


 







제170조(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직무이행명령)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법령의 규정에 따라 그 의무에 속하는 국가위임사무나 시·도위임사무의 관리와 집행을 명백히 게을리하고 있다고 인정되면 시·도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이,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는 시·도지사가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이행할 사항을 명령할 수 있다.


② 주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제1항의 기간에 이행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그 지방자치단체의 비용부담으로 대집행하거나 행정상·재정상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행정대집행에 관하여는 「행정대집행법」을 준용한다.


③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의 이행명령에 이의가 있으면 이행명령서를 접수한 날부터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이행명령의 집행을 정지하게 하는 집행정지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국가의 지원을 받아 지방의료원을 운영하는 것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동법 제2조의 “공공보건 의료사업” 에 관한 국가의 사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국가위임사무에 해당합니다. 진주의료원 운영에 국가예산이 170억원 이상 투입되어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건의료에 관한 국가위임사무의 이행에 필수적인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은 위임사무의 관리와 집행을 명백히 게을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무부장관인 보건복지부장관은 경남도지사에 대하여 폐업처분을 철회하고 진주의료원에서의 “공공보건 의료사업”에 관한 위임사무의 정상적인 관리와 집행이 지속되도록 “공공보건 의료사업”에 관한 직무의 이행을 명령해야 합니다.


 


IV. 지방자치법 제169조에 의한 시정조치


 







제169조(위법ㆍ부당한 명령ㆍ처분의 시정) ①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그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면 시·도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이,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는 시·도지사가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시정할 것을 명하고, 그 기간에 이행하지 아니하면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치사무에 관한 명령이나 처분에 대하여는 법령을 위반하는 것에 한한다.


②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자치사무에 관한 명령이나 처분의 취소 또는 정지에 대하여 이의가 있으면 그 취소처분 또는 정지처분을 통보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訴)를 제기할 수 있다.


 


지방의료원법 제4조 제3항은 “지방의료원의 설립․업무 및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방의료원의 휴폐업과 같이 지방의료원 업무 및 운영을 중단하는 행위는 경남도 조례로 정해야 하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의 업무 및 운영을 중단하는데 법률상 근거인 조례가 논의만 되고 있을 뿐 제정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폐업처분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법률상 근거 없는 폐업처분은 위법한 처분입니다. 또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역, 계층, 치료분야의 공공보건의료 공급을 받아야 하는 지역주민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점에서도 위법․부당한 처분입니다. 경남도지사의 폐업 결정은 법령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치는 것이 명백합니다. 따라서 주무부장관인 보건복지부장관은 위 지방자치법 제169조에 따라 시정할 것을 명하고, 불이행시 폐업 결정의 취소 또는 정지를 명해야 합니다.


 


V. 사회보장기본법상 협의 및 조정 불이행


 


박근혜 대통령이 18대 국회에서 전면개정안을 발의하여 개정되고, 2013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에 따르면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변경할 경우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와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상호협력하여 사회보장급여가 중복 또는 누락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하며,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신설 또는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 등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하여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사회보장위원회가 이를 조정하여야 합니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보장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립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데 연계성이 결여되는 등 현행법으로는 사회보장정책을 통할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법안 발의시 의안 제안이유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법 제3조 제1호의 정의조항에는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 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4호에는 “사회서비스”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부문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국민에게 복지, 보건의료, 교육, 고용, 주거, 문화, 환경 등의 분야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 상담, 재활, 돌봄, 정보의 제공, 관련 시설의 이용, 역량개발, 사회참여 지원 등을 통하여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진주의료원은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국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따른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임이 분명합니다. 또한 사회보장정책의 일관성 있고 효과적인 집행을 위하여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인 지방의료원의 폐원에 대해서도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이 필요하며, 법에 따라 지자체가 진주의료원의 폐원하기 위해서는 사회보장급여가 누락되지 아니하도록 하고, 지자체의 장은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할 의무가 있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보장위원회가 이를 조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진주의료원의 폐원과 관련하여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위 법에 따라 의료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에서 공문을 보내서 정상화 요청을 하였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고 폐원을 강행하였으므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안은 마땅히 사회보장위원회가 소집되어 조정하여야 할 사안으로 이러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홍준표 도지사의 폐원 강행은 사회보장기본법에 명시적으로 위반한 위법한 지방자치단체 장의 사무라 할 것입니다. 


 


VI. 결론


 


이상과 같이 살펴보았을 때, 이번 경남도지사의 일방적인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법 및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법적 권한을 통해 업무개시명령이나 직무이행명령 또는 시정조치 등의 지도․감독을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의 폐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사회보장위원회의 소집을 요청하여 조정절차를 거치고, 경남도의회에서 폐업에 관한 근거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민주적 행정절차를 준수해야 할 것이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러한 민주적 행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경남도지사에 대하여 업무개시명령, 직무이행명령, 시정조치 등의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2013. 5. 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첨부파일

직무이행명령 및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의견서 (20130530).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