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도 드셨다는 다른 숲 해설 요정은 산뽕나무며 박쥐나물, 수리취, 고사리, 흰목이버섯, 어수리, 오가피 등을 보여주십니다. 늘 말라있던 흰목이버섯은 본래는 젤리같이 촉촉한 감촉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산행의 가장 고마운 친구는 오가피였습니다. 오가피나무는 각기 다른 다섯 잎으로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한 잎을 입에 넣고 씹으면 쌉쌀하고 향근한 향이 입 안에 돕니다. 멍해졌던 머리가 풀려있던 눈이 조금 또릿해집니다. 오가피 입을 씹으며 한참을 걷고 다시 오가피 잎을 씹으며 한참을 걷다보면 피곤해질 즈음 다시 오가피가 있습니다.
정상의 햇볕은 따가울 정도였습니다. 어제까지 비가 와서인지 여러 봉우리며 들이 선명하게 펼쳐졌습니다. 이동화 간사님이 손수 자르신 오이며, 준비해 오신 간식, 든든했던 주먹밥, 사모님이 준비해 오신 과일까지 부족한 것 없이 유쾌한 점심을 먹습니다. 가족들이 친구들이 사진도 찍습니다. 산행의 막내이기도 했던 위은진 변호사님의 막내까지도 정상을 밟았습니다. 슬슬 등산용품이 욕심이 납니다. 조카에게 에베레스트를 가냐는 말을 듣는 최 변호사님께 등산 장비를 물어봅니다. 등산화부터 하나 사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스틱은 그 다음이랍니다.
산을 내려옵니다. 바닥에 깔린 갈색의 마른 일본잎갈나무잎이 참 폭신폭신합니다. 그 덕에 걸을만합니다. 산행의 끝에는 각종 나물밥과 술, 시원한 오미자차가 있었습니다. 좋은 재료로 정성스레 만든 음식은 늘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