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소식] 민변가족과 함께한 회원한마당

2010-11-15 131


민변 회원한마당 후기




학창시절의 가장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라고 한다면, 뭐니뭐니해도 체육대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 대항 피구, 발야구, 줄다리기를 비롯해 운동회의 하이라이트인 이어달리기까지…. 반 아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목숨을 걸고 즐겼던 체육대회가 어느 새 제게는 추억으로만 남아있네요. 누군가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갈래?’라고 물을 때면 대개는 손사래를 치며 10억을 줘도 안 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지만, 10월쯤이었나, 학교 옆의 부설 중학교에서 체육대회 하는 모습을 보고는, 대학생이 된 이후 처음으로 ‘중학생’이라는 존재들이 진심으로 부러웠습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 같이 땀 흘리며 뛰고 달리던 그 시간이, 진심으로 그리워졌어요. 대학 와서 혼자 다니는 게 편하고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사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변 회원한마당은, 무기력함에 찌들어 있던 저에게 제 안의 무한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 해 준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10년 10월 30일. 날씨도 무척 좋았습니다. 선선하고 맑고 쾌청한, 보기 드문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지요. 기분 좋게 길을 나서 상문고등학교에 도착하자, 푸른 잔디가 깔린 넓은 운동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간만에 운동장다운 크고 널찍한 운동장을 보자 열심히 뛰고픈 열정이 끓어올랐지요. ‘오늘 무슨 게임을 할까? 사람들은 많이 올까? 간만에 하는 운동이라 실수하면 어쩌지?’ 등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으로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원래는 1시부터 개회사와 족구로 시작하려 하였으나, 몇몇 회원님들의 도착이 늦어진 관계로 일단 먼저 도착해 있던 사람들끼리 족구 경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족구경기에 참여하지 않은 저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근처에서 경기를 구경하였고요. 족구경기가 끝날 때쯤 되자 회원님들 대부분이 도착하셔서, 회장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1시 반 경 비로소 공식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게임 시작 전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고, 첫 번째 경기인 꼬리잡기부터 시작했어요. 시작 전 양 팀의 신경전이 팽팽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별로 긴장하진 않았습니다. 아이들도 있고 하니 치열한 경기보다는 ‘여유로운’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그러나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드는 생각, ‘아,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변호사님들과 간사님들 모두 저마다의 운동신경과 민첩성을 자랑하며 팀의 승리에 무척이나 열을 올리는 모습이셨습니다. 결국 인턴 한 명이 영광의 상처까지 얻어가며 오늘의 첫 번째 경기, 꼬리잡기가 일단락되었습니다. 결과는 백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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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경기는 풍선 터뜨리기였습니다. 양 쪽 발목에 풍선을 묶어 매달고 상대편의 풍선을 발로 밟아 터뜨려 자기 팀의 풍선이 많이 남은 팀이 이기는 게임이었습니다. 모두 원 안에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풍선을 밟고 밟히는데, 그 눈빛들이 어찌나 무섭던지 전 차마 공격하지 못하고 주로 도망 다니기만 했습니다. 작고 날쌘 아이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던 게임이었지요. 이번 게임도 날쌘돌이 아이들이 많았던 백팀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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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게임은 종이 던지기였습니다. 각 팀에 같은 수의 종이를 나누어 주고 그 종이를 구겨서 제한 시간 내에 상대 팀 진영으로 많이 던진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번 경기 역시 다들 ‘결코 승리를 내주지 않으리라’라는 결연한 표정으로 종이뭉치들을 들고 있었는데, 사회자께서 “어른들만 갖고 있지 말고 아이들도 좀 들고 있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할 정도로 변호사님들과 간사님들이 큰 열의를 보이셨습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다들 열심히 상대 편 진영으로 종이를 던지기 시작했는데, 서로 진지한 표정으로 종이를 던지는 모습들에 연신 웃음이 터져 나오면서도, 차마 크게 웃을 여유도 없이 치열한 접전을 펼쳤습니다. 이전의 두 게임에서도 그랬지만 아이들보다도 어른들께서 더 열심인 모습이었습니다. 결과는 청팀의 승리.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인간 윷놀이 게임이 진행되었는데요, 그 어느 때보다도 아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게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윷이 되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게임진행 그 자체보다도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이 쏠렸던 게임이었습니다. 이번 게임 역시 청팀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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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게임은 발야구였습니다. 족구 할 때 이미 알아봤었던 변호사님들과 간사님들의 공차는 실력이 비로소 빛을 발하였던 게임이 아닌가 싶은데요, 공이 너무 무서운 기세로 날아와 공을 잡기보다는 살기 위해 피할 수밖에 없었던, 무시무시한 게임이었습니다. 열심히 뛰었지만 아웃이 될 때의 허탈함은 여전하더군요. 발야구는 백팀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원한마당의 대미를 장식할 이어달리기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자루 속에 들어가 뛰기, 2인3각, 단체줄넘기 순으로 진행되었지요. 자루 속에 들어가 뛰기와 2인3각은 반대편 끝에 있는 밀가루 사탕을 먹고 와야 했는데, 전 사탕만 살짝 집을 요량으로 살짝 고개를 숙였는데 그 곳에 계시던 이동화 간사님께서 갑자기 제 얼굴을 밀가루 속에서 푹 집어넣으시는 겁니다. 덕분에 얼굴에 분칠하고 출발선으로 돌아왔는데, 나중에 게임이 끝나고 보니 다들 저처럼 이동화 간사님께 당하셨더라구요. 이것이 그 날 이동화 간사님이 만인의 적(?)이셨던 이유! 마지막으로 진행되었던 단체줄넘기에서도 청팀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마지막 순서였던 이어달리기는 청팀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결국 이 날 회원한마당은 청팀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어느 팀이 이기고 지고는 이미 모두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서로의 활약을 기리며 오늘의 즐거웠던 행사를 축하했지요.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마음만은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긍정적이고 즐거운 기분이 든다고 하지요. 더구나 여럿이 다 같이 모여 함께 즐겼는데, 그 즐거움은 아마 혼자일 때보다 두 배, 세 배, 아니 열 배는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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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회원한마당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정적이고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여서 놀랐고, 변호사님들과 간사님들의 지치지 않는 체력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저의 저질체력을 절절하게 실감했는데, 이제 운동 좀 열심히 해서 다음 회원한마당 때에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맹활약을 펼쳐 보여야겠습니다. 이번 회원한마당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 주신 분들께도 너무나 즐거웠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이번에 참여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다음번엔 꼭 참여하셔서 이 긍정의 에너지를 받아 가시기를 바랍니다.



글/5기 여성위원회 인턴 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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