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대법원의 긴급조치 제4호에 대한 위헌무효 판결을 환영한다

2013-05-16 235

[논평]

대법원의 긴급조치 제4호에 대한 위헌무효 판결을 환영한다

 

 

1. 52년 전 ‘오늘’ 박정희 육군소장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헌정질서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그리고 52년이 지난 오늘(2013. 5. 16.) 대법원은 피고인 추영현에 대한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및 반공법 위반에 대한 재심사건(사건번호 2011도2631, 전원합의체)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선포한 긴급조치 제4호에 대한 위헌무효 판결을 선고하였다.

 

2. 박정희 대통령은 1974. 4. 3. 22시를 기해 긴급조치 제4호를 선포하였다. 긴급조치 제4호는 학생들의 유신반대운동을 탄압하고 학생들의 전국적인 연대투쟁과 그 배후로 지목된 민청학련과 관련단체를 탄압하고, 학생들의 개별적·집단적 행위를 금하고, 문교장관의 폐교조치는 물론 영장없는 체포·구속·압수·수색과 비상군법회의에서의 심판과 처단 그리고 군대출동까지 가능하도록 한 조치였다. 그리고 이 긴급조치 제4호는 1974. 8. 23. 10:00 긴급조치 제5호에 의해 해제되었다.

 

3. 긴급조치 제4호가 선포 된지 약 한 달 후인 1974. 5. 19. 비가 내리던 일요일 저녁, 당시 일간스포츠신문사 편집부 차장이던 추영현(당시44세) 선생은, 당시 신설된 서울남부경찰서 형사들의 공적(功績)욕심에서 비롯된 정판공(整版工) 권○○을 이용한 함정수사에 의해,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반공법위반 혐의로 영장없이 체포되어 1974. 8. 8. 비상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다.

 

4. 이름도 생소한 비상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은 지 39년이 지난 오늘, 대법원은 이제는 만83세의 고령이 된 추영현 선생에게 비로소 긴급조치 위반죄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5. 특히 이번 판결은 한 개인에게는 40여 년 동안 옥죄던 긴급조치 위반의 굴레를 벗겨주었다는 점 뿐 만 아니라, 대법원이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심사권을 명백히 한 점은 물론 긴급조치 제4호가 위헌무효라는 점을 명백히 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6. 대법원은 지난 2010. 12. 16. 사법사상 최초로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심사를 단행하여 그 위헌무효를 선언한 바 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3. 4. 18.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하서도 위헌무효를 선언하였고, 오늘 드디어 긴급조치 제4호에 대해도 위헌무효를 선언하였다. 이로써 1975. 4. 8. 17시를 기해 발령된 고대휴교령인 긴급조치 제7호를 제외한 긴급조치 전반에 걸쳐 ‘위헌무효’라는 사법적 평가가 내려진 것이다.

 

7. 주지하다시피, 우리 헌법상의 최고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이미 긴급조치에 대하여 사법심사를 단행하여 권위주의 시대의 야만과 폭압적 통치산물에 대하여 사법적, 역사적 종언을 고하였다. 이는 최고사법기관 사이의 관할권 다툼의 문제가 아니라, 최고사법기관으로서 당연한 책무를 행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무는 당연히 검찰도 함께 져야한다.

 

8. 긴급조치재심사건에서 검찰이 최후구형으로 재판부에 요청하던 ‘법과 원칙에 따른 판결’을 위해, 검찰총장은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 대하여 일괄적인 비상상고를 제기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법원은 현재 재심 청구된 긴급조치위반사건에 대해 조속한 재심개시결정과 더불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2013. 5. 16.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장 주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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