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의 한국 조사방문과 NGO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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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라 뤼 유엔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과
누리코 모모코 유엔인권고등판무관 직원의 한국 조사방문이 서서히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이제 남은 일정은 5월 15일(토) 오전, 연세대의 특별강의와 5월 17일(월) 오전 공식기자회견 뿐이고, 이후 특별보고관측은 다시 제네바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 추가적인 자료검토 및 보고서 성안 작업을 통해서 특별보고관은 유엔인권이사회에 한국의 조사방문의 내용을 담은 공식보고서를 제출하고, 인권이사회는 이 보고서를 채택할지의 여부를 논의한 후 최종채택을 하게 된다.
특별보고관의 10일동안의 조사방문 도중 국정원사찰부분도 제기가 되었고, 시청의 광장도 오랜만에 다시 열렸고, MBC 파업 장소에도 특별보고관은 방문하여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별보고관이 어떠한 결론과 권고를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한국에서의 조사방문을 충실히 하였다면 한국의 표현의 자유의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판단 하였을거라 생각된다.
이번 특별보고관 한국 조사방문을 위해서 민변을 포함한 많은 한국의 인권사회단체들은 많은 수고를 하였다. 유엔의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일년에 조사방문하는 국가는 2~3개국에 불과한데도, 전체 회원국 192개국에서 한국은 두차례나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조사방문한 이란을 제외한 유일한 국가이다.
이는 한국의 표현의 자유 현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반증이면서, 특별보고관의 한국 조사방문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한국의 엔지오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먼저 유엔의 각 특별보고관들이 각 국가의 인권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사전, 배경자료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그 나라가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안좋은 지 직접 당사자나 인지하는 그룹이 이야기하거나 외부로 알리지 않으면 알 수 가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러하기에 한국의 엔지오들은 2008년 촛불집회가 경찰의 강력한 탄압을 당하자 국제인권기구에 한국의 사실을 알리는 작업을 시작하였고, 민변을 포함한 여러 단체들이 촛불에 관련한 Urgent appeal과 Allegation letter를 종합적인 보고서 형태로 지속적으로 유엔측과 국제인권기구에 알렸고, 이를 통해서 유엔의 인권기구는 한국의 촛불상황과 그에 따른 인권침해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한국 방문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2009년의 “사이버상의 표현의 자유_동아시아 지역의 현황과 도전”이라는 국제 심포지엄을 한국에서 개최하였는데, 이때 프랑크 라 뤼 특별보고관을 초청하여 동아시아지역의 국가의 사이버 표현의 자유 현황과 한국의 상황을 같이 알렸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할 수 있다.
당시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떠날때 기자회견을 했는데, 특별보고관은 ‘한국에 공식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조사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였다. 그래서 현재의 조사가 가능하였다.
사실 한국의 엔지오들이 유엔의 인권기구를 활용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고, 그것도 주로 한국이 가입한 국제협약이나 조약의 심의 기구를 활용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 역시도 민변을 비롯한 몇몇 단체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보다 많은 단체가 유엔조약 심의기구 뿐만 아니라, 유엔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유엔특별절차 (Special Procedures) 기구들도 활용하고 있고, 특별보고관에게 직접 조사방문을 요청하고 이를 성사시키는 사례로 생겨나고 있다. 물론 유엔의 인권기구를 활용한다는 것이 곧바로 한국의 인권상황을 올린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한계도 존재한다. 어떤이는 들이는 노력에 비해서 결과는 미비한 기구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엔인권기구를 활용하는 것은 한국 엔지오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채택한 문서는 그 공신력이 어느 단체의 공문에 비할 바 아니며, 국외에서 인권선진국이라 떠들고 다니는 한국의 외교적 이미지를 고려할때 해외에서의 공신력있는 권고(Recommendations)나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가 채택이 되면 정부측에서는 상당히 곤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조사방문은 마무리가 될 것이고, 최선의 권고와 보고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서 이제까지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조사방문때 활동한 인권시만단체들은 이제 다른 특별보고관의 조사 및 개입활동을 위한 노력을 기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에서의 기본권침해는 비단 표현의 자유만 해당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유엔의 특별보고관도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이외에도 30개 주제의 특별보고관들이 존재하고 있으니깐.
– 글 / 이동화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