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민의 양심을 대변하는 목소리 ‘이정희 의원’ 인터뷰

2010-09-15 341




작년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눈물을 쏟은 분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과 노조관계법 등을 강행처리하려하자 안타까움에 흘러내린 눈물.
올해 7월, 눈물의 주인공은 초선 의원으로는 파격적으로 민주노동당의 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이번 호 뉴스레터에서는 민변 미군통일위원회의 열혈 활동가이기도 하셨던 이정희 의원님을 만났습니다. 변호사 이정희, 정치인 이정희 그리고 민주 노동당 대표 이정희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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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노동당과 이정희



 (1) 민노당의 당대표가 되셨는데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당대표 임기가 시작한 것이 7월25일이었어요. 재보궐 선거로 인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선거가 끝나고 자정이 되니 갑작스레 대표의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일단은 자고나서 생각해봐야겠다고 했지만요. (웃음)  세부적인 것에 매달리지 말고 더 넓게 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방향성을 잡고 큰 줄기에서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지요.



 (2) 당대표로써 지금까지 당론과 충돌한 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셨는지.
 충돌이랄 것이 없습니다. 의견의 차이가 생기면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하고 그래도 결론이 안 날 경우에는 자유투표로 결정하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서요.



 (3) 민노당/진보신당의 분당시기에 민노당으로 입당하셨는데 민노당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저는 민변의 미군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평화문제와 주한미군지위협정문제, 한미관계, 남북관계를 다뤄왔기 때문에 정치인이 된다면 소속정당은 당연히 민주노동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또 평소에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편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민노당에 입당하면서 그 생각을 정말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4-1) 두 진보정당의 분당에 대해 비판의 의견도 많았고, 실제로 그 부분을 수렴하여 민노당에서는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보신당에서는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떠한 계획으로 통합을 추진하실 건지요?
 서로 간의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당이 갈라질 정도는 아닙니다. 통합을 빨리 하면 할수록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모여야 하는 일이지요.
 현재 진보신당도 내부적으로 토론하고 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10월 중순이 지나면 통합논의에 진전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차이를 좁혀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장기적 안목에서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합 시기에 있어서, 특정선거시기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4-2) 또 최근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등 다른 정당들과 연대하여 선거를 치뤘습니다. 대표께서 생각하는 연대의 이유는 무엇인지요? 또한 야권공조가 선거 시기 이외에서 평상시에도 필요한지? 민주노동당에게 어떠한 실익이 있을까요?
 한나라당이 현재 국회에서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하나도 통제할 수가 없는 것이 국회의 현실입니다. 당적에 따라 갈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서 야권은 연대해야 합니다.
 더욱이 소규모 정당인 민노당으로서는 현실적인 이유로 야권연대가 불가피 합니다. 우리는 우리 당의 이익을 고수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며 공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면 고생은 민노당 보좌관들이 다했지만 이름은 나가지 않는 경우가 생겨요. 보좌관들은 불평을하기도 하는데(웃음)… 하지만 이렇게 일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분단 현실 등 역사적인 요인으로 인해 우편향된 나라에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소속원, 대표로서 살아간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16대 국회도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집권여당의 법안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열심히 반대토론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나중을 위해서 “이런 반대가 있었구나,”라는 것을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그때마다 여당 의원님들께서는 “맨날 반대만해!?”라고 눈치를 주시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번은 종부세를 폐지하면 지방재정 불균형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주장하자, 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여 법을 개정하지 않았습니다.



 (6) 언론사 인터뷰에서 종종 “정당의 매력”을 말하곤 하시는데 앞으로 정당의 대표로 활동하시면서 소속 정당의 어떤 매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신지 말씀해주세요.
 우리 당의 이익에만 얽매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당 연대도 쉽지 않으나, 정당의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을 알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당전체가 인식하고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 우리 당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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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이재정 변호사와 민변 5기 인턴들


#2 우리들의 ‘울보’ 의원님

 
– 노동법 졸속 개정에 반대하며 울던 모습, FTA 협상안에 분노하며 다른 의원들의 명패를 집어 던진 일 등 (한 때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었던 홍정욱 의원과의 손수건 일화까지). 울고 웃고 화내면서 정치하는 이정희 의원의 정치관은 무엇일까요?


 (1)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신지(^^;) 무엇이 의원님을 울게 하는 것인가요? 또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가장 화나거나 속상했던 사건은 무엇인가요?
 작년에 노동조합법 통과되었을 때 가장 속상했어요. 권영길 의원님이 반대토론 하실 때 10년 동안 왜 못하고 우리더러 하라고 하냐는 한나라당의원들의 말을 들을 때…. 그리고 가장 화가 났던 일은 2008년 12월 한미FTA가 외교통상위에 상정되었을 때 세상에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국회에서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리라고는….

 (2)  변호사 시절에는 검사와 판사까지도 설득하시는 냉철한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이렇듯 의원님을 속상하게 하는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변호사 할 때는 냉정해지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어요. 감정에 휩쓸리면 제대로 변론할 수 없으니까요. 국회의원이 되면서 제 본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 거에요. 워낙에 눈물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도 연극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답니다.
 변호사 일을 접고 새로운 일들을 모색을 하려고 하던 때에 한미관계와 안보, 외교문제를 깊이 법률가가 할 수 있는 사안 중심의 해결보다는 정책적으로 깊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차원과 시각에서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구요. 정치 입문은 민노당의 상황이 어려워서 선택했던 면이 큽니다.  저는 사실 공부가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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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희 의원의 자리, 다른 보좌관들과 똑같이 파티션을 나눈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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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민의 소리


 (1) 국민들로부터 뼈아픈 질책을 받았던 헌정회 육성법에 대해 개정안을 발의하셨습니다. 애초에 이 법안이 통과되게 된 배경, 이 후 개정안을 내기까지의 당 분위기 등이 궁금합니다.
 사실 ‘헌정회 회원들에게 돈을 준다’ 이정도 얘기만 알고 있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이야기라고 들었구요, 예산은 이미 통과된 상태에서 법안만 주문정리를 위해서 발의된 것이라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반대해야하는 것 아닐까 싶었지만 당시 분위기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빨리 끝내자’라는 분위기었고 예산도 이미 정해져있다고 하니까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개정안을 내면서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대부분 당이 계획이 있다 하면서 도장을 잘 안찍어주세요. 발의는 했으나 진행이 어렵습니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도 자신의 트위터에 법의 취지에 동의한다고 하셨으니 책임을 지시겠지요(웃음).

  (2) 민노당의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 종북세력이라는 말들에 대해서 알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민노당의 이러한 외부로 보여 지는 이미지들 때문에 다른 정책, 활동들을 국민들이 왜곡해서 바라보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이것이 만일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면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 민노당의 이념적 성향은 분명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분명 북한의 인권문제를 조금이라도 비판하지 않으면 무조건 ‘친북’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정치 문화가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공감했던 6.15 정상회담, 10.4 남북공동선언, 효순이 미선이 사건, 평택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에 대한 민노당의 정치적 스탠스를 유지해가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민노당의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들은 저희가 서민들의 실생활에 깊이 들어가서 최선을 다해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사라질 거라는 생각합니다. 우리 당이 풀어야 할 숙제 중에 하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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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민변 인턴들이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 “의원님은 어떤 엄마인가요?”



 (1) 국회의원이시기도 하지만 민변 소속 변호사이시기도 하십니다. 과거 미군, 통일 등 여러 위원회에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의 남는 활동이 무엇인가요? 민변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보물은 무엇입니까?
 저는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일어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군문제연구위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민변 동료 변호사님들과 함께 사건 현장에 방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주한미군지위협정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과정에서 한국에게 ‘재판권포기요청 권한’이 있음을 민변 변호사들이 발견하게 돼서 사건 국면을 180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시기에 쟁점을 콕 집어내어 사태를 돌려놓을 수 있는 역할을 변호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배운 경험이었습니다. 법률가의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지요.
 민변에서의 활동은 변호사 개인으로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을 민변이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사회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인권 변호사로서 정체성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남편분이 오랫동안 민변 통일위원회 위원장이셨던 심재환변호사님이십니다. 남편분과 어떻게 만나셨고 어떤점에 이끌려 결혼을 결심하시게 되셨는지요? 그리고 의원이 되고 난 후에 심변호사님이 외조에 몇 점을 주실 수 있으신지요?
  사법고시 3차 면접을 보는데, 연수원생 한명이랑 눈이 딱 마주쳤어요. 그게 심변호사였지요. 나중에 연수원에 들어와서 같은 반이되면서 알게 되었고 서로 그때 눈이 마주쳤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심변호사님은 참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에요.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매우 의지가 됩니다. 그리고 가까이서 보면 심변호사님 속눈썹이 너무 예뻐요.(웃음)

 (3) 다른 민변 인턴들이 제가 이정희 의원님 인터뷰를 간다고 하니까 매우 부러워하며 각자의 궁금한 점들을 내놓았습니다. 그 중의 가장 많았던 질문이 의원님이 집에서는 어떤 엄마인지입니다. 아마도 의원님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궁금한 것 같습니다.
 엄마로서는… 아들들에게 위로 받는 엄마입니다.

 (4) 마지막으로 변호사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꿈…! 꿈이요, 국회에 오기 전에는 “10년 후에 한미관계의 전문가가 되어야지.”생각했습니다. 국회에 들어와서는 꿈에 대해 잘 생각할 시간이 없었지만 사회 전체, 전반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스스로를 제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저는 “정치는 타협이야.” 라는 말에 아직도 동의할 수 없어요.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최선을 다하고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으로서 그 사람의 양심을 대변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목소리를 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설령 지더라도 원칙을 지켜야 나중에 다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재정 변호사
녹취 및 정리- 출판 홍보팀 염용주, 홍연경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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