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국가보안법긴급대응모임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기자회견

2012-02-27 191
국가보안법긴급대응모임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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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15()오전 11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는 국가보안법긴급대응모임(민변 차원에서 가입)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가 제안한 국가보안법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공안당국의 국가보안법 적용을 규탄하는 정당, 정치인, 사회단체 각계 인사들의 발언과 선언문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기자회견에는 김선수 회장님과 윤석민, 조덕상 간사가 참석했고 김선수 회장님은 기자회견에서 국가보안법의 문제점과 공안당국의 시대착오적 공안탄압을 비판하는 취지의 모두발언을 하셨습니다.


위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선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언문] 부끄러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우리는 매일 매우 조용히 국가보안법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살고 있다. 오늘도 어느 집을 국정원이나 경찰 보안수사대가 덮쳐 압수수색을 할지도 모른다. 어느 누가 단지 과거의 정부 승인을 받은 방북 건으로 연행되어 수사를 받을지도, 단지 이적표현물 하나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속될지 모른다. 우리의 SNS 활동마저 은밀히 들여다보며 감시하는 눈이 있으며, 우리의 인권은 우리가 모르는 자들에게 의해서 이미 침해되고 있을 것이다.

최근 국가보안법 피해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서 국가보안법 입건자와 사건 수들이 4배나 급증하더니 2011년 말과 2012년 연초에 들어와서는 거의 매일 국가보안법 사건을 빌미로 한 압수수색과 입건이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위험수위에 다다른 공안기관들의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탄압상황을 지켜볼 수만 없어 우리는 오늘 다시금 우리 사회에 국가보안법 상황을 알리고,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

올해 2월에 들어와서만 해도 전교조의 통일수업을 문제 삼아서 현직 교사의 집을 밤을 새워가며 압수수색하였고,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사무실과 집을 또 압수수색했으며, 언론기사를 문제 삼아서 <자주민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그 언론사 대표를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왕재산사건은 과거 합법적으로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진행한 북 인사와의 접촉과 사업을 문제 삼고 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허가를 밟고 이루어진 방북과 사업이 어느새 북에 포섭되고 지령을 받아 간첩행위를 한 것으로 국정원에 의해서 둔갑되었다. 왕재산 사건은 지금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국정원의 의도는 단지 왕재산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데 있지 않고, 진보운동진영의 활동을 위축하고 선거 시기에 활용하려는 데 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최근 군 당국은 정부비판 서적만이 아니라 정부를 비판하는 팟 캐스트마저 스마트폰에서 삭제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국가보안법이 국가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안보를 위해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를 비판할 자유마저 봉쇄하는데 국가보안법은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가보안법은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국가보안법으로 쫄지 않는다. 박정근 씨의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은 이를 희화화하고 있으며, 집단적인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세계의 유수한 언론들이 이 사건을 다루면서 해외 토픽 감으로 다루고 있다. 세계인들의 비웃음과 조롱이 들리지 않는가. 국가보안법과 같은 악법으로 의사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심지어는 간첩이 되는 일은 비정상의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IT산업이 세계 최고로 발달한 사회이고, 정보고속도로를 타고 정보가 넘쳐나는 한국사회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일이다.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이 상식이며, 국가보안법의 폐지가 상식적인 세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굳이 유엔의 인권 관련 기구들의 권고를 들먹일 필요조차 없다. 유엔에서는 이제 인권이사회나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만이 아니라 사회권위원회에서조차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권고 받고 있지 않는가.

문제는 비웃음과 조롱만으로 국정원, 경찰 보안수사대, 기무사, 검찰과 같은 공안기관들의 행태가 없어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들 공안기관들이 자신들의 실적 쌓기에 국가보안법을 이용하는 일들이 없도록 그 근원부터 없애야 한다.

우선 문제는 사법부다. 이제 법원이 더 이상 이런 공안기관과 검찰의 비상식적인 불법행위를 제동 거는 일에 나서야 한다. 영화 <부러진 화살>로 폭발하고 있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일을 그만 두어야 한다. 온갖 불법적인 채증과 압수수색, 털어서 없으면 그만 이라는 식의 무도한 불법행위를 통한 국민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에 영장을 발부하는 식으로 동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도 과거 2,30년 전의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피해 입은 이들 앞에 사법부가 반성과 사과를 거듭하고 있다. 이후 다시 2,30년 뒤에 후배 사법부의 재판관들이 피해자들 앞에서 반성과 사과를 하는 일이 없도록, 지금 일어나고 있는 국가보안법 사건들에 사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입장에 서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도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위해 나서야 한다. 총선과 대선에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국민에게 약속하라. 언제까지 국가보안법을 두고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지난 시기 국가보안법 논쟁을 거치면서 국가보안법 없이도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다는 점은 입증되고도 남았다.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헌법정신마저 부정하고 헌법 위의 법으로 기능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언제까지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당들이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가보안법의 폐지는 시대의 당위이자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살리기 위한, 평화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최우선의 조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총선과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가 정당들의 공약으로 채택되기를 바라며, 그것을 약속하는 후보와 정당들을 지지할 것임을 천명한다.

우리는 다시금 국가보안법 폐지투쟁에 나선다. 2012년 국회에서, 아니면 국가보안법 제정 65년이 되는 201312월 전에 우리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싸워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국가보안법이 없는 상식의 세상, 정상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투할 것을 다짐한다.

2012215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자 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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