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0주년 기념행사 후기 – 광주전남, 부산, 대구지부 공동행사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행사 후기
– 민변 광주전남, 부산, 대구지부 공동행사
지난 5월 15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 부산과 대구에서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하여 민변 지부차원의 공동행사를 위해, 민변 광주전남지부의 초청으로 부산지부와 대구지부의 회원들이 광주를 방문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작년 가을에 지리산 성삼재에서 민변 3개 지부가 공동등반을 하면서 민변지부 활성화를 위해 지부 차원의 공동행사를 정기적인 연례행사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 계기가 되어,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올해에는 광주에서, 민주묘지 참배와 무등산등반을 중심으로 행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주차장에 부산지부 회원 7명이 스타렉스 승합차를 렌트하여 먼 길을 달려와 제일 먼저 도착해 있었다. 대구지부 4명의 회원과 가족들까지 모두 도착하자 3개 지부가 공동으로 공식 참배를 하였는데, 참배 후에는 참석한 전체 회원들이 5.18 기념재단 자원봉사자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면서 새로 조성된 민주묘역과 구 묘역을 둘러보는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구 묘역에서 3개 지부 공동으로 현수막을 즉석에서 써서 묘역에 설치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는데, 3개 지부에서 명필이라고 자부하는(?) 회원들이 각각 1명씩 나와 현수막에 개성 있는 글씨를 써서 멋진 현수막을 완성하였다. ‘오월의 불꽃으로 영원하라!’라는 문구를, 부산지부 변영철 회원이 ‘오월의’, 대구지부 정재형 회원이 ‘불꽃으로’, 광주전남지부의 임선숙 회원이 ‘영원하라’라고 이어 쓰고, 마지막 느낌표는 대구지부 성상희 회원의 자녀가 마무리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오후 12시 30분, 무등산 등반을 위해 원효사라는 사찰의 주차장에 3개 지부회원들이 자리를 옮겨 모였다.
광주전남지부에서 준비한 남도의 음식 맛이 가미된 도시락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해결하고, 캔맥주와 과일, 오이 등을 각자의 배낭에 나누워 담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코스는 무등산 원효사에서 출발하여 무등산의 상징 서석대와 입석대를 거쳐 장불재를 통해 하산하는 코스였는데, 가족을 동반한 대구지부 회원들은 하늘길이라고 불리는 서석대에 오르는 가파른 경사에 초등학생인 자녀들의 원망을 들어야 하는 일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정상에 오르는 성취감을 선물할 수 있었던 산행이기도 했다. 서석대에서 참석회원과 가족들의 전체기념사진촬영과 캔맥주 파티를 곁들인 담소가 이어지는 동안, 작년 지리산 등반 때보다 더 가까워진 서로에 대한 익숙함과 친근함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오후 5시, 무등산을 오르고 하산한 회원들에게 원효사 인근 식당에 준비해 놓은 맛있는 저녁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광주전남지부의 이상갑 지부장은 멀리서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을 위해,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잡은 홍어를 준비하여 참석자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주메뉴는 촌닭백숙이었는데, 홍어와 무등산 막걸리 때문에 촌닭백숙은 뒷자리로 밀려나는 신세로 전락하였고, 산채나물과 산채비빔밥이 나왔지만 홍어와 막걸리로 채워진 포만감으로 인해 대부분의 회원들이 상당한 양의 음식을 남기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서로 막걸리 한자에 자신에 대한 소개와 담소가 이어졌고, 부산지부 회원들이 부산으로 출발한 이후에, 광주전남지부 회원들과 대구지부 회원들은 대구지부 회원들의 숙소인 광주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신양파크호텔에서 다시 한 번 술자리를 통해 회포를 풀고서야 밤 10시를 넘긴 시간에 겨우 자리가 정리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양 지부의 공동심포지엄 개최문제와 4대강 소송에 대한 연대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기도 하였다.
민변의 활동은 지금까지 현재의 여건에서는 서울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고, 그로 인해 각 지부에서는 지부활성화나 연대나 교류에 대한 움직임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작년과 올해의 지부 공동행사를 통해 지부활성화를 통한 전체 민변의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된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당초 올해 행사는 부산지부와 대구지부뿐만 아니라 경남지부, 전주지부, 대전지부까지도 참여하는 내용으로 추진되었는데, 각 지부의 사정으로 3개 지부만의 행사가 된 점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년의 지부공동의 행사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지부와 회원들이 참여하여 친교와 연대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래본다.
– 글/ 김정호 변호사 (민변 광주전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