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권 모니터링 12호] 2010 버마 총선의 진실

2010-07-12 184




2010 버마 총선의 진실


 



2010 연말에 치러질 버마의 총선

 버마는 1962년 쿠데타 이후 40년 이상 계속해서 군사 정부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1988년 민중 항쟁이 일어난 이후 1990년 총선이 이루어졌지만, 수상에 선출된 아웅산 수지 여사와 국회의 80퍼센트 정도를 차지한 수지 여사의 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민족민주동맹) 정당과 SNLD (Shan Nationalities League for Democracy, 샨민족민주동맹), ALD (Arakan League for Democracy, 아라칸민주동맹) 등 다른 소수 민족 정당들은 군사 정부에 의해 저지당하였고, 오히려 2천여 명이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선거운동 당시 1989년 7월 20일, 재택감금 당한 수지 여사는 최근 자택에서 65세를 맞이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지여사의 65번째 생일을 맞이해 2010년 필리핀에서 펼쳐진 집회 (사진 출처: AP통신)



 총선이 비판 받는 이유는?


– 1990년 총선의 기억

 버마의 1990년 총선에는 총 93개 당이 참가하였고 2,297명이 출마하였다. 그 중, NUP (National Unity Party, 국민 연합당)가 군사 정부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강하게 맞선 정당은 수지 여사의 NLD였다. 결국, NLD가 58.7퍼센트로 압승을 거두었고, NUP는 21.2퍼센트 지지율에 머물렀다. 총선이 이루어지기 전, 군사 정부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헌법 개정이 이루어진 2년 정도 후에 정권을 넘겨주기로 했지만, 선거가 치러진 후, 결과를 취소시키고 반대 정당인원들을 감금시켰다. 지금은 SPDC (State Peace and Development Council, 국가 평화 발전 위원회)로 알려진 현 SLORC (State Law and Order Restoration Council,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 군사 정부는 UN과 다른 국가들에 의해 인정받은 SLORC가 버마를 통치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반대한 자들은 구속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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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아웅산 수지 여사의 자택에서 CRPP의 창설회의.
1990년 총선 이후 SPDC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자, 이에 대응하여 NLD가 세운 위원회이다.
 수지 여사, SNLD의 대표 Khun Htun Oo, ZNC (Zomi National Congress, 조미민족의회) 대표
Vungh Za Pau, 그 외 소수 민족 대표자들 등의 CRPP의 창설자들이 참석하였다.
(사진 출처: http://www.zomidc.org/vzpphoto.htm)



– 2008년 헌법 개정: 계속되는 군사 정권과 소수 민족에 대한 탄압

 2008년에 개정된 헌법은 비밀투표를 보장하고 공개 개표를 요구한다. 하지만 국회의석 중 4분의 1을 군사 정부 관계자들에게 배정될 뿐만 아니라 내무부는 군사에 의해 운영되도록 한다. 전자가 특히 문제시되는 이유는 버마의 헌법 개정은 국회의 4분의 3 찬성을 요구하는 데, 이미 4분의 1 찬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군복을 벗고 민간인 차림을 한 군인들로, 필요한 나머지 의석을 채우면 새로운 정부 또한 마음대로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진다. 2008년 개정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버마 국민이 아닌 자와 결혼 했을 경우 대통령에 출마를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비록 1999년 사망했지만 영국인인 남편을 두었던 아웅산 수지 여사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뿐만 아니라 소수 민족에게 정치 참여에 있어 한계를 설정한다. 고위 공직자는 군사 경험이 있어야 하고, 최고 사령관과 대통령이 주요 장관을 직접 선정한다. 소수 민족이 사는 지역에는 군사 지배를 유지하고 정부는 이러한 지역의 자원을 착취한다. 개정안은 과거 군사 정부의 반인륜적 범죄나 소수 민족에 대한 전쟁범죄를 면제해준다. 이러한 눈가림은 군사의 범죄가 계속될 수 있는 면죄부를 마련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버마 양곤에서 1999년 7월 7일 열린 CRPP 회원 (소수 민족 대표자)들과 유럽연합 대표단과의 회의
              (사진 출처:
http://www.zomidc.org/vzpphoto.htm)



– 2008년 헌법 국민투표 때의 부정

 투표 당시 많은 부정이 이루어졌다고 추측되고 있는데, 뇌물과 강요는 물론, 다양한 방법의 부정의혹을 받고 있다. 투표소에서 이미 표시가 되어있는 투표지를 나누어 주거나 공무원이 투표소 근처에서 특정 결과를 유도하였다는 의혹. 개정 찬성 유권자들을 친척 대신 투표를 시키며, 오전 11시에 투표소를 마감 한 후 미 투표자들의 집을 방문하여 투표하게 시킨 의혹. 또한, 투표 전 공무원들이 한 마을을 방문하여 185명에게 부재자 투표로 헌법 개정에 찬성하게끔 시킨 의혹이 대표적이다.

 국민투표가 이루어지기로 예정되어 있던 2008년 5월 10일 며칠 전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버마를 강타하였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이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국민투표가 미뤄질 것을 제안했지만 심각하게 영향 받은 몇 군데만 5월 24일로 미루어졌다. 학교와 같은 피난처에 묵던 사람들은 투표소를 마련하기 위해 쫓겨났고, 생존자들을 위해 쓰여야 했을 자원은 국민투표에 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근 사원에서 숙식하고 있는 사이클론 나르기스 생존자들
                      (사진 출처: Eyal Warshawski)




– 총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버마의 지도자들

 군사 정부는 2010년 3월 8일에 선거법을 공개하였다. 공개된 선거법에는 사전에 강한 경쟁상대를 묵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1990년 이후 죄수 생활을 하고 있는 2000여명의 반대 세력 관계자들은 모두 정당에 가입하거나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것은 곧 아웅산 수지 여사나 SNLD의 대표 Khun Htun Oo 등 주요 반대 세력 지도자들이 선거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적으로 민주 세력이나 소수 민족 대표 지도자들이 선거에 출마하지 못해 국민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 이러한 군사 정부의 의도를 간파한 수지 여사의 NLD는 선거에 등록을 하지 않았다.



– 그렇다면, 군사 정부의 의도는?

 외향적으로는 민주적인 선거로 보이는 이 총선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군사 정권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한 연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버마의 정부는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여 총선을 펼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버마 국내에서는 군사가 정권을 휘어잡고 있는 덕택에 정치적 반대 세력은 묵살해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1990년 총선 이후 많은 반대 세력을 해외로 망명 보낸 까닭에, 해외에서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친 반대 세력의 영향이 대단하다.

 NLD의 경우는 세계 곳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고 NLD 한국지부도 한국에서 버마의 민주화를 위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 세력은 세계 여론을 조장하고 또한 최근엔 유엔 특별 보고관까지 버마를 공식 방문하게끔 하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최근 6월 19일 아웅산 수지 여사의 65세 생일 당시 드러난 세계 여론의 수지 여사 지지도 이들의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덕택에 버마의 군사 정부는 이번 총선을 통하여 자신의 정권을 국제적으로 정당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민주적 절차인 선거라는 베일을 통하여 다른 국가들의 승인과 협력을 얻는 것이, 이번 총선을 통하여 버마의 군사 정부가 이루어 내려고 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국제적으로 어떠한 반대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지


 이번 총선을 반대해서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열 개의 단체가 모여 글로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사이트는
http://burmapartnership.org/2010elections/ 이다.
NLD는 물론, 버마의 여성과 청소년을 대표하는 단체들 또한
이들과 함께한다.
이들은 크게 세가지를 주장하는데:

– 첫째, 아웅산 수지 여사를 포함한 모든 정치적 죄수들을 조건 없이 풀어줄 것;
– 둘째, 소수 민족과 민주 세력에 대한 탄압을 멈출 것; 그리고
– 셋째, 헌법 개정 등의 활동을 통하여 민주 세력과 소수 민족의 지도자들과 대화를 하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

 이 그것이다.
 이들은 그들이 구축해 놓은 버마 외에서의 신뢰와 통신망을 이용하여 이번 총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끌고
버마의 민주화를 위한 세계 여론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
언론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이나 마이스페이스 등 여러 수단이 사용되고 있다.

[ 그림 – 버마의 2010 총선을 비난하는 글로벌 캠페인 홈페이지 로고(http://burmapartnership.org/2010elections/) ]




*  참조 사이트:

http://burmapartnership.org/2010elections/
http://www.nldla.or.kr/
http://en.wikipedia.org/wiki/Myanmar_general_election,_1990
http://en.wikipedia.org/wiki/Burmese_constitutional_referendum,_2008








– 글 / 국제연대위원회 김지슬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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