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 토론회> 참석 후기

2012-09-28 170

<민생고(民生苦) 희망 찾기 ‘자본철수에 따른 정리해고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 참석 후기

–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 –


글_9기 인턴 성준후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노동을 하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삶에 무슨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는가.’ –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 지회장


 고용과 투자의 균형이 이미 무너져 내린 우리나라 경제의 씁쓸한 단면이다. 전문화된 숙련 노동자들이 생산과정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하나 둘 회사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IMF로부터 처방 받은 신자유주의. Business Friendly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허울 좋은 명분은 Cosa Nostra의 ‘가족의 품으로’가 되어버렸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총만 들지 않은 마피아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노동자의 생존권은 질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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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통기타’라고 불리우는 통기타 입문자라면 한번쯤은 만져보았을, 그리고 나도 10년 가까이 쓰고 있는 ‘Cort Earth-100’ 기타를 만든 콜트·콜텍 노동자들. 지난 7월 23일은 이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이 박영호 자본의 직장폐쇄와 자신들의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싸운 지 20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전 세계 기타의 30%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주)콜트악기와 (주)콜텍의 박영호 사장은 2007년 돌연 국내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였다. 국내공장의 경영상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와 공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다. 방만한 기업운영과 경제위기의 모든 책임은 가장 아래에 있는, 가장 힘없는 노동자들의 몫으로 넘겨졌다. 정리해고로 가장들이 직장에서 쫓겨나면서 노동자 한 개인의 삶의 파괴는 물론 가정은 주 소득원을 잃었고, 심각한 경우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으로까지 전개되었다. 세계 최고의 기타 장인들, 세계적인 기타 제조회사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낸 노동자들은 그렇게, 어처구니없이 차디찬 길거리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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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콜트·콜텍 노동자 이야기는, 자본의 이동에 의해 언제든지 정리해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콜트·콜텍 노동자 측이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노동부는 이행, 관리보다 원론적인 답변으로 회피하고 있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노동부인가. 행정부가 오히려 이러한 정리해고 문제를 관습화시키고 있다.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끝이 없는 신기루 같은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에게는 아직도 기타를 만들고 싶은 희망과 열정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기타는 더 이상 노동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삶의 영역이다. 노동의 정당한 가치, 악기노동자의 사회적 권리가 존중될 때 비로소 아름다운 음악과 행복한 삶이 우리 사회에 존재할 것이다. 이제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투쟁은 결코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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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문제에는 정리해고의 근거와 원칙, 해외 자본이전과 고용승계, 예술을 둘러 싼 다양한 노동 착취, 노동과 음악의 사회적 가치 등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노동과 음악의 새로운 연대가 필요한 시대이다. 분노는 무기력함보다 더 큰 에너지이다. 사람을 위대하게 하는 것은 모두 노동에 의해서 얻어진다. 문명도 결국 노동의 산물이다. 우리도 지금까지 ‘노동’이라는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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