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 공부모임 후기-원민경 변호사

2008-04-01 217

<공리주의> 공부모임 후기


 


 – 벤담의 미로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기 (원민경 변호사)





이상영 교수님의 강의는 저희 10명 가량이 오붓하게 앉아 듣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열정적인 강의였습니다.  법철학에 문외한인 저 자신도 벤담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토대로 한 이교수님의 열강에 ‘법철학이 사실은 굉장히 재미있는 분야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살짝 해 보게 되었으니…
오랜 까막눈 세월을 마감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각종 법의 제, 개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도대체 어떤 논리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법이 제, 개정되는지 궁금하던 중이었는데, 이번 공부모임에서 뜻밖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좋은 법 제?개정을 위한 활동을 위해서는 벤담의 공리주의 공부와 이해가 필수일 듯 합니다.
이날 모임에 참여하시지 못한 분들도 이 교수님의 강의 원고를 꼭 보시기 바랍니다.  이 교수님의 ‘벤담의 법개념과 입법론에 대한 소고’는 현 정치와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신자유주의의 근간을 알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벤담은 일반적인 선악의 기준은 부정하고, 각 개인들의 구체적인 쾌락과 고통을 종류별로 나누고 이들의 이익과 쾌락을 비교하여 이익의 총합을 증대시키는 입법이 사회의 선을 증대시키고 사회의 악을 감소(최대다수의 최대행복)시키는 입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의회주의를 지지하고 입법 수단을 통한 전체 사회의 안정성과 공리성 추구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벤담과 1세대 차이가 나는 마르크스는 벤담과 공리주의는 복잡한 정치적?법적 관계를 경제적 관계 하나로 철저하게 설명함으로써 영국의 부르조아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있다고 비판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봉건 제약으로부터 해방된 개인의 자유로운 이익추구를 말하는 벤담과 밀은 지배적인 부르조아지 그 자체로서 사적 착취의 문제를 장황한 도덕적 성찰의 문제로 돌려놓고 오직 부르조아지에게 장애물인 과거의 관계들을 제거하는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비판하였다고 합니다.
마르크스의 이러한 비판과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해있는 신자유주의 경향을 돌아보니, 지금 우리가 법을 만들고, 해석할 때 벤담의 공리주의(철저하게 이익을 형량하는 것)를 가장 주요한 잣대로 삼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었답니다(모든 법학과 법학자는 벤담주의자와 비벤담주의자 둘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알고 계셨나요? ).   
벤담의 공리성이 극단으로 흐르면, 전체주의와 다수의 독재로 치닫게 된다고 하며, 그 부분에 대하여 이날 참석한 회원들 여러분이 지적하셨지요.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의 종류와 질은 다르겠지만, 우리 민변 회원들은 우리사회가 좀 더 민주화되고 인권이 존중되는 것을 지켜보고 작은 힘이라도 보탤 때 행복감을 느끼시리라 믿으면서, 제가 어제 후배로부터 받은 편지(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배인데 미국 변호사 시험을 본 뒤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를 끝으로 이번 공부모임 후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저는 한국의 정신병원입원 절차가… 의료모델보다 사법모델을 통해서, 미국식으로 판사의 개입이 이뤄졌으면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판사가 병원에서 제출한 증거들을 검토한 뒤, 최종 입원 결정이 되더라구요. 국회법무실에서 2007년 12월에 발간한 자료에서도 사법부 개입의 사법모델이 필요하다는 개선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내년부터 보호자 두 명의 동의와 의사의 허락이 있으면 입원된다고 하는데요. 여전히 남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병원학교와 관련해서 한국에서는 3개월 이상 입원이 예상되는 어린이 환자들이 병원학교를 통한 수업일수가 인정되는 것 같은데요. 시카고어린이병원의 홈페이지를 보니, 2주 이상 입원이 예상되는 시교육청에서 적절한 교육이 제공된다고 하네요. 또 2주 미만이라더라도 요청이 있으면 교육이 제공됩니다.
 
사회 구석구석의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어느 시민단체의 간사로 말이지요. ]

첨부파일

국회법제실_정신보건법상 강제입원의 문제점과 개선방향_2007.12.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