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소식] 6월 월례회 후기

2011-07-14 116


6월 월례회 후기


 


글_ 민변 회원팀장 이소아 변호사


 


 


지난 6. 30. 엄기호 씨와 함께한 월례회는 무척 재미있으면서도 여러 가지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예리하면서 성찰적이고 위트가 넘치는 巫堂식 강의는 좌중을 들었다 놨다(어느 인디밴드의 노랫말처럼)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가 쏟아낸 날선 성찰들은 비단 지금 이 시기의 젊은이들과의 소통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에게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가 누구인가에 관하여 여러 가지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풀어놓은 수많은 이야기 중 가장 제 마음을 울린 것은 ‘두더지 굴을 파되 어떤 두더지들과 함께 굴을 팔 것인가를 고민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두더지냐구요?


그의 생각에 이 세대는 무수한 변수와 다양성으로 무엇도 예측하거나 확정지을 수 없으며 하나의 해답을 내릴 수 없다고 합니다(답이 필요한 법률가인 우리들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답답한 결론일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바로 우리 앞에 주어진 – 두더지가 굉장한 근시랍니다- 당면 과제들을 해치우면서 언젠가 굴 속에 있던 세상의 두더지들이 우연히 일제히 바깥으로 고개를 내미는 날(아랍의 민중항쟁과 같이)을 대비하자 -넓고 먼 안목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좋지만 -는 것이지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민변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같은 지향을 가지고 같은 굴을 팔 동료 두더지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민변에서는 무려 700명에 가까운 동료 선후배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 우리는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들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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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년 전 남산에 갔다가 우연히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를 만나 찍은 것입니다. 시각 장애인이 어떻게 마라톤을 할까요? 사진처럼 앞을 볼 수 있는 파트너와 끈으로 연결되어 보조를 맞추어 함께합니다. 각자 따로 달리지만 끈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도 그렇게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민변의 월례회는 (다른 행사도 마찬가지이고) 그렇게 우리가 ‘함께’할 일종의 ‘끈’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앞으로 그런 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끈이 질겨지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좀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듯해요.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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