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0일, 갑자기 민변 사무실이 보라색 물결로 술렁거렸습니다. 여성위에서 송년회 참석코드를 보라색으로 정한 이유인데요, 여성위만의 특유의 분위기와 아기자기함이 함께한 이번 송년회에는 연인원 31명 이 참석해 민변 위원회 송년회 역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아래는 여성위 장효정 변호사님의 [뒤죽박죽 내맘대로 후기]입니다.
어리버리 신참변호사, 큰 맘 먹고 칼퇴근하고선, 길 찾다 우왕좌왕, 가랑비에 머리 젖고,
헐레벌떡 도착하여 김밥부터 집어 먹는데 옆 자리 변호사님이 먼저 인사 청하신다.
어디서 뵀나 하다, 3초만에 알아 보다. 국회의원 옆 자리서 떡볶이 먹었다고 일기장에 꼭 쓰리라.
짝지 맺기용 소지품 내놓고, 경품 딱지 받고 기대에 부풀었다가, 평소대로 나온 커플 즉석사진에 좌절, 셀카부터 연습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보라색이 패션 컨셉이라니 벌칙이라도 있을까 비치된 매니큐어 소심하게 바르다 실패하고(매니큐어는 과감하게!), 휴지로 얼른 닦고 주변을 둘러 보니, 보라와 자주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다.
몸풀이 요가로 시작한 이색적인 오프닝. 하필 오늘 재판날, 안 되는 동작은 불편한 블라우스 탓!
올 한 해 기억에 남는 일, 나만의 매력,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민변 이성회원 중 이상형 등, ‘내 멋대로 랭킹’으로 한 방에 정리하다. 위원장 등 이취임식, 신임 위원장님 ‘전 위원의 간부화’를 외치며 꽃다발을 휘날리고,
내가 고른 예쁜 수첩은 내년 1월 독일 가시는 최변호사님 것, 짝지와는 만나자마자 이별을 예감하고…
탄식과 환호가 교차한 경품 추첨, 가장 큰 한숨은 나로부터. 신입회원 중 유일하게 당첨에 실패, 상대적 박탈감에 몸부림치다.
수제 명품 비누, 신종플루 대비 손청결제 눈앞에 아른거리던 중, 천사 같은 변호사님이 비누 한 조각 내어 주시니 기쁜 눈물 절로 난다.
신참변호사 고충을 토로하고, 선배님들 주옥 같은 말을 풀어 놓던 뒤풀이, 비운의 윤 모 인턴 오자마자 어김없이 파장. 내년엔 그 징크스 꼭 깨길 바라며, 알찬 송년회, 훈훈한 맘으로 지하철 2호선 막차를 향해 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