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소식] ‘능력자’와 ‘권력자’를 만나다

2011-10-16 176

[민변의 소식]




‘능력자’와 ‘권력자’를 만나다


민변 상근자 인터뷰 두 번째




글_출판홍보팀 7기 인턴 윤다정


사진_출판홍보팀 어중선 간사




민변 상근자 인터뷰, 그 두 번째는 두 분의 간사님들과 함께합니다.


간사님들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기쁜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미군․통일위원회 장연희 간사님께서 예정일보다 2주나 빨리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하셨습니다. 갓난아기답지 않게 머리숱도 많고 코도 오뚝한 예쁜 아이랍니다. 장연희 간사님의 순산을 축하드리며, 당초 기획되었던 ‘임산부 특집’ 대신 장연희 간사님의 빈자리를 1년 동안 채워 주실 윤석민 간사님, 그리고 11월 1일부로 출산휴가를 받아 아이를 낳으러 가시는 김민정 간사님을 함께 소개하기로 하였습니다.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덧붙여지는 이력에 벌린 입을 다물 수 없는, 사무처의 새로운 ‘능력자’ 윤석민 간사님. 그리고 민변의 돈줄을 쥐고 계시는 실질적 ‘권력자’ 김민정 간사님. 두 분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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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간사님, 반갑습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대외협력팀, 미군통일위원회, 언론위원회 간사 윤석민입니다. 지난 9월 19일부터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Q. 민변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대학생 시절에는 계속 학생운동을 했습니다. 총학생회 선거에도 출마한 적도 있고, 진보정당 학생위원회 위원장도 했고요. 대학 졸업 후에는 국비장학생으로 시애틀의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공부했고, 시애틀 타임즈 기자로 재직하다가 로스쿨에 입학해서 3년간 공부하고 있습니다. 로스쿨에서는 Law Review 편집국장을 맡았고, 인권학회를 조직해서 ‘빨간’ 로스쿨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웃음)


Q. 민변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고민은 ‘좋은’ 변호사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이겠죠. 3년 동안 고민했지만 답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마다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또한 인권 변호사를 지향하기 때문에 공익/인권 특성화인 로스쿨에 갔는데, 법조사회와 변호사의 생활에 대해 알게 될수록 인권 변호사라는 개념이 추상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전선의 선봉이라 할 수 있는 민변에서 1년 정도 투신하고 진로를 선택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로스쿨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편이기 때문에, 로스쿨 1기의 프리미엄을 놓치더라도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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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 유학하던 중, 한미 FTA 저지 원정투쟁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요. 한-EU FTA 원정 투쟁단에 합류해서는, EU 수도 벨기에에 가서 유럽 의회에서 연설을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Q. 민변에서 이루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요?


단기적으로는 한미 FTA 저지 내지 철회 투쟁이 가장 민족적인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법률가 단체로서 민변이 선봉에서 투쟁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열심히 운동을 하던 강렬한 기억이 목표 설정에 크게 작용했지요.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군위, 통일위, 언론위 일을 맡고 있는데, 최근 왕재산 간첩조작사건을 보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민변 사무실의 박지웅 변호사님부터 사무실 밖 왕재산 사건의 조작된 피의자들을 보면, 여전히 국가보안법이라는 게 삶의 모든 영역을 얽매면서 서슬 퍼렇게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이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활동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싶습니다.


영원한 민변의 회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장기적인 목표도 있습니다. 한국이 사실상의 식민지 시절, 분단, 독재 정권을 거치면서 현대사가 굉장히 왜곡되어 있었는데, 정치적 민주주의 투쟁에서 민변이 뚜렷한 역할을 한 덕분에 우리 역사가 진일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치적 기본권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본권을 쟁취하려는 움직임이 서울시장을 사퇴하게 만든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고 봅니다. 유엔 인권규약에 A규약이 있고 B규약이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민변이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민중의 생존권을 지켜나가고, 자본주의의 대안을 만드는 등의 고민을 통해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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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단계 혁명론이라고 적어 주세요. 아시죠?(웃음)”



Q. 최근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가 있다면?


희망버스와 제주 강정마을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5차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다녀왔고, 지금 하는 일은 제주 강정에 매주 주말에 당직 변호사를 파견하는 일이거든요.


Q. 이 글을 보고 계실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간단히 해 주세요.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건 봄이 옴을 알고 겨울이 다 갈 동안 가장 늦게 피는 꽃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김민정 간사님, 늦게 소개드려서 죄송해요!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민변 사무처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민정 간사입니다. 총무재정팀 일을 맡고 있고, 회원팀도 서포트하고 있어요. 위원회는 딱히 맡은 게 없습니다.


11월 1일부로 출산휴가에 들어가서 3월 1일에 복귀할 예정입니다. 올해 2월 중순에 입사했으니까 8~9개월 정도 일한 셈이네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요?(웃음)


Q. 민변에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NGO단체에서 일한 건 처음이다 보니 사무처 분들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자기 업무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인데, 민변의 조직 문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히 유기적인 편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맡은 업무가 있긴 해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해야 할 일들도 많고요.


민변에서는 사회 문제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단순히 실무자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자가 되어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깊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사무처 사람들은 실무자이긴 하지만 일단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시잖아요. 무척 열정적이에요. 사회단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 성격상 일하기가 더 편했습니다. 다들 배려도 많이 해 주시고요.


Q. 민변에서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민변에서 MT처럼 1박2일 이상의 행사를 진행하면, 저는 사무처 구성원이기 때문에 행사에 참석하기보다는 행사를 준비하고, 회원들을 챙기고,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보통은 행사가 금요일에 시작해서 토요일에 끝나는데, 토요일에 마무리하고 집에 갈 때 뿌듯하죠. 이렇게 행사를 잘 치르고 났을 때나 월별로 예·결산을 잘 마무리했을 때(웃음), 그리고 이제 지난달을 정리하고 새로운 달을 맞이했을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총무재정팀에서 맡고 있는 업무를 생각해보면, 제가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활동적인 일을 가장 안 하는 사람일 수도 있어요. 위원회 활동을 따로 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사건을 맡은 변호사님들이나 활동가 분들께 금전 지급을 해 드리고는 있어요. 그렇다고는 해도 사건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건 아니라서, 민변에서 맡은 사건이나 변호사님들의 변론에 대해 뿌듯하다고 말하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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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돈 계산이 잘 들어맞을 때 뿌듯하다, 이런 얘기가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뭐 어때요, 그런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은걸요.”



Q. 뱃속의 아기에 대해 궁금합니다! 출산 예정일은 언제이고, 태명은 무엇인가요?


37주 정도 되었으니 이제 내일 모레 낳아도 조산이 아니에요. 일단 예정일은 11월 5일이에요. 딸이구요.


태명은 봄에 생겼다고 해서 ‘봄해’예요. ‘봄날 햇살’이라는 뜻의 우리말이죠. 이름은 ‘서로서로’ 할 때의 ‘서로’라고 신랑이 지었어요. 남을 생각할 수 있는 배려심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지었지요. 평범한 이름보다는 어감도 좋고,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런 바람을 되새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장연희 간사님이 임산부 동지였는데, 두 분이 태어날 아기에 대해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장연희 간사님과 예정일이 2주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요. 임산부로서의 어려움이나 임신 기간에 유념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실질적인 정보에 대해서도요. 예를 들면 출산준비물은 어디가 싸더라 하는 것 말이에요.(웃음)


꼭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더라도, 임신을 했을 때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한 공간에서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지가 많이 되었어요. 사무처에서도 임산부가 두 명이니 아무래도 많이 배려해주셨죠. 간사님이 너무 일찍 가 버리시는 바람에 그게 좀 아쉽기는 해요. 23일이 출산 예정일이었는데 2주 정도 빨리 낳으셨어요.


Q. 간사님이 아기와 함께 살아가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간사님이 꿈꾸는 세상에 대해 들려주세요.


신랑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요즘은 시골에 사는 아이들도 공부를 그렇게 치열하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뻔한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전 아이를 낳으면 속박하고 싶지 않아요. 아이가 최선을 다할 수만 있다면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지지해주고, 최대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요.


부모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일지도 몰라요. 다른 부모들이 봤을 땐 아이를 방치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너무 가여워요. 묶여 사느라 공부 이외의 것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자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를 되도록 많은 곳에 데리고 다니고 싶습니다. 아이가 눈과 귀를 통해 많은 것을 체험하고 얻길 바라요. 공부는 잘하지 못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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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님이 몸 건강히 잘 다녀오시기를 빌어주세요!

 



Q. 이 글을 보고 계실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간단히 해 주세요.


입사를 2월에 했는데 지금 인터뷰하려니까 민망하네요.(웃음) 민변에서 짧지 않은 시간 근무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가 안 나가다 보니까 행사에서 변호사님들을 뵈었을 때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 기회를 통해서 사무처 총무재정팀 간사로 소개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앞으로 4개월 동안 출산휴가를 써서 공백이 생기는 데 대해 죄송한 면도 없잖아 있어요. 어쨌든 아기 잘 낳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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