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활동]2013 민변 동계 로스쿨 실무수습 후기
2013 민변 동계 로스쿨 실무수습 후기
글_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부성
2주
하고도 사흘간의 민변 실무수습을 마친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민변 참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실무수습은 민변 소속 회원 변호사님들의 사무실에 한두 명씩
배치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민변의 자체 활동에 결합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변이 우리 사회의 공익과 인권을 지켜내기
위해 꾸준히 많은 일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길지 않은 실무수습
기간 동안의 프로그램은 배치된 사무실에서의 기본 수습, 사무처에서 공통적으로 부여한 기록 작성 과제와 그에 대한 강평, 사무처 특강, 위원회 및 기타 활동에 대한 자율적 참여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결코 느슨한 일정은
아니었다. 나는 법무법인 시민에 배치되어 김선수 변호사님의 지도를 받았고, 실무수습 기간 동안 노동위원회 수요모임에 참여하였다. 변호사님의 동선에 따라
사무실과 사무처, 법정을 오가는 바쁜 일정이었다.
실무수습 기간 동안
민변의 활동과 회원들의 모습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노동위원회 수요모임이었다. 사실 공익 인권 분야, 특히 그 중에서도 노동분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가 되고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였음에도 나는 민변 노동위원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몰랐는데, 첫날 회의실에 도착하여
안건을 받아보니, ‘이걸 어떻게 점심시간 안에 다 끝낸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안건이 많았다. 제법 두툼한 안건지
속에는, 지금 우리 사회의 노동현안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몇 년째 수십 명의 목숨을 가져간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동자들을
철탑 위로 내몰고 있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서부터, 지난 2011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희망버스 집회 도중의 불법체포 사건, 그리고 얼마 전부터 불거진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사건까지, 노동위원회는 곳곳에서
현장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고, 노동자들을 위한 변론을 하고 있었다.
노동위원회를 통해서
반가운 소식과 슬픈 소식을 전해듣기도 하였다. 희망버스 집회 당시 체포된 노동자들의 접견을 요구하던 권영국 변호사님에 대한 긴급체포가 불법이라는 판결은 형사절차에서 변호사의
접견교통권과 피의자의 인권 보장의 중요성을 환기한 중요한 성과였다. 한편으로 노동위원회를 통해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이었던 고 윤주형씨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듣고 착잡한 심정에 빠지기도 했다. 나는 작년 여름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실무수습을 하던 중, 재능교육 농성 현장에서 마련한 토크콘서트 형식의 집회에서 그
분을 본 적이 있었는데, 어렵고 힘든 투쟁의 와중에도 기아자동차 해복투 동지들과 서로 의지하며 밝고 활기차게 희망을 이야기했던 모습이 떠올라 더욱
참담한 심정이었다.
실무수습 기간 동안
노동위원회의 다른 일정과, 그 외에도 더 다양한 분야의 민변 활동을 경험해보지 못한 점과, 전국 곳곳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온 동료 수습생들과 더 많은 교류를
하지 못했던 점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내가 향후에 예상하고 있는 분야에서 변호사로서, 민변의 회원으로서 할 수 있을 활동이 구체적으로 다가온 것만으로도
매우 보람된 수습이었다. 민변의 정회원이 되어 우리 사회의 공익과 인권, 민주주의와 평화에 기여하는 변호사로서 활동할 날을 그리면서, 그러려면 일단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하니, 새로운 다짐과 포부로 오늘도 공부에 매진해야겠다. 그 때까지 민변이 지금의 이 자리에 든든하게 남아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