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회는 지난 해 6월 28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해 놓고도 무려 8개월 가량 미루어온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선출안을 결국 부결시켰다. 이로써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자리가 217일 이상 비는 우리 헌정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지속되게 되었다.
동의안이 부결된 과정을 보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조 후보자가 자신들과 이념 성향이 다르다며 원색적 비난을 퍼붓던 것을 시작으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그의 소신있는 발언을 꼬투리 삼으며 동의안 처리를 계속 미루었다. 그러던 중 결국 조 후보자를 추천했던 민주당마저 얄팍한 정치논리를 내세워 자신의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을 무기명으로 투표함으로써 역사적인 책임을 회피하면서 부결시키는데 한 몫을 하였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은 단지 후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민주주의의 근본인 다양성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동안 국회는 관행적으로 국회가 지명하는 3인의 헌법재판관 중 1인은 야당이 추천하는 후보자를 임명 동의함으로써 구성원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그 정당성을 확보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이를 부결시킨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다수당의 횡포로서 민주주의적 요구에 역행한다.
이에 모임은 다수결이라는 미명으로 민주주의를 압살한 여당은 다가올 총선에서 모든 힘을 모아 투표로 응징할 것을 결의하고,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조차 지켜내지 못한 민주당에게는 원내 대표진의 무능을 개탄하며 원내 대표단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
국회의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
2012년 2월 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김 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