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버마 8888민주항쟁 기념 토론회> 참석 후기
<버마 8888민주항쟁 기념 토론회> 참석 후기
– 개방 속의 버마와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
글_8기 인턴 장예준
1988년 8월 8일 군부 세력에 대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 24년이 지난 지금, 버마는 반 세기 전 한국이 그랬듯이 ‘미얀마의 봄’을 겪고 있다. 아웅 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은 서방진영과 NGO들의 지지를 업고 이제 사실상 군부와 이중권력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며, 총선 이후에 대중적 지지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본격적인 정치 및 경제 개방에 놓인 버마의 민주세력이 헤쳐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이번 토론회는 버마가 맞닥뜨린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과 어떻게 연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민변은 2007년 버마 승려 탄압 사건 당시 버마긴급행동이라는 한시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연대를 한 적이 있고 그 연장선에서 이 토론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첫 순서로 박은홍 교수(성공회대 아시아엔지오정보센터 소장)가 버마 민주화 운동의 간략한 역사와 쟁점을 설명했다. 1962년 군사 쿠데타 이후 사회주의 국가로 전환되었고 1988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전국민적 봉기가 일어났으나 독재 세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학살되었다. 그러나 1990년 이후 아웅 산 수지 여사의 NLD세력이 국회 입성을 하며 현재까지 민주화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치범 문제, 노동분규문제, 소수민족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 중 가장 본질적 것은 현재 버마의 민주주의 형태가 신 헌법에 따라 의석의 25%을 군부가 지명토록 하는 ‘규율 민주주의’라는 점이다.
다음 순서로는 버마 NLD 한국지부 회장인 내 툰 나잉이 ‘한국에 연대를 바란다’는 제목으로 한국 시민사회의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의 글을 낭독하였다. 수감되어 있는 정치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해 줄 것, 개발원조, 인적자원개발 등의 민주적 투자를 고려해 줄 것, 버마 문제를 알리는 한국 언론의 역할을 수행해 줄 것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글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이 과도기의 버마를 위해 도울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김기범 기자(경향신문 국제부)와 민정희 사업기획팀장(로터스월드)의 토론이 있었다. 한국과 버마가 어떻게 연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방법론적 이야기는 나왔으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은 부족해보였다. 개발 원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물론, 두 국가 간의 연대가 얼마나 서로에게 득이 될 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시민사회가 버마의 민주화 성취 과정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평화를 유지하고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여 최빈국, 정치적 후진국이라는 이름에서 하루빨리 버마가 벗어나 민주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