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활동] 본부지부연합 산행 후기

2011-10-31 166


[민변의 활동]


 


본부지부연합 산행 후기


 


글_이소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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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가 오는 가운데 대둔산 산행(목적지 마천대)은 시작 되었다.


사진을 찍고자 하는 나로서는 알록달록한 가을 나무 색들을 잡을 수 없을 것 같아 걱정되었고 무엇보다 내 체력이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걱정이 되었다. 항암치료를 마친 이후로 등산 같은 힘든 운동은 처음 해보기 때문이다. 내가 체력 문제로 계속 걱정을 하자 산행의 달인이신 회장님께서는 이렇게 조언해주셨다.


“그냥 낙천암 정도까지만 올라간 다음에 그 위에 있는 구름다리에서 놀다가 그냥 내려오면 돼.”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그 낙천암과 구름다리가 그렇게 높은 곳에 있었을 줄이야! 구름다리가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은 둘째 치고 올라간 길이 무척 가팔랐기에 도중에 내려가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고 힘들었던 터라 결국 네 발로 기어서 끝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대학교 이후로 한번도 등산을 해본적이 없는 내가 끝까지 갈 수 있었던 힘은 대전지부 변호사님들의 사려깊은 페이스 조절과 함께 간 남편의 배려(내 모든 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얼마 안남았어요”라는 희망고문 덕분인 것 같다.


 


등산 초반까지만 해도 비가 추적추적 내렸었기에 처음에는 뿌연 안개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내심 약간 실망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위로 올라가니 운무에 쌓인 산들의 자태가 수묵화처럼 조용하게 펼쳐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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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암 올라가는 길에 한숨 쉬면서 직은 사진이다.


절벽 중간중간에 소나무가 각자의 모양대로 자라고 있었는데,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생각하고 작은 일에도 앞뒤로 넘어지는 나로서는 그 녀석들의 생명력과 의연한 모습이 무척 대견하고 뭔가… 고마웠다.


 


스니커즈 쵸코바와 대전지부에서 준비하신 영양빵으로 떨어진 당을 보충한 다음 다시 낙천암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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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중간 지점인 낙천암에 거의 다다렀던 때인 것으로 기억한다.벌써부터 지친 표정이 역력하지 않은가?!


대전지부 변호사님들은 조를 나누어 선두에 선 회장님 그룹은 오원근 변호사님 가족분들이, 그리고 나처럼 뒤쳐진 그룹을 위해서 이상호 변호사님과 장동환 변호사님, 강신관 변호사님이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주셨다. 그리고 대전지부 임태영 간사님이 여러가지 뒷 일을 위해서 산행은 참석하지 못하신 채 산 아래에서 수고를 하셨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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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천대! 사진의 시선을 보면 우리가 어느 정도 높이에 올라온 것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런 기암 바위들을 넘어서 정상에 온 것이다! 연무가 여전히 끼어있기는 하지만 바위틈에 울긋불긋 피어있는 단풍나무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고밖에 표현이 안되는 것이 유감일 정도로…


 


아름다운 정경에 탄복하는 것도 잠시.


내려가는 것은 도저히 힘들어서 안되겠으니 케이블카를 타고 가자는 것에 동의를 하였으나 문제는 그 케이블카가 저 기암바위들을 다시 500미터 정도 헤집고 내려가야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근처에 회장님이 말씀하셨던 구름다리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팔과 허리는 쑤셔오지만 어쩌겠는가 3키로미터를 기어서 내려가는 것보다 500미터를 기어내려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하에 다시 하산 시작!


 


내려가는데 이미 풀린 다리는 말을 듣지 않고 거의 팔힘을 지탱하여 난간에 매달려 돌계단을 기어서 내려가야했다. 정말 모양 빠지는 일이었으나 자칫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연수원 2학기 시험을 보던 때의 집중력으로 돌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밟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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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우리가 얼마나 깎아지른 산을 올라왔는지 잠깐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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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께서 말씀하시던 구름다리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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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의 제목을 붙이자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쯤이 어떨까?


내 다리와 저 다리가 함께 흔들리니 어찌나 울렁거리고 무섭던지. 인증샷을 위해 서긴 했으나 사실은 무척 떨고 있었다.


 


파전과 동동주를 먹은 다음 5시 경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부분은 너무 지쳐서 찍지 못했다. 하산하여 대전지부에서 예약한 닭볶음탕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떤 다음 꾸벅꾸벅 졸면서 서울에 올라온 이후 지금까지 온몸이 쑤셔서 계단을 잘 오르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번 산행은 내게 남다른 의미의 큰 도전이었다. 항암치료를 마친 이후 건강과 체력에 대해 늘 자신이 없었고 그것 때문에 술자리나 모임에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할 때에는 아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비록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긴 했지만 꽤 어려운 산을 정상까지 올라간 내 몸에게, 그리고 함께 격려해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놀란 몸을 잘 다독여 가벼운 트래킹 정도는 기회 있을 때마다 해봐야겠다. 사람이 주는 힘도 좋지만 자연의 변화무쌍한 가능성만큼 치유력이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준비하고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신입 회원팀장의 산행 후기를 마친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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