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폭력사건 피해자에대한 국가에 의한 2차피해를 인정한 법원의 판결을환영한다

2011-02-11 166

문서 번호 : 11-02-여성-01
수         신 :제 언론 및 단체
발         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제        목 :[논평] 국가에의한2차피해를인정한 법원의 판결을환영한다
전송일자 :2011. 2. 11.
전송매수 :총 2쪽

[논평] 국가에 의한 2차 피해를 인정한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 84단독, 이수진 판사)은 지난 10일 아동 성폭행 사건의 피해 아동과 그 어머니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받은 피해에 대한 국가 대상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고 총 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수사 및 재판과정에 있어서도 성폭력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의 법적 의무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으며, 우리는 이를 크게 환영한다.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는 다른 범죄와 달리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위축되어 범죄피해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피해자가 용기를 내서 범죄사실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담당자들의 성폭력범죄의 특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하여 성폭력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극히 개인적인 질문을 하거나 이미 진술한 범죄사실에 대한 반복적인 질문을 통해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과 피해를 입히는 2차 피해가 발생하여 성폭력피해자들이 더더욱 신고를 꺼리게 되는 악순환이 있어 왔다.


이번 사건도 피해 아동이 나이가 어리고 성폭력 피해로 인해 중상해를 입은 상황이어서 신중하고 피해자를 배려하는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전담 검사에 의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진술녹화장비에 대한 점검미비 및 조작미숙으로 피해 아동으로 하여금 반복진술을 하게 함으로써 피해자와 그 보호자가 또다시 마음의 큰 상처를 받은 경우이다.


이번 판결은 성폭력전담검사제도와 피해자진술녹화제도가 단순히 국가가 피해자에게 베푸는 시혜적인 조치가 아니라 피해자 권리의 근거규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수사기관에 의한 피해자 신원정보 누설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던 기존 대법원 판결(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의 연장선에서 피해자 보호의 범위를 확대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폭력 수사・재판과정에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의미뿐 아니라 성폭력 사건에 대한 신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수사기관은 진실발견 및 가해자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도 중요한 의무 중 하나라는 점을 상기하여, 성폭력 사건 처리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나가길 바라며 다시는 수사기관에 의한 2차 피해가 논란이 되지 않도록 신중한 수사를 하여야 할 것이다.


  
  2011. 2. 11.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 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김 진(직인생략)

첨부파일

논평-국가에의한2차피해인정판결환영(여성위)-110211.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