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2012년 민변 9기 인턴 송년회 스케치

2013-01-03 232

2012년 민변 9기 인턴 송년회 스케치



글_ 9기 인턴 신효근




피자, 치킨으로 워밍 업!


  12월 21일은 민변 9기 인턴들의 송년회가 있었다. 기존에는 홈커밍데이 형식으로 이전 기수들도 함께 참여했었지만 이번에는 9기 인턴들과 사무실 간사님들 변호사님들만 참석하는 조촐한 자리로 기획되었다. 송년회는 저녁 7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이미 사무실에 출근해 있던 인턴들에게 근무시간이 끝나고 한 시간 동안 공복으로 기다리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피자와 치킨을 주문하고 나머지 인턴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인턴들이 속속 도착하고 드디어 기다리던 피자도 도착을 했다. 아직 정혜인 인턴이 도착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녀가 곧 도착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을 하며 일단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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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먹던 중 필자와 신재식 인턴이 함께 찍은 사진. 흐릿한 사진을 보니 마치 미래(특히 전역)가 보이지도 않고, 희미하며 흐릿한 신재식 인턴의 앞으로의 군생활을 보여주는 듯 해서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굶주림에 지쳐있던 우리에게 피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이제 교대역에 도착했다는 정혜인 인턴의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피자 끝 빵부스러기 부분과 처참하게 뜯겨진 피클 봉지만이 책상위에 뒹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이런 처참한 광경을 소녀의 감수성을 가진 정혜인 인턴이 보았을 경우에 관하여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그녀를 보호할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다. 애초에 피자를 먹지 않은 척 우리 모두가 그녀에게 완벽한 연기를 해 보이는 것이었다.(이런 걸 White lie 라고 하지요?) 나의 이런 깊은 배려심에도 불구하고 피자를 입에 물고서는 “왔어?” 라고 정혜인 인턴을 반겼던 몇몇 인턴들의 어색한 연기로 인해 정혜인 인턴을 보호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엔 그녀의 소녀 감수성은 치킨 추가배달로 지켜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2012년 민변인턴9기 송년의 밤은 그 장대한 막이 올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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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배가 불러 흡족한 표정으로 ‘쩝쩝’거리는 김초희 인턴. 평소에도 잘 먹기로 소문났다. (우) 배가 고픈 정혜인 인턴의 안타까운 모습. ‘마른 돼지’로 불리우는 김 인턴과 주린 배에 살포시 손을 얹고 한숨만을 내쉬고 있는 정혜인 인턴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1막, 사무총장님의 송년사와 본 행사의 시작


  행사가 시작되면서 사무총장님의 송년사가 있었다. 사실 불과 이틀 전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우리 대부분이 지지하던 후보는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총장님의 송년사도 약간은 무거운 분위기 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아직 젊으니까 절망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 젊은 여러분들은 아직 절망 할 때가 아니다. 라는 총장님의 말씀에 분위기는 숙연해 지면서도 가슴 속에서 뭔가 단호한 결의 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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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사를 하고 계신 김도형 사무총장(우)과 개량한복을 자랑하시는 이소아 변호사(좌)



  그리고 첫 번째로 “나는 어디서 왔는가” 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를 하는 도중 꽉 끼어 찢어질 듯한 군복을 입고 이광훈 인턴이 도착을 했다. 사실 이날은 드레스 코드가 있었는데 녹색과 빨간색의 조합이었다. 이광훈 인턴은 녹색을 군복이라는 꽉 끼는 아이템을 터질 듯하게 소화를 하여 달려 왔건만 버거운 아이템으로 인하여 호흡곤란을 겪고 군복을 유심히 지켜보던 신재식 인턴은 급작스런 우울 증세를 보여 드레스 코드에 가장 충실하나 가장 나쁜 드레서의 영광을 차지했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발표에서 우선 김초희 인턴의 발표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인이 거울을 매우 사랑하며 가방에는 언제나 두 개의 거울을 가지고 다닌다는 이야기 였는데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모 인턴은 이러한 말을 남겼다. “김초희 인턴이 좋아하는 것은 거울일까요 아니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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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두개나 들고 다니면서 스스로를 감상하는 나르시스트 ‘거울공주’ 김초희 인턴(좌)과
터질듯한 군복을 입고 나타난 오늘의 ‘워스트 드레서’ 이광훈 인턴의 옷 색깔이
각각 빨강, 초록(엄밀히 따지면 국방색)으로 드레스 코드에 충실한 모습이 엿보인다.


  두번째로는 마니또 선정 및 마니또에 대한 자신의 공약 발표가 있었다. 각자 쪽지에 적힌 마니또를 떠올리며 따뜻한 마음으로 한자 한자 소중하게 써 내려간 공약들을 발표해 나갔다. 나는 마니또에게 한잔의 커피와 한잔의 초특급수퍼고급맥주와 한장의 부산 사진을 선물하겠노라고 하였는데 그 순간 인턴들의 눈빛은 모두 한 가지만을 말하고 있었다. “당신의 마니또가 저였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현실은 냉정한 법. 나의 마니또는 그 중에 한명 밖에 없다. 그 밖에 류희주 인턴은 마니또에게 살을 빼도록 하겠다고 하여 마니또가 이광훈 인턴임을 만천하에 알렸고 천수이 인턴은 마치 선거에 나선 정치인의 모습으로 반드시 나는 공약을 지킨다. 나는 다르다. 라며 유세를 펼쳤고 양영민 인턴은 마니또에게 김동률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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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며 정치성을 내보인 천수이 인턴(우)과 이를 업신여기는 공병기 인턴(좌).
천 인턴의 공약 발표가 끝난 뒤 코웃음을 치며 업신여기는 표정을 짓는 공 인턴의 표정은 마치
 “니가?”(feat. 손담비) 라며 말을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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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맥주 ‘한 잔’과 커피 ‘한 잔’, 부산사진 ‘한 장’이라는 라임돋는 공약으로
모든 인턴에게 매력을 발산했던 필자의 공약(좌)과 김동률 노래를 불러주겠으며
게다가 밥까지 얻어먹겠다는 심보로 모든 인턴의 반감을 생산했던 양영민 인턴의 공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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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TED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김세환 인턴(좌)과
마니또 시작하자마자 마니또가 누군지 들켜버린 바보 류희주 인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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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9기 인턴 전민규이 스스로의 난해한 정신세계를 표현한 그림.

대선 이후 붕괴된 멘탈과 평소 범접하기 힘든 다차원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상근 변호사인 이소아 변호사가 걱정어린 눈빛으로 그림을 관찰하고 있다.



2막, 뒤풀이


  뒤풀이 장소는 맥주창고로 정했는데 그 이유는 그곳에는 우리가 안주거리를 사 들고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컵라면을 사서 가자는 과격한 의견도 있었지만 가볍게 과자들만 삼만원어치를 사들고 들어갔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다들 맥주잔을 홀짝이며 남은 맥주를 애처롭게 처다보며 마시고 있던 중에 그 모습을 긍휼히 바라보던 황제 신재식 인턴이 드디어 홀연히 지갑을 열었다. “여러분 오늘은 저의 마지막 인사 자리이니 제가 이 술 한병을 사겠습니다.” 그리하여 보드카 한병이 테이블에 놓이면서 한결 분위기는 부드럽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김세환 인턴의 과천 경마공원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담에 모두들 흠뻑 취해서 언제가 우리 한번 가 보기로 결심도 해보고 박교영 인턴은 그냥 흠뻑 취해서 사진만 열심히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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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술에 흠뻑 취한 박교영 인턴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중. “여러분 여기 보세요, 하나 둘 셋”이라고 말만 하며 주구장창 셀카만 찍어대던 중 건져낸 소중한 뒷풀이 단체사진이다.  (우) 민변 인턴들을 긍휼히 여기어 보드카를 선뜻 내어주신 위대한 황제 신재식 인턴. 찬양을 아니할 수가 없다.  



  맥주창고에서의 자리가 끝난 후 진정한 선수들만 남아 인근의 감자탕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신재식 군에게 군대 컨설팅을 열심히 전파하고 아직 남자친구가 없는 장현진 인턴을 두고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금 적극적으로 남자를 찾아 사귀어야 한다는 측과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측이 격렬한 토론을 벌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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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감자탕’집에서 뜨거운 ‘감자’를 제공했던 장현진 인턴. 2013년 새해에는 꼭 좋은 인연 만나시길.

  송년회는 이렇게 공식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민변인턴을 시작하고 해가 바뀐다는 사실이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가슴이 뭉클해진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와 지금 나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그 동안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며 약간은 더 성장한 것 같은 매 자신이 좀 뿌듯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소중한 기억들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면서 올 한해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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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9기 인턴 화이팅!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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