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소식] 일본 오사카 변호사회 인권옹호위원회와의 간담회

2011-04-14 123


민변과 일본 오사카 변호사회 간담회 후기


 


6기 인턴 안지영




4월 4일 월요일 민변 대회의실에서는 일본 오사카 변호사회 인권옹호위원회 변호사님들과 민변 여성위 변호사님들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성폭력 관련 법제에 관해 질문을 받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자 : 김진 위원장님, 김인숙 팀장님, 안지영(인턴), 김낭규(민변 시보님), 백신옥(민변 시보님)


 


* 김진 위원장님이 유창한 일본어로 개회사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시작할 때만 해도, 말도 안 통하고 기본 법제도가 다른 면도 꽤 많은데 한 두 시간 정도로 얼마나 유의미한 교류가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고, 혹시 오해나 부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의외의 발견을 두 세 가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했습니다.

* 전문 통번역가 서혜영 선생님(사진 가운데)께서 통역을 해주셔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서혜영 선생님은 민변 노동위원회에서 일본 변호사들과 교류할 때 약 10년 전부터 도움을 주고 계시다고 합니다.


첫째로, 일본에서는 수사기관에서 대질심문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물론 변호사님들의 말씀에 따르면), 대질심문이 아주 흔하게 시행되는 수사기법인데, 일본 변호사님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행해질 수 있냐며 경악을 하시더군요. 대질심문을 안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피의자와 피해자 진술 간의 모순은, 그냥 수사기관이 말을 전해서 묻는 것으로 해결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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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일본에서는 형사피해자에게 법정 출석권이 보장된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출석을 하면, 대리인과 함께 검사 옆에 앉고, 검사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물론 피고인과 마주하지 않도록 스크린을 치는 배려도 해준다고 하더군요. 물론 실제로는 출석하는 일은 거의 없고, 대리인만 출석하고 의견은 서면으로 제출하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우리가 형사피해자에게 (증인으로서의) 법정 진술권만을 부여하는 것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도 있네요! 좌측 세번째 입니다.ㅎㅎ



셋째로, 놀라운 문화적 차이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이번 일본 원전 사태 때, 일본의 초기 대응이 미진했던 원인으로, 일본사람들은 매뉴얼에 적혀있는 문제가 아니면 순발력있게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은 바가 있었는데, 저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날 들으니, 일본에서는 피해자가 법정에서 증언할 때 피고인측 변호사가 반대심문사항으로 피해자의 성편력에 대해서 물으면, 피해자의 대리인은 이 질문이 부당하다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 즉, 그것이 법으로 금지된 심문사항이긴 하지만, 검사 이외에 피해자의 대리인에게는 명문의 이의제기권이 부여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우리의 경우에도, 형소 규칙 제 77조 제 2항에 ‘증인의 명예를 해치는 내용의 심문을 해선 안 된다’고 쓰여 있지만, 역시 이 경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별도의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김인숙 팀장님 말마따나 이의제기를 못 하게 하는 규정도 없으니, 그냥 당연히 이의를 제기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이에 대해 일본 변호사님들께서는 굉장히 놀라워하셨고, 향후에는 이의가 받아들여지든 그렇지 않든, 일단 이의를 한 번 제기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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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길다고도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진 위원장님의 일본어 실력에는 정말 감동 받았구요! 더불어 일본어라곤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저는 오늘처럼 무력감이 느껴진 날도 없었답니다.ㅋㅋ 뒷풀이는 이촌 쌀밥정식집 ‘도우리’에서 함께 했는데요, 일본 사람들은 갹출을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흔쾌히 저녁값을 내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ㅎㅎ


  식사 자리에서는, 영어로 일본어로 한국어로, 손짓 발짓 몸짓 다 동원해서 대화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일본 변호사님들 모두 공부하는 열정도 대단하시고, 다들 열려 있는 분들인 것 같아서 느낌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런 교류가 계속 지속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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