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앞 마당’이라는 중남미와 한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도는 같은 위성의 처지로서
우리가 칠레산 포도주를 만나기 이전부터 이미 만나고 있었다. 특히 1970-1980년대와
그 뒤 중남미와 한국에서 벌어진 상황은 많은 점에서 닮았다. 폭압적인 권위주의 독재
체제와 무자비한 학살과 일상적 고문의 반인권적 잔혹행위들, 그 뒤 민중혁명 또는
선거를 통하여 억압체제를 물리치긴 했지만 계속 미완의 채로 남아 있는 사회변혁의
과제들,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오는 답답한 심정이나 분노의 감정도 오늘
중남미 민중만의 것이 아니다. 저자가 한국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먼 중남미의 오지까지
찾아간 것은 ‘변화에 대한 관찰’을 넘어 ‘미완의 혁명’에 머물러 있는 중남미 민중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성찰하고 전망할 것인지 고민
했기 때문이리라](추천사 : 홍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