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권 모니터링]“버마와 방글라데시 경계에 서 있는 무국적자 Rohingya인들”

2012-05-02 220


버마와 방글라데시 경계에 있는 무국적자 Rohingya인들

 

글_국제연대위원회 8기 인턴 김한나

         버마의 북쪽 지방에 방글라데시와 경계한 라킨주에는 Rohingya라는 무슬람 소수민족 그룹이 살고 있다. 이들은 버마정부가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무국적자들로써 의료혜택, 교육은 물론 삶의 가장 원초적인 요소인 음식과 거주마저 보장받지 못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불교를 국교로 하는 버마에서 이들은 군부정권의 끊임없는 탄압의 대상이다. 불교신자들과 무슬람신도들간의 집단 폭력은 정기적인 대규모 폭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무수한 Rohingya인들을 계속해서
방글라데시를 비롯 다른 나라들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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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마에서
버려지고 방글라데시에서도 원치 않는 Rohingya인들. 대부분의
이들이 난민으로조차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지원조차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출처: 퓰리처 센터>

 

그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Rohingya인들


Rohingya인들은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탄압이 끊이지 않는 버마 내에서도 가장 극심한 탄압을 받아온 민족이다. 이들은
국적을 비롯해 가장 기본적인 사회권, 시민권, 그리고 경제권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 버마 정부는 Rohingya인들은
인도 이민자들로써 버마국적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방국가들과 유엔, 그리고 인도정부는 Rohingya인들이 버마의 토착민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엇갈린 주장 속에 Rohingya인들은 버마에서 땅을 소유하는 것이나 여행, 심지어는
결혼까지도 버마정부의 허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신세이다. 더욱이 무국적자인 탓에 그들은 언제나 당국의
강제노역이나 강탈의 대상이다. 특히 Rohingya 여자들은
버마 군인들의 성범죄에 손쉽게 노출되어 있으며 버마군이 Rohingya인들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흉악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

 

무국적자들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대부분의 Rohingya인들이 상주해있는 라킨주는 버마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다. 그러나 유럽공동체 인권보호청(ECHO) 의하면 이
지역은 계속해서 국제건강기구의 긴급구호 영양결핍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또한 2011년에 유엔 세계식량계획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라킨주의 북쪽지방 인구의 45퍼센트가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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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피의 여정은
항상 고되고 힘들다. 힘없는 여성들과 아이들도 이 고된 여정을 피할 수는 없다. 버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Rohingya인들 대다수는 국경수비대에게
발각되어 기본적인 인권
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버마로 되돌려보내어진다
. <출처: 퓰리처 센터>

 

절박한 Rohingya인들은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인 방글라데시로 도피한다. 무려
30만이 넘는
이들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정부에게도 피난처를 찾아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Rohingya인들이 달갑지 않다. 민족주체성 문제도 문제지만
가난한 방글라데시로써는 이미 인구가 넘쳐나는데 Rohingya인들 감당하기 힘들다. 때문에 이슬람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도 Rohingya인들은 거부당하고 혐오시되기 일쑤이다.
그 곳 유엔난민기구에서 3만명 정도의 Rohingya인들을
정부캠프로 받아들이긴 했지만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들의 정식 난민 등재를 중단하는 바람에 아직도 수많은 Rohingya인들은
정부캠프 주변을 떠돌며 불법체류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버마 정부에 Rohingya 난민들의 본국 귀환에 대한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버마 정부는 그들을
다시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돌아가도 그들의 상황은 전혀 나아질 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Rohingya 난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돌아가지 않으려는 Rohingya인들을
버마로 돌려보내기 위해 자행될 폭력을 동반한 강제적인 수단들 또한 Rohingya인들의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몇년 새 방글라데시 당국과 경찰, 그리고 반 Rohingya단체들의 불법체류 Rohingya인들에 대한 단속으로 수천명의 Rohingya인들이 체포되어
감옥에 가거나 강제로 버마로 돌려보내졌다. 도피민들 중 일부는 더 나아가 동쪽으로는 말레이시아, 서쪽으로 아랍권국가까지 가기도 하고 태국에도 많은 Rohingya인들이
도피해 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건
그들은 여전히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도 제대로된 보호 및 구제는 커녕 갖은
위협요소와 마주하게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Rohingya인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버마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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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이
도피생활을 하는
Rohingya인들의 삶 <출처: The Arakan Project>


2010 버마 시민정권 출범, 그리고 2012 보궐선거 그 이후

 

버마가 2010년에
군사정권에서 명목상으로나마 시민정권으로 교체되었을 때 방글라시에 있던 많은 Rohingya 난민들은
일말의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버마는 곧 그들을 실망시켰다. 2010년 선거 이후에 Rohingya인들의 상황은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더 나빠질 뿐이었다. 당시 Rohingya인들은 선거권을 부여받았고 군사정권 후보에 투표하면
시민권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하지만 시민권이 보장되지 않은 것은 물론 국경지역의 경계부대와 군대가
Rohingya인들에 대해 자행하는 살인, 강간, 괴롭힘, 고문 등의 흉악범죄는 늘어났다. Rohingya인들에게 내려진 이동, 교육, 결혼, 무역, 경제활동
등의 자유권에 대한 제한도 그대로 남아 있다.

 

국제사회의 압력과 시민정권으로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Rohingya인들이 여전히 무국적자로 남아 있는 것은 버마 정부가 1982년에 공포한 시민권법에 기인한다. 이 법령은 매우 효율적으로 Rohingya인들의 국적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시민권법령이 누가 시민으로 포함되는가를 정의할 때에 버마의 법령은 애초부터 소수민족을 제외시키기 위해 누구를 제외시키는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법령으로 인해 라킨주에 살고 있는 80만이 넘는 Rohingya인들이 무국적자가 되었다. 이 법령이 공포된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은 여전히 무국적이다.

 


2012 보궐선거의 결과로 행복감에 도취되어 있는 지금도 Rohingya인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민족간의
갈등을 버마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지만 정작 그녀 또한 버마 인권사안의 가장 핵심인 Rohingya 문제는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버마
시민정권의 대통령은 Rohingya 이슈에 있어 전혀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으며 Rohingya인들에 대한 박해는 오히려 늘어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U.S. Campaign
for Burma>

 

지난 1월에 버마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어 온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남부지방의 소수민족인 카렌족과 정전협약을
맺었는데 정부는 이것을 내세우며 서방국가들에게 버마가 소수민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Rohingya인들에게 이것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Rohingya 문제에서
다른 곳으로 돌려놓기 위한 술책일 뿐이다
.

Rohingya인들은 수치 여사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Rohingya인들을 버마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모든 시민권 및 소수민족권을 인정하는 것이 버마민주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군사정권이 하루빨리 종식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책임 절실

Rohingya인들의 역경, 그리고 그들의 끊임없는 도피와 밀입국은 비단 그 당사국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변지역들의 협력,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있어야만 풀 수 있는 숙제이다
. 아세안에서도
Rohingya무국적자 문제를 동남아지역에서 풀어야할 숙제로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여지껏 이 문제에 관해 진전된 바는 거의 없고 버마 보궐선거 결과에 고무되어 있는 지금으로써도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버마의 보궐선거 결과로 인해 국제사회의 버마 인권탄압에
대한 여론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연합과 미국, 호주, 그리고 노르웨이정부는 그동안 인권탄압을 이유로 버마에 걸었던
각종 구호 및 개발펀드 제재를 풀었다. 또한 영국 수상을 비롯한 각국의 고위급 외교사절단들의 버마 방문이
지난 6개월간 크게 늘었다. 하지만 Rohingya인들로써는 이러한 서방국들의 제재해제가 전혀 반갑지 않다. 몇주
전 클린턴 미국국방장관이 버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버마정부가 Rohingya인들의 법적자격과 인권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지만 Rohingya인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들은 모든 제재가 해제되기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Rohingya인들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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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악한 환경의 Rohingya 어린이들. <출처: ARNO>

 

모든 이가 민주화가 없이는 Rohingya인들이 국적을 인정받고 모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버마 안의 상황이 먼저 바뀌어야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주변 국가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보궐선거가
미약하나마 민주화의 물꼬를 틀어 그 어느때보다 버마가 더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고 버마정부도 그 눈을 크게 의식하고 있는 지금이 Rohingya 무국적자들에게 도움이 더욱 더 절실한 때이다. 유엔 및 국제사회는 Rohingya인들을
위한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버마정부와 Rohingya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변국들, ASEAN, 더 나아가 경제적 제재를 풀어 버마군사정권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려는 서방국가들에게 Rohingya문제를 상기시키고 지켜봄으로써 세계시민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

 

 

참고링크:

[1] “구조를 찾는 버마의 무국적자
Rohingya
인들,” 버마넷 뉴스 (2012,
4.12):
http://www.burmanet.org/news/2012/04/13/international-business-times-rohingya-myanmar’s-stateless-muslims-seek-deliverance-palash-r-ghosh/

[2] “버마와 방글라데시 사이: Rohingya
무국적자들,” 퓰리쳐 센터 (2012, 4.18):
http://pulitzercenter.org/reporting/burma-bangladesh-rohingya-stateless-citizenship-act-refugees

[3] “Rohingya: 무국적 투쟁,”
퓰리쳐 센터 (2012, 4.23):
http://pulitzercenter.org/reporting/rohingya-burma-bangladesh-statelessness-migration

[4] “버마: Rohingya인들의
앞날은?”, ARNO (2012, 4. 20):
http://www.rohingya.org/portal/index.php/rohingya-library/35-articles/303-myanmar-what-next-for-the-rohingyas.html

[5] “버마의 Rohingya인들,” UR Campaign for Burma: http://uscampaignforburma.org/rohingya-people-of-burma/

[6] 무국적자 및 난민의 정의 및 각종 정보는 유엔난민기구 (UNHCR) 참조: http://www.unhcr.org/cgi-bin/texis/vtx/home

무국적자”: http://www.unhcr.org/pages/49c3646c155.html

무국적이란?”: http://www.unhcr.org/pages/49c3646c158.html

무국적자들은
누구이며 어디에?”:
http://www.unhcr.org/pages/49c3646c15e.html

유엔 무국적자
협약”:
http://www.unhcr.org/pages/4a2535c3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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