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위] [논평] 지자체는 대형마트와 언론에 휘말리지 말고 신속히 절차적 미비를 보완하는 조례 제개정 절차에 착수

2012-06-23 155

 

지자체는 유통재벌과 언론에 휘말리지 말고

신속히 절차적 미비를 보완하는 조례 제개정 절차에 착수하여 실효성 있는 조례를 실시하라.

 

서울행정법원(부장판사 오석준)은 서울 강동구 소재 대형마트 및 재벌슈퍼(SSM) 5곳이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 휴업일 지정 처분이 과도하다”며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인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로서 판결의 구체적인 이유와 상관없이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유통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형마트 영업제한 정책은 다시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되었다.

 

법원은 조례의 실체적 타당성에 관한 판단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 절차적인 위법이 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삼으면서도 대규모 점포의 지역상권 진출로 피해를 입고 있는 기존 시장상인 등 소상공인의 보호를 위한다는 취지 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조례 제정 이전 영업제한 및 취지에 대하여 언론에 계속하여 회자되었던 사실, 조례가 민주적 정당성을 가치고 제정절차에서 공포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 점 등을 참작하여 사전고지 등의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여지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헌법 제119조 2항에서는 ‘국가는 “균형 있는”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경제민주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어떤가. 1999년 46조원에 이르던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절반이하인 24조 원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7조원이었던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36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하였고 골목 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생업 터전을 떠나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정책이 유통재벌과 중소상인들의 균형있는 성장에 이바지한다는 점은 수치적으로도 증명되었다. 2012. 6. 10. 시장경영진흥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제도가 시행되자 전통 시장의 매출액이 주말마다 11%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대형마트의 영업제한은 헌법상 경제 민주화 원칙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면서 중소상인과 유통재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판결이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유통재벌과 일부 언론에서 마치 내용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의미를 호도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중소상인들의 생존권, 유통노동자들의 건강권, 경제민주화 달성을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조례의 제개정은 시급하다. 조례는 법원의 판결취지를 존중하여 보완하면 되는 것이다. 해당 지자체는 유통재벌과 언론의 농간에 휘말리지 말고 서둘러 절차적 미비를 보완하는 조례 제개정 절차에 착수하여 실효성 있는 조례를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

 

 

 

2012년 6월 23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강 신 하 (직인생략)

 

첨부파일

20120623_민생_논평_대형마트판결관련.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