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활동] NO! 국가보안법 STOP!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집중행동 주간을 마치고
[민변의 활동]
NO! 국가보안법 STOP!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집중행동 주간을 마치고
이광철 변호사 (국가보안법 연구모임 팀장)
내가 국가보안법에 관한 체계적인 대응모임을 만들기를 제안한 것이 지난 5월경이었다. 그간 국가보안법 대응을 보면, 사건이 터지고서야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변호인은 변호인대로 나름 열심히 대응하는데, 혼란스럽고 체계가 없었다. 시민단체 사람들은 언론보도와 풍설에만 의지하여 발만 동동 구르거나 자기일에 치여 곧 무관심해져갔다. 문제의식이 느껴졌다. 변호인단과 가족모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3자가 부족한 여력이나마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대응을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더구나 사건은 폭발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었다. 나의 제안과 그 제안에 따른 수차례 회의 끝에 6. 27.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긴급대응모임이 결성되었다.
긴급대응모임이 결성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아니 결성의 선물이라는듯이 사건이 막 생긱기 시작했다. 급기야 7. 4. 그 이름도 유명한 소위 ‘왕재산’ 사건이 터졌다. 당시에는 일진회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이 나타났다. 이건 뭐 신장개업 특수에 대박이라고 할 만했다. 왕재산 사건은 인천의 통일운동진영을 뿌리채 흔들어 놓았다. 지금도 120명 이상에게 참고인 소환을 요구하고 있다. 왕재산 뿐이 아니다. 10월 중순에 터진 소위 ‘종북카페’사건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을 헝클어뜨려 놓았다. 대표적인 사람이 대한항공 기장 김OO씨다. 카페에 글 몇줄 올린 것을 이유로 김OO씨는 중앙일보 1면에 비행기를 몰고 북으로 월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찍혔고, 지금은 차디찬 감옥 안에 구속되어 있다. 글 몇줄 올린 것의 대가로 인생을 망치고 몸도 망친 것이다. 그야말로 국가보안법의 미친 지랄이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무언가 브레이크를 걸어주어야 했다. 국가보안법 긴급대응모임에 긴급제안을 했다. 이 흐름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단지 잠시라도 지연이라도 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자고…. 기획안을 썼다. 이 기획안에 여러 사람의 지혜가 모였다. 각 단체별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았다. SNS에 동영상을 올려 젊은이의 감성에 호소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제출되었다. 네 군데 동시 일인시위를 하여 네장의 사진을 인터넷 및 SNS에 올려보자고 했다. 그리고 이 네 군데 동시 일인시위는 사구동성(四口同聲)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첫날 선포 기자회견에는 백기완 선생, 배은심 여사, 이강실 대표, 우희종 교수 등 많은 분들이 자리해 주셨다.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이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는 집담회를 가졌고, 민변은 토론회를 하였다. 인천에서는 별도의 참고인과 피의자들이 모여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여러 행사에 목사님들이 함께 해 주셨다. 그리고 12. 10. 마지막 행사로 보신각 집회를 가졌다.
애초 소기의 성과를 온전히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뜩이나 사건·사고가 많은 이명박 정부는 사건과 사고로 이전의 사건과 사고를 덮는 정권이다. 국가보안법 주간이 열리고 있던 12월 초순에도 한미 FTA의 여진은 물론 선관위 ddos 공격 파문, SNS 규제 시도로 국제적인 망신을 샀던 부분, 홍준표 사퇴 등 수 많은 사건 ·사고들이 터졌다. 이런 상황아래에서 국가보안법 주간행사를 개최하였다고 하여 정권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가보안법적 지랄을 멈추게 하는 유의미한 브레이크가 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주간을 통하여 국가보안법의 현 실태와 문제점을 공유하고 그래서 폐지해야겠다는 여론을 상승시킨 성과는 분명 있었다고 할 것이다.
내년에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발호할지는 정해져 있다. 상수라는 뜻이다. 정권 임기의 마지막 해에 공안기관은 그야말로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에 맞선 우리의 대응은 변수이다. 얼마만한 힘을 집약시켜 그 남용을 억제하고 나아가 폐지시킬 것인지…. 국가보안법은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다. 오직 폐지만이 정답인 것이다. 그 이전에는 어떻게든 국가보안법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구호는NO! 국가보안법 STOP! 국가보안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