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HRBA2J-ASIA의 동북아시아 회의 및 훈련 참가 수기

2012-11-15 175

HRBA2J-ASIA*의 동북아시아 회의 및 훈련 참가 수기



글_ 김기남 변호사



  몽골어로 몽골은 용감한 민족의 나라라는 뜻이란다. 제주 조랑말과 비슷한 체형의 작은말을 타고 특별히 앞선 무기 없이도 인류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징기스칸의 나라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몽골 민족의 용감함은 1924년부터의 공산주의 실험에서도 엿보인다. 결국 구 소련의 붕괴 후 몽골도 1992년 민주공화제를 채택했지만 말이다. 이제 몽골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발전을 위한 실험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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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HRBA2J-Asia 회의참가자들


  특히 광산업의 활성화가 초래하고 있는 환경 문제와 유목민(원주민)들의 권리 침해, 빈곤과 빈부 격차 등이 심각해 지고 있고, 시민사회단체의 용감한(?) 변호사와 활동가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익소송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둘러싸고 시민사회단체와 정부간의 소통이 활발한데, 이는 HRBA2J-ASIA의 동북아시아 회의와 훈련을 개최할 나라로 몽골이 선정된 이유 중 하나다. 회의 개최지의 인권이슈와 연계를 통해 HRBA2J-ASIA가 문제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의도이다. 지구(global) 또는 지역(region)적 시민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특정지역의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동북아시아의 회원단체 대표들이 모인 회의에서는 인권에 기반한 정의로의 접근(Human Rights-based Access to Justice)과 관련한 활동의 보고가 이루어 졌다. 각 단체들은 시민·정치적 권리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구체적 이슈들을 다루어 왔고, 소송 및 법률지원, 옹호활동, 리서치와 발간사업, 인권교육 등의 다양한 형태로 실천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민변의 활동보고로 쫄지마 공익변론기금,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헌법소원,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 강정마을에 파견된 민변 변호사의 활동 등을 공유하였다. 몽골 대표단은 공익변론기금 조성과 표현의 자유 옹호 활동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몽골의 경제적 수준과 사회·문화적 수준으로는 그 내부에서 활동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국제기구나 타국의 원조를 받아 활동해오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현주소를 설명하며, 구체적인 모금배경과 과정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 했다. 인권 옹호 단체들이 그들의 활동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시너지 효과는 벌써 발생하고 있었다.


  회의는 HRBA2J의 동북아시아 회원 확대를 위한 각 단체별 사전조사작업의 결과를 공유하고 2013년 활동 계획을 토론하였다. 사전조사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나중에 보완하여 추진하기로 정리되었다. 일부 단체의 경우, 전차 회의의 결정사항과 후속조치에 대한 내용이 단체 대표에게 원만히 전달되지 않아 당황해 하기도 하였다. 느슨한 형태의 네트워킹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개별 회원 단체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훈련은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단과 개최지인 몽골의 시민사회단체 소속 변호사와 활동가 등 30여명이 함께 하였다.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본인들의 경험과 활동을 통해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인권 이슈를 확인하고, 인권이슈를 해결할 방도와 이의 실현에 따른 방해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울러 황필규 변호사님의 ‘인권에 기반한 접근’의 개념에 대한 강의는 그 개념을 동북아시아의 실제 인권이슈에 적용하기에 충분했다. 훈련은 주로 그룹활동 위주로 진행되었는데, 몽골 활동가들의 열정적인 참여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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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HRBA2J-Asia 훈련 모습



  훈련 준비의 총책임을 맡아 준비해 온 몽골의 Center for Human Rights and Development 의 의장 URANTSOOJ는 ‘활동가들이 현장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역설하기도 하였다. 이는 몽골 정부와 다국적 광산업체들이 원주민(유목민)의 “Free, prior and informed” 동의를 구해야 함을 강조한 일본의 Jeff님의 발언 그리고 인권피해자의 이해와 처지가 아닌 인권활동가의 당위적 입장만으로 활동하는 것을 경계한 황필규 변호사님의 “Penetrating good” 설명과 더불어 큰 인상을 남겼다.


  훈련 마지막 날에 참가자들은 물론 공익소송법안을 마련하는 몽골 실무위원회의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일의 공익소송에 관한 경험을 발표하였다. 몽골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소송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우리나라 대표로 류민희 변호사님이 망원동 수해사건과 김포공항 소음사건 그리고 성전환자 사례를 들어 한국의 경험을 소개하였다.


  몽골 변호사들은 환경소송을 포함한 공익소송에서 원고적격의 범위를 피해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로까지의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과도한 소송비용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이와 관련한 논쟁을 접하며 HRBA2J-Asia는 물론 민변의 국제연대 활동이 회원국 또는 아시아 지역의 인권이슈에 대한 국제인권법과 비교법적 연구를 통해 그 해결과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일부 진행되면 하는 바람이 생기게 되었다.


  이번 회의와 훈련 참여는 인권단체들의 지역적 협력체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권을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과 경험이 모이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효과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문제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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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HRBA2J-Asia 훈련 참가자들과 함께




* HRBA2J-Asia (Asian Consortium for Human Rights-Based Approach to Access to Justice)는 인권과 정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아시아의 시민사회, 학계, 정부기관이 모여 만든 네트워킹이다. 2010년 3월에 창설되었으며, UN Democracy Fund와 UNDP-Asia Pacific Regional Centre 그리고 UNDP-Philippines의 후원을 받고 있다. HRBA2J는 회원단체의 역량계발과 인권옹호전략을 아시아 지역차원에서 제도화하는데 그 기반을 마련하고, 아울러 정보 공유와 상호 컨설팅을 잘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HRBA2J는 39 회원단체로 구성되어 있고, 한국에서는 민변과 공감이 회원단체이다. 민변의 회원이자 공감에서 활동하고 있는 황필규 변호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첨부 #1. HRBA2J-Asia 동북아시아 회의 및 훈련 참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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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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