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 박원순 시장님의 성공을 위하여 – 박연철 변호사

2011-11-23 171


[기고글] 


 


박원순 시장님의 성공을 위하여


 

글_박연철 변호사


 


 


박원순님이 서울특별시장으로 당선되시고, 이제 취임식을 가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박원순님이 우리 역사와 사회에 관하여 품고 계시는 철학과 그 실천방식에 대하여 평소 존경과 찬탄을 금하지 못하였습니다. 박원순님의 행적은 이번에 서울특별시장이 되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우리 시대에 훌륭한 지표를 세우고 있었으며, 그 진실한 방향을 잃지 않으면서 전진하여 나갔을 것입니다. 박원순이라는 천혜의 인물, 그리고 그와 함께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청량한 희망이었습니다. 박원순님이 시장이 되셨으니, 박원순이 하면 다르게 될 서울시의 면모가 언제 어떻게 서울시민의 생활의 중심에 다가와서 서울시의 역사를 만들어 나갈지 기대됩니다.


 


지난 선거과정에서 몇가지 느꼈던 것, 그리고, 평소에 박원순님에 대하여 생각하여 왔던 것을 몇 말씀 드림으로써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임을 다하여 보렵니다.


 


지난 선거과정에서 보니까, 역시 선거란 호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어서인지, 박원순님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엿보였습니다.


 


박원순님은 이미 누군들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성숙한 인격자로 박원순님 본인이든 다른 일반인이든 인정하여 주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그러한 인격체가 상대진영에 의하여 모함이나 다름없는 공격을 받자 평생 인권운동, 사회운동에 헌신하여 온 본인을 모욕하는데 대한 탄식을 하는 장면이 화면에 떠올른 적이 있습니다. 박원순님을 함부로 공격하거나 매도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옳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일말의 분노를 일으키고 마음이 손상된다면 박원순님의 인격이 아직 미흡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기에는, 박원순님이 이제까지 쌓아올린 공적은, 앞으로 더욱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참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이 나라와 사회에 헌신하는 성스러운 장래의 출발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공적으로 혹 자만하였거나 혹 보상을 바라는 어떠한 심리가 박원순님께 내재하여 있다면, 그것은 앞으로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박원순님을 존중하는 사람만 이 서울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요 박원순님을 극단으로 혐오하고 있는 이들도 시정(市政)의 대상으로 함께 살고 있으며, 박원순님의 철학과 정책은 그들의 성장과 발전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해관계인들도 많은 즉 이제부터는 박원순님을 존경하는 측에서든, 경계하는 측에서든 어떤 말로 박원순님의 평정심을 흐리는 말은 한귀로 흘려 보내고 괘념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박원순님의 ‘주거 구조’에 대하여는 저도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박원순님과 같은 분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할 결심을 하였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스치는 것은 박원순님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으신지, 그리고 그 가족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 알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지껏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일로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방배동에서 매달 월세 250만원을 내는 전셋집에서 산다고 하여서 무척 놀랐습니다.


 


월간조선 11월호에 최병묵 편집장은 박원순님에 대하여 “4억 빚진 사람의 정상적인 생활 모습은? … 4억 가까운 빚을 진 사람의 상식적인 생활 모습은 어떨까요. 요즘 이율로 따지면 채무에 대한 이자만 월 300만원쯤 됩니다… 또한 서울대 디자인 학부에 다니다가 법학부로 옮긴 딸이 현재 다니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 아카데미 법학석사(LLM)과정의 학비, 생활비까지 합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요. 이 정도면 서울에서 살지 못하지요. 집을 값싸고 조그만 곳으로 옮겨 전월세값이라도 절약하거나 자식의 학비를 줄여서라도 빚을 갚아야겠지요. 제가 50년 넘게 살았습니다만 정상적인 생활이 되지 않을 빚을 져 가며 기부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습니다. 박원순씨는 또 서울 강남에 계속 살았더군요 그것도 큰 평수입니다. 현재는 서초구 방배동 61평 짜리에 살고요. 엄청난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 월세를 250만원씩 내며 그렇게 큰 집에 사는 것이 정상일까요. 저는 도저히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양심상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고요. 집을 옮겨서 빚을 일부라도 청산하고 두 다리 뻗고 자야 잠이 오는 것이 정상 아닙니까.” 라고 비판하였습니다. 저는 최병묵님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할 상식적인 입장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와 같은 주거구조는 서울에 사는 소시민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은 박원순님이 그와 같은 살림을 감당할 수 있는 특권적 지위 또는 역량이 배후에 숨어 있다는 것을 말하여 주는 것입니다. 박원순님이 사외이사로서 받으시는 수입중 대부분은 ‘기부’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박원순님이 강연료로 받는 수입, 그리고 인세들이 있다고는 하나 매월 월세 250만원을 감당할 만큼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는 수입일까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월세를 지급하지 못하여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에서 감액당하고 있다는 현실을 들었을 때에 현재의 주거구조가 정상적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여집니다.


 


박원순님은 현재 소장하고 있는 막대한 서적들 때문에 공간이 필요하였다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유현석 변호사님도 소장하시는 책 때문에 생전에 동숭동 집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독서가요 연구자로서 학구적인 풍모를 반영하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그로 인하여 넓은 집을 전월세로 얻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면 장서에 대하여는 다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서울시장 공관에는 어느 정도의 공간이 허용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장차는 시립 또는 구립 도서관에 기증 또는 위탁하여 ‘박원순님 서가’를 따로 만들어도 좋을 듯합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사설도서관에 교섭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박원순님의 장서는 다산(茶山)을 기념하는 실학박물관에 기증하여 박원순님이 다산의 원대한 이상을 현대사회에서 실천에 옮긴 실천가로서 경세가로 기념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정보화사회입니다. 책을 등에 떠매고 다니는 사회가 아닙니다. E-BOOK을 활용하여 박원순님의 장서는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아이패드에 담아두고 언제든지 참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박원순님의 장서사랑이 구태의연하게 보이거나 혹은 지나치게 학자연하는 모습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서울시장은 학자가 아니라 행정가요 집행관이기 때문에 더욱 유의하여야할 자세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박원순님이 삼성과 같은 재벌에게서, 도요타와 같은 일본 기업체에서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고 한편 위험천만하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서 기부를 받든지 그것을 선용한다면 별 문제가 없지 않으냐는 반론을 할 수 있고, 이번에 혹독한 검증에서도 궁극적인 비난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선의지 그리고 투명한 회계 등이었을 것입니다. 박원순님의 기업관이 어떠할지 깊이 생각하여 보게 됩니다. 사실 기업체와 사사건건 대립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대로 기업체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여 졌으므로 기업체를 존중하고 기업체를 통하여 경제생활과 인격의 향상이 도모되어야 하며, 기업체를 움직이는 임직원의 노고에 대하여 적절한 존중과 예우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기업에 대하여 긍정적인 사고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느끼는 것은 박원순님에게는 ‘아름다운 가게’와 ‘희망제작소’를 이끌어 나가는데 기업체의 협조를 받을 수 있고, 기업체와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듯합니다. 그러나… 그 경계(境界)와 원칙이 정립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시민운동가는 자신이 관여하는 단체와 자신의 가족들 사이에 거래가 발생하게 하는 것은 처음부터 삼가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님의 부인께서 아름다운 가게의 인테리어 사업, 박원순님이 사외이사인 회사에서 발주하는 공사 등에 관여한 것은 매우 위태한 일이었습니다.


 


박원순님이 서울특별시장이 되심으로써 향후 시민단체의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는지 알 수 없으나, 박원순님이 관여하던 시민단체의 영업에 관하여 가족이 연루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원순님은 그 하시는 일이 늘 고결하고 참신하여 저희들로서는 경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단지 선거운동과정에서 나타는 미흡한 점에 관하여 잠깐 생각하여 보았을 뿐으로 박원순님에 대한 신뢰, 기대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박원순님은 한동안 서울특별시의 행정에 주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라전체의 정치, 외교 등에 대하여는 혹 생각하시는 바가 있어도 관망하시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운동기간에 민주당에 입당하지 아니하였고, 민주당에서도 입당을 끝까지 요구하지 않았던 것은 서로 잘 된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쇄신되는 경우 민주당에 입당할 수도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도 정리가 잘 된 듯합니다. 아무쪼록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견인하고 민주당과 연합하여 서울시정을 원만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시기를 빕니다.


 


박원순님은, 보궐선거로 당선이 되어 남은 임기가 짧을 뿐 아니라 서울시정을 박원순님의 의도대로 변화시키기 위하여서는 1기(期)만으로 부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은 즉, 차기에 재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님의 높은 목표가 한순간 유성처럼 흐르는 빛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밝게 떠 있어서 서울을 비치고, 서울시민의 묵시록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님은 앞으로 서울시장에 그칠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정치, 외교, 국방에 대하여도 이 나라를 이끌만한 경륜과 정책을 갖추어 나가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에 관한 의견표명은 자제한다할지라도, 그 부분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의 검토, 전문가의 의견의 수용, 앞으로 정책을 수립할 때에 어떠한 방향성을 갖추어야 할 것인지 분명하고 유연하게 설정하여, 지금이나 장래에나 그 일관됨과 타당성을 잃지 않도록 예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울특별시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중앙정부와의 외교관계에 있을 수 있고, 세계의 도시, 나라를 대하여 외교적 입장에 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차제에 외교의 기반과 외교적 인맥이 형성되는 것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박원순님이 유효적절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선거기간중에, 서경석 목사는, 왜 박원순후보에 대하여 반대하는가를 논리를 폈고, 감리교 어느 목사는 서울을 사탄의 무리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의 사고와 언행에 대하여 개탄하는 바 없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들도 이 사회의 일각에서 지도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이므로 좀 더 진지하게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여 보았습니다.


 


박원순님이 시장으로 활동하시는 동안에는, 이상적인 순환재개발이 이루어져 철거민이 함부로 쫓겨나고 생업을 잃고 용산참사같은 극단적인 불행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순조로운 재개발의 모델이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철거민의 눈물이 없는 시기를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지금 사는 곳은 노들역 부근의 다가구,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입니다. 이곳 사람들이 과밀하게 살고 있기는 하나 주차 때문에 크게 싸우는 일없이 서로 양해하며 배려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쓰레기는 화, 목, 일요일 세차례 거두어 가며, 밤중에 몇 번씩 돌아가면서 쓰레기를 거두어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흩어진 쓰레기마저 언제 누가 치우는지 깨끗하기 그지 없습니다. 화분 하나라도 정성스럽게 가꾸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밤 깊은 시각에 쓰레기를 치우느라 애쓰는 그들을 볼 때에 그들의 노고에 값하는 보수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뙵니다. 3D 업종에 종사하여 일정기간이 지나면 생활의 기반이 잡혀지는 그런 직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박원순님의 시장취임에 즈음하여 박원순님의 성공을 비는 마음으로 두서없는 글을 써 보았습니다. 중언부언일지라도 더 드리고 싶은 말씀도 있습니다만 줄이겠습니다. 박원순님은 저희가 대망(待望)하던 인물중의 하나입니다.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청사에 길이 남는 목민관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박원순님의 성공을 위하여서라면, 저희들 미력한 시민들도 있는 힘을 다할 것입니다.

 


2011년 11월 15일


 


변호사 박 연 철 드림


*본문의 내용은 개인이 작성한 것으로 민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