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민족문제연구소를 다녀와서

2011-06-13 131

[민변의 활동]


민족문제연구소를 다녀와서



글_ 상담변론팀 6기 인턴 이종국


 



조금은 오래된 건물이었다.


  청량리 떡전교 사거리에 있는 작은 건물. 우리가 간 곳은, 겉으로 보기엔 조금은 오래된 건물이었다. 우리들은 선물할만한 어떠한 것을 찾다가, 주변에 있는 작은 동네가게에서 주스 한 박스 사고, 서비스로 껌 한통 받고서 부랴부랴 건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업무하는 공간은 널찍했다. 그러나 그 사무실에는 오래된 책들이 쌓여있는 서재로 가득해서 그리 넉넉해보이지는 않았다. 우리가 들어오자, 금세 조용하던 사무실은 북적북적해졌다.


  사무실에 계시던 분들 중 한 분의 소개로, 먼저 위층에 있는 전시실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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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픔들을 유물 하나하나가 대신 간직하고 있었다 


  전시관은 고급스럽다 못해 조용하고 엄숙한 느낌까지 들었다. 은은한 조명이 마치 그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역사를 위로해주는 듯이, 지나치게 조용한 느낌이 들었다. 작은 건물 안에 있었던 작은 전시관에는 우리와 관리자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시실에는 수 만 여점의 일제강점기 시대의 아픈 역사를 가진 유물들이 보관되어있었다. 전시실을 안내해주었던 관리자님도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하나하나의 유물들을 설명해주신다. 전시실 안에서는 우리가 이미 잊어버리고 있었던 과거의 아픔들을, 유물 하나하나가 대신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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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실에 있는 유물들은 당시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탈하는 모습이나, 그러한 일들을 게임화한 놀이판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당시 일본이 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직접 만들었던 작품들도 많았다. 잘 모르는 일본어로 되어있는 그 유물들은 우리들에게 생소함이라는 느낌 이상의 것을 주었다.


  전시실을 다 둘러볼 때쯤, 액자에 잘 보관된 ‘꽃할머니’ 라는 삽화를 보았다. 위안부에 관련된 삽화였는데,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기억에 잊히지 않는 삽화였다. 간단한 설명을 하면 다음과 같다.





몇 명의 위안부가 가운데에 엎드려 있다. 울고 있는 지, 당황하고 있는 지는 엎드려 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 아래에는 어떠한 검사를 받는 위안부대상자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가운데 아래에는 일본군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왼쪽 윗부분에는 계급에 따른 시간이 표시되어있었고, 오른쪽 윗부분에는 요금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작품들을 보고나서 우리가 느낀 충격은, 그것을 몰랐던 것에서 온 것이 아닐 것이다. 다만, 그 삽화에 담겨있는 있는 아픔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간 사람들 모두가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은 유물들 하나하나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우리는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난 후에, 조금은 씁쓸한 마음으로 소장님을 만나기 위해 다시 아래층의 사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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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씁쓸한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소장님과 얘기를 나누었다. 소장님은 주로 우리가 과거사에 대하여 가져야 할 문제의식에 대하여 말씀해주셨다. 소장님은 진지하시면서도 유쾌한 분이시라, 말씀을 듣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소장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한 편으론 우리가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너무도 많이 잊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장님께서는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대하여도 언급하셨다. 많은 시간과 정성이 투입되어 만들었음에도, 국공립도서관 등에 제대로 보급이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내비치셨다. 한편으론 이런 현상이 역사에 대해 충분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못한 우리들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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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장님과의 면담을 끝으로 오늘 예정되었던 기관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특히 박재화 간사님과 장연희 간사님을 비롯한 8명의 인턴들이 이번 기관방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예정은 과거사위원회와 미군․통일위원회 인턴들만 방문하기로 하였음에도, 다른 인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었다. 민변 인턴들의 민족문제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기관방문을 마치면서 한 가지 확신하였던 것은, 같이 기관 방문하였던 다른 사람들도 돌아가는 길에 오늘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보았던 것과, 들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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