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와 소통의 한마당,
2012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 연합(인:연) 겨울워크샵을 다녀와서.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영관 (제6기 상임간사)
지난 2월 10일, 웅장한 바위 봉우리를 자랑하는 서울 도봉산 언저리 ‘도봉숲속마을’에 전국에서 온 법학전문대학원생과 사법연수생이 모두 모였습니다. 법을 통한 인권옹호를 실현하고, 변호사의 다양한 공익활동을 모색하는 예비 법률가들의 모임인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 연합(약칭 인:연)에서 준비한 여섯 번째 인:연 겨울 워크샵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워크샵 프로그램을 소개하기에 앞서, ‘인:연’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중 ‘공익인권법 학회’가 있는 23개 로스쿨의 연합모임 ‘인:연’은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초기에 각 학교별 학회 서로 간에 느슨한 연대모임으로 출발하여, 지난 2009년 출범총회를 통해 회칙과 의결기구를 갖춘 정식 단체가 되었습니다. ‘인:연’은 1년에 두 번, 여름과 겨울에 1박2일 워크샵을 개최해 왔는데, 올해로 벌써 6번째를 맞이합니다.
:: 2012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든든한 벗을 만나다.
‘인:연’에게 이번 2012년 겨울 워크샵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인:연’의 조직적 외연을 확대한 첫 번째 도약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연 겨울 워크샵에 마음을 모아주신 든든한 벗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와의 만남입니다. 법조인 양성 제도가 사법고시에서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변화된 이후 사법연수생과 법학전문대학원생 사이의 갈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습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급격한 변화는 양쪽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치밀한 준비가 부족했던 정책적 공백을 서로를 향한 적대감으로 해소하고 있는 시기에, 공익적 법률가의 삶을 지향하는 예비 법률가부터 함께 연대하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더 없이 든든한 서로의 벗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겨울 워크샵 일정 중 마련된 총회에서 회칙을 개정하여 두 단체가 한 몸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의 만남입니다. ‘민변’과의 만남은 이번 워크샵의 내용을 풍성하게 하고, 그 수준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민변 이소아 변호사님과 함께 회의를 하며 프로그램 및 특강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FTA에 관한 특강을 해주신 김행선 변호사님을 비롯하여 이번 워크샵에서 처음으로 시도 한 ‘안권옹호를 위한 실무비법특강’을 해주신 이헌욱, 이광철 변호사님은 민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로 민변과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준비하기 어려운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는 ‘든든한 선배 변호사’와의 만남입니다. ‘인:연’ 출범 초기 워크샵을 진행할 예산이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의 도움을 받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원이 중단되고, 지난 4회 캠프부터는 참가한 회원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운영했습니다. 매번 부족한 예산으로 춥고, 배고픈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답답한 부분이 많았는데, 올 해는 든든한 선배 변호사님들의 빠방한 지원으로 좋은 시설에서 풍성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수줍게 두드린 후배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신 ‘법무법인 원’ 이유정 변호사님, ‘재단법인 동천’ 양동수 변호사님, 정연순 민변 사무총장님, 최은순 변호사님, 김칠준 변호사님, 사법연수원 김현철, 이용구 교수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인섭 교수님을 비롯한 선배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2012년 겨울 인:연 워크샵
그럼 본격적으로 워크샵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2012년 겨울 워크샵의 기조는 “세상을 향한 도약, 2012 인:연 겨울캠프”로 정했습니다. 수차에 걸친 상임간사진 준비회의를 통해, 이번 캠프부터는 ‘만남을 넘어선 인:연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보자는 취지로 마음을 모아 정한 기조입니다.
첫 날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뒤, 민변 이소아 변호사님으로부터 ‘민변 소개 및 회원가입’에 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민변 선배님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의 회원가입을 적극 제안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프로그램’을 모든 참가자가 직접 참여해보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드려야 하겠네요. 전국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공익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지역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노동인권교육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이미 전체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현장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충북대에서 “빵과 장미”라는 이름으로 노동인권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인:연’에서는 2011년 여름 총회를 통해 ‘인:연’의 상설 특별기구로 ‘청소년 노동인권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하였고, 지난 2011년 하반기 이화여대, 서강대, 경희대, 인하대 등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모임을 꾸려 실제 각 특성화 고등학교에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겨울 워크샵에는 전국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하자는 목표로 참여한 모든 회원들에게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에 관련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실제 교육 프로그램 중 일부를 직접 참여해보는 등 교육 프로그램의 전국적 확산을 위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첫 날 강연은 ‘한미 FTA와 사법주권 침해’ 라는 주제로 김행선 변호사님의 열정적인 특강이 진행되었습니다. 한미 FTA의 발효를 앞 둔 상황에서 한미 FTA의 문제적 쟁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특히, 풍성한 사례를 통해 ISD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캠프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작성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뒤 분임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름 워크샵은 인권과 관련된 개괄적인 내용을 다양하게 다루는 반면, 겨울 워크샵은 단일 주제를 정한 뒤에 주제와 관련된 세부주제를 정하고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기획해 왔습니다. 이번 겨울 워크샵 주제는 지난 1년동안 뜨거운 화두였던 ‘표현의 자유’로 정하였고, 세부 주제로는 총 다섯 꼭지로 나누었습니다.
먼저, ‘선거와 표현의 자유’는 지난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4대강 관련한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례를 도입부로 삼아 공직선거법 개정과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수신분과 표현의 자유’ 부문은 군인, 공무원, 판사 등 신분에 따른 표현의 자유의 한계와 범위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9년 공무원 교원의 시국선언에 대한 무더지 징계 사례와 최근 판사들의 SNS를 통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법규 및 논평을 검토하며 열띤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 부문은 MBC PD수첩에 관한 명예훼손 사례를 중심으로 명예훼손죄에 대한 형법 개정안 및 해외 입법사례들을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의 개정과 현실과의 충돌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입니다.
‘아랍의 봄과 표현의 자유’ 부문은 최근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혁명에 대한 고찰을 통해 중동정세 전망을 분석하고, 실제 아랍에서 발생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에 관련 사례 문제를 통해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구제를 국제인권재판소에 진정한 것으로 가정하여 국가와 진정인 측으로 나뉘어 관련 쟁점을 검토하였습니다.
끝으로, ‘UN에서 본 한국의 표현의 자유’는 지난 2010년 한국을 방문은 프랭크 라 뤼 특별보고관의 보고서 및 관계기관의 의견서를 검토하며 한국의 표현의 자유의 현재모습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는 자세한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분임토론을 마친 후,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토론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에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화합을 도모하는 ‘어울림 마당’을 진행하였습니다. 간단한 게임도 하고, 상품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국에서 만난 새로운 벗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어울림 마당은 새벽 늦도록 이어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도봉산 정기를 한 몸에 받으며 지난밤 숙취를 떨쳐내는 ‘아침인권산책’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봉산 근처 산책로를 걸으며 어느새 부쩍 가까워진 서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오전은 세상을 향한 도약을 꿈꾸는 인:연의 총회시간 이었습니다. 보고안건으로는 지난 2011년 하반기 우수한 활동을 한 서울대, 이화여대,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의 활동보고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학회의 운영 노하우를 배워 학회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논의안건은 앞서 소개한 것처럼 (1)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프로그램의 전국적 확산 제안 과 (2) ‘인:연 인권상’ 제정을 비롯한 사법연수원 인권법 학회와의 통합에 관한 제안 이었습니다. 풍부한 논의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모았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으론, 공익변호사로서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희망을 만드는 법(준)’ 구성원들을 모시고 공익변호사로서의 전망과 희망을 만드는 법에 대한 소개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들 꿈꾸는 공익변호사로서의 전망에 좀 더 구체적인 상을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둘째 날 오후 프로그램은 이번 워크샵에서 처음 기획했던 “인권옹호를 위한 실무비법특강” 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피의자 인권옹호를 위한 형사소송법 실무특강’을 이광철 변호사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시선을 뗄 수 없는 열정적이고 파워풀한 강연으로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인권보호를 위한 형사소송절차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기획소송 실무와 의견서 작성’이라는 주제로 이헌욱 변호사님이 특강을 진행해주셨습니다. 풍부한 자료와 꼼꼼한 설명은 이제 예비 딱지를 떼고 실무에 진출할 법학전문대학원 1기 선배들에게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시간 가까운 특강을 마치고, 1박 2일을 정리하는 퇴소식을 끝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또 서로의 풍성한 활동을 응원하며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이번 2012년 겨울 워크샵는 여러 가지 신기록을 갱신한 자리였습니다. 역대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참가신청이 있었고, 총 120여명이 함께 한 자리였습니다. 가장 많은 예산지원을 받았고,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300페이지에 가까운 가장 두꺼운 자료집이 제작되었고, 12명이라는 가장 많은 상임간사들이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감히 가장 멋진 워크샵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만남의 두근거림’으로 시작된 인:연이 ‘세상을 향한 멋진 도약’을 성공한 이번 겨울 워크샵에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빡빡한 학사일정에도 방학을 모두 반납하고 이번 워크샵을 함께 준비해 준 공수진, 김도윤, 김수영, 김정숙, 김한내, 박영수, 이주한, 이태영, 임자운, 주인호, 천주원 상임간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