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소식] 억울하게 연행되면 나타난다 ‘쇠파이프 변호사’ – 이광철변호사 인터뷰

2011-12-19 293


[회원소식] 이광철 변호사 인터뷰


억울하게 연행되면 나타난다 ‘쇠파이프 변호사’


글_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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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세계일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이광철 변호사.


ⓒ 오마이뉴스


 

지난 12월 13일 제게 다급한 심경이 느껴지는 문자가 왔습니다.



“우리 남편이 연행됐어요.”



또 한 명의 무고한 시민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제가 실무를 맡고 있는 반값등록금 집회에 종종 참여하고 도와주시던 시민이라, 전 지체 없이 바로 그 사람,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이광철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다른 변호사님이 먼저 접견을 간 상황이었지만,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누군가 갑자기 연행되거나 체포됐을 때 그 막막함, ‘아, 잘 아는 변호사라도 한 명 있었으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을 저는 잘 알고 있기에 가급적이면 지체 없이 ‘아는 변호사’에게 연락을 드렸던 것이죠.



한미FTA 무효 시위로 인해 지난 10일 연행된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학생들에게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의 접견을 조직한 사람(이광철 변호사는 민변 대외협력 담당 사무차장).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지체 없이 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가 시국사건으로 갇히게 된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해온 이였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는 민변 권영국 변호사를 언급하면서 “국민이 부르면 간다”는 권 변호사의 좌우명에 감동받았다고 했는데, 그도 억울하게 갇힌 이들에게 달려가는 것을 ‘사는 보람’으로 즐기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2008년 촛불시위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분이라면 ‘쇠파이프 변호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도 <오마이뉴스>에 한 변호사가 ‘쇠파이프 변호사’의 오명과 굴레를 벗게 된 사연과 인터뷰가 올라갔죠(관련기사 : ‘쇠파이프 변호사’ 꼬리표…”고통 엄청났다”). 수구언론에 의해 ‘쇠파이프 변호사’로 몰렸던 그 사람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광철 변호사이기도 합니다.



수구언론과 싸워 이긴 ‘쇠파이프 변호사’



이광철 변호사는 그런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장 어려운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경찰서와 검찰청, 구치소와 법정을 제 집처럼 드나들고 있습니다. 차비도 참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발품도 참 많이 팔았을 것이고요. 그럼에도 그는 언제나 저희들의 연락을 뿌리친 적이 없습니다. 주로 그에게 연락이 가는 이들은 국가보안법 사건이나 집회시위법 사건의 연행자·구속자 등입니다. 딱 보시면 알겠지만, 변호사 업계의 말을 빌자면 ‘돈 안 되는 사건’들을 주로 맡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저희들이 이광철 변호사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가 한때 법대를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실무자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잡혀가면 많은 이들이 제게 연락을 주십니다. 사실 저는 변호사 자격증도 없고 아는 것도 짧지만, 하나도 걱정되지 않습니다.



이 외면해서도 안 되고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때마다 저는 이광철 변호사에게 연락해 부탁드릴 수 있으니까요. 참으로 고마운 일인 것이죠. 또 한 분 자주 전화드리는 사람이 있는데 역시 민변 소속의 박주민 변호사입니다(고마운 박주민 변호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써보겠습니다).



최근 이광철 변호사가 또 아주 좋은 일을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일명 ‘밥풀때기 시민’을 구해낸 ‘쇠파이프 변호사’ 이야기입니다. 반값등록금 집회에 종종 참여한 한 시민을 검경이 조용히 구속시키려 했던 사건입니다. 다행히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그 시민이 겪었을 충격과 공포를 생각한다면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반값등록금 실현과 교육복지 확대를 염원하는 절절한 민심을 외면하기 바쁜 이명박 정권이 경찰을 앞세워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는 고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참 문제인데요,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학생 250여 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갖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한 시민을 구속까지 시키려 했던 것이죠.



재판 하루 전에 부탁한 변론…’밥풀때기’ 시민을 구하다



11월 1일 경찰이 A씨에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과 공무집행방해를 문제삼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입니다. 다행히 2일 저녁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하였지만(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당일 오후 9시께 영장기각 결정), 이명박 정권 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검경의 무리하고 과도한 법 집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A씨의 영장이 기각되는 데에도 이광철 변호사가 큰 기여를 했습니다.



제가 A씨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것은 1일 오후로, 그때는 이미 구금된 상태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다음 날 오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연락한 것인지 잠시 원망도 하고 참으로 난감했지만 바로 이광철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마침 내일 아침에 재판이 없다”며 급하게 자료를 보고 잘 준비해서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A씨를 적극 변론해 주었습니다.



물론 법원도 구속감이 아닌 무리한 영장청구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번 사건은 종로경찰서가 ‘오버’한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종로경찰서는 영장청구서에 A씨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상습시위꾼’으로 몰아갔고, 시위대를 자극하고 선동하여 폭력시위를 유발하려 한 사람인 것처럼 기술해놨습니다.



집회에 자주 나오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 칭찬받아야 할 일이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권력으로부터 ‘상습시위꾼’이라고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국민을 섬겨야 할 공권력이 한 국민을 ‘상습시위꾼’이라고 낙인 찍고 몰아간다는 것 자체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 A씨는 주거도 분명하고 도망의 우려도 없이 이후 두 차례나 성실하게 소환조사에 응한 사람이었습니다.



“이광철 변호사님, 믿고 또 믿습니다!”



특히, 영장청구서에 보면 ‘상습시위꾼’이라는 낙인 말고도 ‘밥풀때기’라는 낙인이 나옵니다. 경찰이 사용하는 은어로, 상습시위꾼 또는 인도와 차도 등을 오가면서 시위대의 정보원 노릇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국민의 중대한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 또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보통의 국민들에 대한 우리나라 검경의 악의적 편견과 선입관이 여과 없이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공권력의 수준이 최악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입증해주는 좋은 실례라 할 것입니다.



너무나도 과중한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 고통에 물가대란·전세대란·일자리대란(실업과 비정규)·가계부채대란(이자폭리 부담)까지 겹쳐 많은 국민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고 불안하기만 한 상황…. 삶이 버거운 사람들이 많다 보니 너무나 안타깝게도 자살률은 1위, 출산율은 꼴찌 수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좀 살아보자고 헌법적 권리에 의거해 집회도 하고 시위도 했더니, 검경은 그런 국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민을 ‘상습시위꾼’으로, ‘밥풀때기’로 몰아 낙인 찍고 탄압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밥풀때기’로 몰린 사람을 구해주는 ‘쇠파이프 변호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러 사회적 캠페인을 전개하는 저희들로서는 민변의 모든 변호사님들께 늘 감사드리지만, 오늘만큼은 그중에서도 한 사람, 이광철 변호사에게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해봅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이광철 변호사는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각종 고발장 작성 등 법률 자문 및 직접 실무 수행도 아낌없이 진행해주고 있으니 저희들이 급기야 <오마이뉴스>에 이광철 변호사의 선행을 광고(?)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이광철 변호사님, 앞으로도 억울하게 연행되거나 갇힌 시민들 제일 빨리 제일 많이 도와주실거죠? 또 시민사회단체들의 법률 자문 많이 해주실 거죠? 믿고 또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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