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변 여성위원회 1호 남자 변호사, 이한본 변호사

2010-10-28 230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생각처럼 ‘내 입장’이 아닌 ‘남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 민변 여성위원회에 그 쉽지 않은 일을 기어이 하고 마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바로 여성위원회 최초의 남성 변호사, 이한본 변호사님이십니다.

 이번 뉴스레터 32호 인터뷰에서는 이한본 변호사님의 이야기들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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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 상 민변은 (민)으로, 이한본 변호사님은 (본)으로 줄이겠습니다.




(민) 변호사님은 여성위원회 1호 남자 변호사님이십니다. 먼저 여성학 혹은 여성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본) 아…, 맨 처음에 여성학을 접한 것은 대학교를 다닐 때 여성학 수업을 들으면서입니다. 당시의 저는 ‘자유의 가치’보다 ‘평등의 가치’에 동조했는데, 이 때문인지 여성학의 논리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남자 학생들은 손사래를 치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성학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요.
 사법시험 공부할 때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공부하지 못하다가 합격 후, 연수원에 들어갔더니 여러 가지 학회가 있더군요. 기존에 공부해온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법여성학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더 공부하고 더 배웠습니다.

(민) 연수원 시절부터 법 여성학회에서 활동하셨군요. 학회를 통해 공부한 것은 수업을 통한 공부와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본) 학회에서는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일상생활에 아직도 남아있는 불평등에 대해서 많이 의견을 나눴지요. 또 실제로 연수원 내에 존재하는 남녀 차별에 대해서는 시정활동을 하기도 하고, 연수원 교육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도 했습니다.

(민) 학회에서도 홀로 남성 변호사셨나요?
(본)
아니요, 그때의 남자 가입인원은 총 5명이었고, 활동하는 사람은 3명이었습니다. 둘 다 검사가 되서…. 여성문제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다.(웃음) 여성문제에 대해 남자 변호사가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긴 합니다.

(민) 그 관심이 민변으로까지 이어진 것이군요?
(본)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 여성학회에서 학회장을 했었고, 변호사가 되면서 민변에 가입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위원회 활동을 하게 된 것이지요. 살펴보면, 여성관련 문제에 있어서 민변 여성위원회만큼 잘 조직된 모임이 없습니다. 법조인 단체라 그런 것인지 몰라도 굉장히 활동력이 있습니다.

(민) 민변 여성위 활동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본) 민변 변호사님들이 다 그렇겠지만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도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야들 중에서 여성분야는 실질적인 변화를 볼 수 있는 분야에요. 눈에 보이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재미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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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딸은 상고 보냈어요, 학력의 고저를 막론 이것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큰 손실입니다.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지요.”
▶ 호주제 위헌 판결은 ‘세기의 판결’
▶ 남녀가 군문제를 가지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한국 사회의 비극 때문






(민)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여성문제는 뭘까요?

(본)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양육과 교육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불행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런데 이 양육과 교육문제라는 것이 여성문제를 해결하면 자연히 해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여성이 대부분의 양육과 교육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아들 딸 둘이 있으면 딸은 상고에 보내고 아들은 대학에 보내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니죠. 고학력 여성이 사회에 많이 진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학력의 고저를 막론하고 여성이 노동에서 소외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입니다. 여성을 육아에만 묶어두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봅니다.

(민) 아, 여성학 관점에서 보면 여성을 가정과 엮는 것은 불평등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정문제를 해결해야 여성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현 정부에 들어서면서 여성부가 여성가족부가 된 것이 어떻게 보면 일리가 있네요?
(본)
그렇습니다. 여성학적 관점으로 보면 ‘여성 가족부’라는 프레임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성문제와 양육문제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받아 들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민변 여성위원회에서도 가족법팀이 있어서 스터디도 하고 활동도 합니다. 사실 여성학이 말이 여성학이지만 양성 평등학, 인간학으로 치환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분야와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성주의자가 그 모든 것을 다 하지 못하므로 밀접성이 높은 것 위주로 활동하는 데 ‘가족법’도 주요한 하위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여성 가족부’라는 틀을 문제 삼고 싶지는 않지만, 현 정부가 정말 현실적인 모든 문제들을 감안하여 만든 타이틀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민) 여성인권에 가장 큰 획을 그었다고 생각하는 사례나 소송, 판결 혹은 활동이 있다면?
(본)
최근에는 민변 여성위 이름으로 소송을 한 것은 없고, 위원회 소속 변호사님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죠. 저는 최근 3년 동안 사법연수생과의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있어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판결은…, 호주제 판결이 정말 여성학적 관점에서 ‘세기의 판결’입니다. 사실 여성학에서 하는 얘기는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들인데! (웃음) 호주제도 마찬가지로 그 폐지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호주제 폐지가 정말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입법으로 호주제를 폐지하려고 했다면 진짜 몇십년이 걸릴 일이었는데, 헌법재판을 통해서 바꿨다는 것은 그야말로 법 여성학 분야의 길이 남을 일입니다. 호주제가 폐지됐기 때문에 호적도 없앨 수 있었고, 그래서 여성주의 변호사들이 많이 참여하게 돼서 ‘가족 관계 등록부‘라는 제도도 만들어낼 수 있었잖아요. 엄청난 일이죠.


(민) 여성 지위 향상에 따른 갈등 중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인터넷이나 사석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종종 ‘남자 Vs.여자’로 나뉘어 서로 대립각을 세울 때가 있습니다. 이 대립각의 중심에는 군대 문제가 있습니다. 남자들에겐 이 군대 문제라는 것이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이기도 하지만 낭만이자 자존심인 것 같기도 해요. 변호사님께서 ‘제대군인 가산점 내용의 병역법개정안관련 토론회’ 에 참석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성위 변호사님이시니까 아마도 군가산점 반대 측 패널이셨겠지요?(웃음) 이익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본)
군가산점제 문제는 남자들한테 전~혀 이익이 되지 않아요!!!!!!!! (버럭) 제대군인 중 공무원시험에 응시하는 전체 군인의 0.1%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입니다. 소수의 남성에게는 좋겠지만, 그래서 그거라도 달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요…. 실익도 없는데, 여성과 군대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명백한 차별적인 방법으로 보상해달라고 요구할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게 보상, 지원하는 것을 완전히 반대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징병제라고 해서 무조건 희생하라는 논리는 말이 안 되고, 보상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뭔가를 줘야하는데,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줘야지 극소수에게 가산점 조금 주는 것으로 모든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을 얼버무려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보상은 행정법에서 말하는 보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표현으로서의 보상입니다.
 이것은 한국사회의 비극이에요. 징병제를 하고 있는 나라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다른나라 – 이스라엘, 터키 등 – 징병제하고 있는 나라가 있는데, 거기와 다른 게 우리는 전시상황이잖아요. 또한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죠. 그런데 예전에는 경쟁하지 않아도 되었던 여성들의 학력이 엄청나게 높아졌지요.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쉽게 갈 수 있었던 좋은 직장에 가는 것이 힘들어졌고 이것을 여성의 탓으로 화살을 돌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 화살이 군가산점으로 가고요.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이해해 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군대 갔다 온 것이 훈장이냐?”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서로 간의 악감정만 촉발합니다. 어차피 군제도의 피해를 입은 사람은 남성이기 때문이지요.
  정말로 여성의 권리가 남성과 동등하다고 본다면, 그리고 우리나라에 가부장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여성도 동등한 사회적 위치를 누리고 있다면 그렇다면 여성의 의무도 동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평등한 주체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이 모병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징병제의 징집대상이 되면 여성의 지위가 확실하게 올라가는 것이지요.

(민) 그러니까 더 이상 여성이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Lady First의 개념이 사실은 여성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 낮춰보고 있는 것이라는 것처럼요?
(본) 그렇죠. 여성이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그 가치를 낮추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민) 사회가 바라보는 여성주의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데요.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아주 사소한 것을 걸고넘어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여”라는 단어를 “양성”으로 말해야한다는 것 같은 것이죠.
(본)
네, 여성운동가들의 의도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연고전’이나 ‘고연전’이나 그게 그거잖아요. 연대생들은 연고전이라고 하고 고대생들은 고연전이라고 하는 것처럼요. 마찬가지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언어적 표현에 집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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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성이 불쌍하니까 도와야겠다.” 라고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 사실은 남성도 가부장제의 피해자, 자신들이 모를 뿐
▶ 여성주의가 ‘남자는 다 죽여버리자’라고 말하는 것 절대 아니다.
▶ “법적인 차별은 많이 사라졌지만 문화적 차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민) 민변에 처음 인턴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변호사님 명성은 익히 들어왔는데요, 여성위 1호 변호사님으로서 주목을 받고 계십니다. 그만큼 남자로서 여성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고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혹시 활동을 하면서 겪은 가치갈등은 없으신가요? 예를 들어, 변호사님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옳기 때문에 따라야했던 일이라던가….
(본) 나에게 불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쉽게 찬성하기 어려울거에요. 예를 들면, 저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가 육아휴직을 오래 쓰면 나에게 피해가 오잖아요? 업무공백을 내가 감당해야하니까…. 불편함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려운 문제에요. 단순히 여성학, 평등의 문제가 아니라 모성보호의 문제여서 남자들이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남자로서도 어차피 손해 보는 부분이 아니지요. 지금 이 모성 보호는 법원이 선도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봐요. 법원에 여성이 많아 졌기 때문이지요.
 이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내가 여성학에 처음 관심 갖게 된 관점의 문제에요. 나는 “여성이 불쌍하고 소수자니 도와야겠다.”, “내가 희생해야겠다.” 라고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것, 여성주의가 바라보는 것은 결코 여성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남성도 사실 가부장적 사회에서 큰 피해자니까요. 자기들이 모를 뿐이지….

(민) 그렇네요. 장남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빠이기 때문에 희생해야할 부분이 참
많잖아요. 하고 싶은 일을 못하기도 하고,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안고 있으니까요.
(본)
네, 돈을 못 벌면 움츠러들어야 하고,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죠. 남자도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여성주의를 받아들이면 남성도 가장으로서의 부담을 벗어낼 수 있어요. 내 불편,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여성운동을 하는 겁니다. (웃음) 나의 희생으로 여성의 지위를 높여주겠다는 마인드를 가지면 운동가로서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주의 운동가로서 여성도 부담을 더 져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민) 그래도 사회가 많이 변했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딸이라고 상고에 가는 것도 아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눈에 띄는 남녀차별을 목격하고 계시나요? 저희는 학생이라 그런지 아직 피부로 느끼는 것은 잘 없거든요.
(본)
그럼요. 명절에 남자의 집에 가는 것도 그렇고, 고학력 아닌 분야의 노동에 있어서 크게 차별받는 것, ‘돌봄 노동’, ‘감정노동’ 노동자들이 거의 대부분 여자인 것,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 등이 있지요. 사회에는 아직 불평등이 많습니다.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직 차별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법으로 대놓고 차별하는 것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문화적인 차별 정말이지 여전합니다.
 근데 또 이해를 해줘야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남성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졌어요. 정말 짧은 기간 안에 많이 발전했지요. 6, 70년대만 해도 ‘첩’이 있고, 대학에도 여자대학생 자체가 희귀했어요. 대학을 간다손 치더라도 시집을 잘 가기 위한 것에 불과했지요. 전공도 대부분 영문과 불문과 등에만 진학하고, 취직도 잘 못하고 그랬던 시대가 불과 30 여년 전입니다. 그분들이 다 살아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성 인권이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봐야지요. 우리나라가 특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운동 역사가 없는 나라에서 짧은 시간에 여성의 인권 분야에서 많은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남성들이 불편해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당연해요.
 여성문제에 접근할 때, 남성의 입장을 알아야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요. 여성주의가 “남자는 다 죽여버리자!”는 아니잖아요(웃음). 그러니까 남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해요.

(민)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님과 같은 남성이 여성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니까 변호사님이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여성주의’라는 것은 “평등한 남과 여” 이것이지요?
(본)
맞아요. 아직 남녀가 평등한 사회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아직 여성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남녀평등, 인간평등이 현실이 될 때까지 여성주의자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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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네, 그럼 이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으로 질문의 방향을 바꿔 보겠습니다. 믿을 만한 정보에 의하면 요즘 연애를 시작하셨다구요?
(본) (웃음) 맞습니다. 요즘 시작한 건 아닌데… 꽤 오래 되었는데요.

(민) 여성주의자라고 말씀하시는 변호사님의 연애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본)
내가 나를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모르겠는데(웃음)…. 그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연애를 할 때에는 이성에게 감정적으로 끌리는 것은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만들어 낸 이미지겠지요. 남자다움, 여자다움에서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 “여성주의자시면 여자친구에게 굉장히 잘해주시겠네요?” 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잘해준다는 표현 자체가 반여성적이지 않나요?” 서로가 잘해줘야 하는 거지요! 여자한테 친절해야만 잘해주는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반여성적인 것 같아요.아까 말한 Lady First와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제가 조금 더 많이 노력하고 배려하는 부분이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민) 그렇군요. 변호사님께서 인턴들 사이에서 굉장히 명하신 이유 중에 하나가 여성위 인턴들에게 정말 너무너무 잘해주신다는 것 때문인데요. 인턴들이 민변을 통해 무엇을 배우길 바라세요?
(본)
이미 우리 인턴들한테는 다 말했는데…(웃음). 인턴들이 민변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있겠지만, 일을 많이 한다든가 민변에 큰 도움을 주고 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보다도 ‘어떻게 민변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가고 더 많은 것을 배울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위 인턴들 뿐 아니라 다른 위원회의 인턴들도 더 배우고 더 얻어간다는 차원에서 변호사님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더 얻어가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및 정리 – 출판홍보팀 5기 인턴 염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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