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변론] 일반교통방해죄 대법원 무죄 판결

2010-06-14 105


일반교통방해죄 대법원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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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지난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일반 집회 참가자들에게 가장 많이 적용된 죄목이 일반교통방해죄입니다.
도로상에서 개최되는 집회에 참가하여 ‘육로 등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였다’는 것입니다.

 한편 일반교통방해죄의 ‘기타방법으로’라는 부분이 불명확하여
위헌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이를 9명 전원일치로 합헌결정을 하였지만,
최근 교통방해여부에 대한 사실인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일반교통방해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있습니다.



2.  재판의 경과


가. 피고인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경찰이 불법주차중인 방송차량과 무대차량의 견인을 시도할 당시
    대책회의 회원 등 50여명이 위 대한문 앞 차로를 점거하고 견인을 하기 위해 대비중인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치거나,
    주위에서 위세를 떨치는 등의 방법으로 위 견인 업무 등을 방해하였는데, 피고인도 이에 적극 합세하여 차로에서
    위 견인작업을 방해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의경에게 욕을 하면서 얼굴에 침을 뱉어 폭행하여 위 50여명과 공모·공동하여
    위 대한문 인근차로에서의 차량의 교통을 방해하고, 교통질서 유지를 위해 차량을 견인하는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일반교통방해 부분은 무죄를 받으면서 벌금1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나. 변론의 방향

     공소사실 및 1심판결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대한문 앞 차로를 점거하였다고 하나
    피고인이 체포된 장소는 대한문 앞이 아닌 서울광장 앞쪽 인도였고, 당시 대한문 앞 왕복 차로 중 대한문 쪽 차로는
    이미 불통상태였으나 피고인이 있었던 서울광장 쪽 차로(남대문에서 광화문 방면)는 차량이 소통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사건 당시 현장 일대에서 시위 진압 및 견인업무 지원을 담당했던 증인 3명을 소환하여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공소사실 및 1심판결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대책회의 회원 등과 공모하여 일반교통방해죄의 교통에 방해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나, 공모공동정범의 예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려면 두 사람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가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각자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라는 공모공동정범의 공모가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검찰은 피고인이
    그 시위대들과 어떤 내용의, 그리고 어떤 방식의 공모를 하였다는 것인지 전혀 입증을 하지 못함을 주장하였습니다.



3.  판결의 내용


1) 대책회의는 2008년 6월 29일 16:20경 서울광장에서 있을 촛불집회에 사용하기 위해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대한문 앞 하위 차로에 무대차량을 주차해 두고 무대설치 및 음향기기 점검 등을 하며
   촛불집회 준비를 하고 있어 대한문 앞 차로는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점,

2) 반면 피고인은 대한문 건너편에 있는 서울광장 앞 도로를 50여 명과 함께 점거하고 있다가
   경찰관들에 의해 밀려 인도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대책회의의 회원이 아니라 단순히 시위에 참가한 자였을 뿐이고,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이라 조직적인 시위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 점,

3) 당시 대한문과 서울광장 사이의 도로는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상황이었으나,
   피고인을 포함한 50여 명이 서울광장 앞 도로를 완전히 메우고 있지는 않았으므로
   무대가 설치된 대한문 앞 도로와 달리 차량의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서울광장 앞 차로에서의 일반 공중의 교통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되었다거나 위와 같은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고,

대한문 앞 차로의 경우도 위 국민대책회의의 무대차량 등으로 인해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던 것인바
피고인이 대책회의의 회원으로서 무대차량 설치 등에 가담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판결의 의미

 
피고인이 체포되었던 서울광장 앞은 교통 불통의 상태가 아니었고, 반대편인 대한문 앞의 교통 불통은
반대차로인 서울광장에서 시위를 한 피고인에게까지 불통의 죄책을 지울 수 없다는 점과,
대한문 앞 무대차량 설치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은 피고인이 단지 무대차량의 견인에 항의한 것만으로
교통방해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즉 위 판결은 교통방해죄에서 ‘기타방법으로 인한 교통방해’ 부분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헌재의 합헌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서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교통방해인지 여부에 대한 엄격한 사실인정을 통하여
그 방만한 적용의 과잉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다소나마 결실을 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판결문 보기 ]

–  대법원 판결문
1383921863.pdf 


–  항소심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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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민병덕 변호사  








+  관련글 :  [인터뷰] 일반교통방해죄 대법원 무죄판결을 이끌어낸 민병덕 변호사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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