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해 – 특별법 제정 집중 행진 및 동조단식 참여기 / 임한결 회원

2023-07-07 112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해

특별법 제정 집중 행진 및 동조단식 참여기

 

임한결 변호사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

 

지난 6월 30일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습니다. 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으니 손쉽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유가족들의 절실한 투쟁과 헌신, 그리고 시민사회의 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6월 20일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고 이주영님 아버지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과 고 박가영님 어머니 최선미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은 단식에 나섰습니다. 다른 유가족들은 무더위 속에서 선풍기 한 대를 앞에 두고 농성장에 앉은 두 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생업과 건강 때문에 단식에 함께 나서지 못한 것이 죄스러워 나온 눈물이었습니다.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을 3일 앞두고는 ‘72시간 특별법 제정촉구 비상행동’에 돌입했습니다. 6월 28일 오전 10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 의원들과 세월호참사 가족, 시민종교단체 참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중 공동행동의 날에 연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국회까지. 무더위와 빗길을 뚫고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 함께 걸었습니다. 민변 이태원 참사 TF 회원들도 매일 함께 걸었습니다. 동조 단식은 단식이 시작된 다음 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유가족들과 함께 농성장을 지키며 단식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TF는 6월 25일부터 매일 동조단식으로 농성장에서 함께 했습니다. 6월 29일은 집중 단식 동조의 날이었습니다. 1,029명이 각자의 위치에서 한 끼 이상을 단식하고 인증하는 것이지요. 38명의 민변 회원과 동료 변호사 1명이 참여하여 주셨습니다.

저는 집중행동 첫날 행진을 함께 했습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려서 찜통더위는 아니었고,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견딜 수 있었습니다. 행진하는 내내 경찰이 열심히 도로를 통제해 주었습니다. 더운데 경찰도 고생이라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도, 작년 10월 29일엔 왜 미리 오지 않았을까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교통통제로 오랜 기다린 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습니다. 같이 걷는 변호사님께 “우리를 응원하는 소리로 받아들이자!”고 애써 참아 넘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응원하며 박수를 보내준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행진을 마친 후 동조단식에 나섰습니다. 배고픈 것은 견딜 수 있었지만, 몰려오는 피곤과 졸음에 매일 마시던 커피가 간절했습니다. 9일째 단식을 이어나가고 계신 두 분은 얼마나 힘드실지. 이정민 직무대행님과 화장실을 다녀오며 견딜만하신지 여쭈었습니다. 배고픈 것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끊임없이 들리는 주변 소음 때문에 두통이 조금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유가족들이 힘들게 단식하고 고생해야만 될 일인지.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이제야 입법궤도에 올랐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행안위,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상정까지 긴 기다림이 예상됩니다.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TF는 앞으로 특별법의 제정과 시행 등 끝까지 유가족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민변 회원 여러분과 시민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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