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소식]
경남지부의 인문강좌를 소개합니다
글_박미혜 변호사(경남지부)
작년 대전에서 열린 지부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뒤, 다른 지부에서 활발히 각종 대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분들과 식사를 함께하던 중 우연히 제가 꺼낸 인문학 강의 이야기가 민언련 소속 실무자분들의 추진력과 만나 정말 현실이 되어 저희 지부와 경남민언련 그리고 경남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인문학 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인문학 강좌의 모토는 주제의 경계선 없이, 수강 대상자의 제한 없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지역에서도 인문학 강좌나 유명 인사를 초청한 강연이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정치적인 의도가 너무 짙거나 그때 그때의 사회적 현안에 따라 급하게 강사를 섭외하는 식의 강의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만의 방향성과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인문학 강좌를 만들어 보자라는 취지에서 강연을 기획하였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정치적인 의도는 있었습니다. 민변에 대한 인식을 재고시키고 일반인들에게 민변을 널리 알리려는 최소한의 기획과 의도 말입니다.
무엇이든 오프닝 무대가 화려해야 하는 법! 첫 번째 강의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으로 정평이 나 있으신 한양대 이희수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저희 지부에서 책정한 강사료는 매회 50만원! 이희수 교수님은 정말 여기 저기 강의가 많으신 것 같았고 이 정도 금액으로는 섭외가 어려운 분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해 꼭 1년에 2회정도는 지방에 강의를 하려고 노력하신다며 흔쾌히 창원까지 내려와 주셨습니다. ‘21세기 중동-이슬람 문명의 이해’라는 주제의 인문학 제1회 강의는 교수님의 재미있는 진행 속에 한참을 웃다보니 우리가 보아온 이슬람 세계는 미국의 시각에서 본 이슬람이고 이것이 실제 이슬람과 차이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이날 강연은 참석한 주민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며 마쳤고 이후 강의에 대한 흥행을 어느 정도 담보하는 큰(?) 의미가 있는 강연이 되었습니다. 또한 큰 틀의 강의 방향을 제3세계와 아시아에 대한 이해로 잡게 된 것도 사실 이희수 교수님강의의 영향이 컸습니다.
2010년 11월 18일 <21세기 중동과 이슬람 문화의 이해>
그 이후 격월로 중앙 아시아의 문화, 라틴아메리카의 음악, 인도의 정신문화에 대한 강의를 계속 이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2회. 2011년 1월 20일 <중앙아시아의 삶과 문화>
장준희 한양대 문화재 연구소
3회.2011년 3월 17일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음악과 한국>
4회 2011년 5월 19일 <깨달음과 사유의 세계, 인도>
그러다 7월 강의엔 고민이 생겼습니다. 다들 여름 휴가로 마음이 들떠 있어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오겠느냐는 걱정이 그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강의는 조금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강사를 섭외하자는 논의 끝에 임순례 감독님을 초청하기로 하였습니다. 당시 임순례 감독님은 제주도에서 잠수(?)를 타시는 수준으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지내셨는데 민언련 실무진의 화려한 침투전술로 임감독님의 허를 찔러 결국 섭외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5회 2011년 7월 21일 <영화감독 임순례의 삶과 영화이야기>
또 이날의 강연이 인연이 되어 지방에서 보기 힘들었던 임감독님의 독립영화를 8월 휴가철에 창원에서 상영하기도 하여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2011년 8월 13일 임순례 감독초청 인문학 관련 독립영화 상영
그리고 지난 9월 그리스 신화에 관한 강연으로 1년간 총 6회의 인문학 강좌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내년 강의 방향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년엔 선거도 있고 그간 여러 정치적인 이슈가 많았음에도 우리 강좌가 1년간 그 틈바구니에서 약간 벗어나 있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내년 강좌엔 정치적인 색채를 띄는 인문학 강좌를 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부터 지금 이대로의 강의가 차별성을 가져서 오히려 좋다는 의견까지 여러 목소리가 있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열심히 강연을 들으러 오시는 주민분들과 많지는 않지만 민변 소속이 아니신 변호사님들을 강연회장에서 뵐 때면 어찌나 맘이 좋던지요! 저희 지부의 재정 상황은 회를 거듭할수록 나빠지고 있지만 민변 변호사들이 법률이나 소송 또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지점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사와 주제를 가지고 지역 사회의 구성원과 만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또 이 강연은 다른 형태의 환원, 나눔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지부 회원들에게는 ‘우리 지부도 뭔가 하는 게 있다’(^^)라는 자신감과 결속력을 갖게 해 주는 의미있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총회나 지부 연합 산행같은 전체 행사에는 참석률이 좋지 못해 늘 죄송스럽지만 저희 경남 지부,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민변 회원 여러분, 저희 열심히 살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내년엔 꼬~옥 신입 회원 만들어서 총회에 참석할께요~!
민변 회원 모두에게 뜨거운 사랑과 박수를 보내며
창원에서
2011. 10. 17.
경남지부 총무박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