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이주노조 합법화 촉구 기자회견 참가 후기

2012-06-12 161


이주노조 대법원 판결 최장기 지연 및
미셸 이주노조 전 위원장 항소심 기각 판결 규탄 기자회견




글_8기 인턴 김태승


6월 초의 화창한 날씨, 대법원 앞은 기자회견 준비로 분주했다. 말로만 듣던 이주노조 위원장 우다야씨가 보였다. 네팔 사람은 처음 본다. ‘한국 사람하고 비슷하게 생겼구나’ 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MTU(Migrant Trade Union)의 상근 활동가로 일하게 된 동아리 선배(박진우, 남 27)도 만날 수 있었다. 앰프가 잘 작동이 안되는지 열심히 앰프를 고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앰프는 고장나서 마이크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행사 진행의 철두철미함으로 유명한 전명훈 간사님은 이런 상황을 매우 안타까워 하셨다. 약간의 차질이 있었으나, 기자회견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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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의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미셸 이주노조 전 위원장의 항소심 기각 판결을 규탄하기 위함이다. 서울 고등법원은 2012년 5월 24일 미셸 카투이라 이주노조 전 위원장의 비자 취소와 출국명령 처분에 관한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출국명령과 비자 취소가 부당하다는 1심의 판결을 뒤집는 내용이다. 이 항소심 재판은 소송 당사자인 미셸 전 위원장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국거부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채 진행돼 재판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이주노조 합법화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지연을 규탄하기 위함이다. 최근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의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2007년 2월에 상고된 이주노조 사건이 대법원의 최장기 계류 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노동자 공동행동)’은 미셸 전 위원장의 강제 출국과 입국금지, 이주노조 사건의 최장기 대법원 계류 등은 대법원이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탄압하는 정부를 정당화 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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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주노동자 공동행동은 2012년 6월 7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법원이 이주민, 이주노동자들의 차별 없는 권리와 소수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진지한 관심을 쏟고 있는지 물으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이주노동자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동안 ILO를 비롯한 국제 인권 단체나 노동기구들이 한국정부에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권리를 보장하라고 수차례 촉구해 온것을 대법원이 모를리 없다”면서 “노동자라면 누구나 국적, 피부색, 체류지위 등과 무관하게 노동권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명명백백한데도 대법원에서만 이주노조 사건이 분명한 이유도 없이 5년 넘도록 외면 받는 이유를 납득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주노동자 공공행동은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며,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이 경험하는 인종차별의 가장 큰 부분이 정부의 불편부당한 제도와 대우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법원이 상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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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는 이주노동팀 팀장 윤지영 변호사님, 8기 인턴 김태승, 류기현, 장두일, 장예준, 정병민, 최유라가 함께했다. 대표발언을 맡으신 윤지영 변호사님은 패소에 대한 사죄의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윤 변호사님은 1심의 판결이 뒤집힌 원인을 사법부의 ‘의도적인 재판부 변경’ 이라고 지적하며,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조속히 대처방안을 찾아 대응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결의에 찬 윤 변호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이주노동팀 소속으로서 윤 변호사님을 더욱 열심히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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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민변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외면하는 법원을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민변은 성명서를 통해 “법원이 출입국관리소의 편을 들어준 것은 출입국관리소가 미셸 전 위원장의 비자를 취소하고 출국명령을 한 이유가 이주노조위원장을 출국시킴으로써 이주노조 활동을 탄압하기 위함이었음을 간과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민변은 또 5년이 넘도록 대법원에 계류중인 이주노조 설립신고 반려처분 사건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리지 않는 대법원의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 라고 밝히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라 하더라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주체가 되며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의 취지에 따라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조속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사람들의 인식이 법에 반영되어 사회가 바뀌기도 하지만, 법이 바뀜에 따라서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노조 합법화가 바로 후자일 것이다. 민족주의적 사고 방식이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아직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범죄율 역시 정주민들에 비하면 매우 낮지만, 이주노동자들을 잠재적 범죄자처럼 바라본다. 게다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비판 아닌 비판도 계속된다. ‘그들(이주노동자)’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점점 비정규직을 늘려가며 실질적인 ‘일자리’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런 현실을 지배 계급들이 가리고, 실업에 대한 분노를 이주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뿐이다. 이주노조 합법화와 미셸 전 위원장의 무죄 입증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기자회견에서의 목소리가 꼭 사법부에 반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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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기사: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6444
(민중언론 참세상 성지훈 기자 2012.06.08 1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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