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강제진압이 부른 참사에 분노한다

2009-01-20 172

살인적인 경찰의 강제진압이 부른 참사에 분노한다




1.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상상할 수 없는 참극을 낳았다. 1월 20일 용산 재개발 지역 건물 옥상에서 농성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등 6명이 사망하고 십여 명이 부상당하는 참극이 발생하였다. 모든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2. 우리는 경찰의 살인적인 강제진압 방식에 전율하고 분노한다. 경찰은 마치 농성하던 철거민들이 테러리스트라도 되는 것처럼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를 콘테이너 박스에 태워 옥상에 직접 투입하고 물대포까지 발사하는 무모한 진압을 시도하였다. 철거민들이 화염병  등을 준비해서 저항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강제진압을 시도할 경우 대형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음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경찰은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진압만을 최우선시하였던 것이다.




3. 우리 사회의 재개발 광풍 속에서 가난한 세입자들은 하루아침에 철거민이 되어 특별한 대책도 없이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겨 왔다.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이들의 요구는 절절할 수 밖에 없는, 지극히 정당한 것이다.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정부와 서울시는 임시상가 등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철거민들의 오랜 요구를 외면하여 왔다. 그런데, 철거민들이 농성을 시작하자 경찰은 불과 하루밖에 안되어 신속하게 강제진압을 실시하였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처사인가.




4. 이번 참사는 공권력 행사로 인하여 시민 다수가 사망하였다는 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인권침해 사건이다. 반드시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이 있어야 한다. 우선 이번 강제진압 결정을 누가 어떤 경위로 내렸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에 내정되자마자 직속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었다는 점은 이 참사가 서울경찰청장은 물론 정권의 뜻이 반영된 것임을 능히 짐작케 하는 것이다. 또한, 경찰의 살인적인 강제진압과 사망자 발생 과정의 실상이 밝혀져야 한다.




5. 벌써부터 경찰은 철거민들의 불법을 묵과할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사건의 가해자인 공권력이 스스로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며, 오히려 진실을 덮는 일이다.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진상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민변은 필요할 경우 즉각 전문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며 끝까지 진실규명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2009월 1월 2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백 승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