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외국인 전문가 초청 4대강 답사

2010-09-30 82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땅을 위하여.

-낙동강과 남한강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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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7일 아침에 비가 뿌려 걱정을 했다. ‘4대강 사업’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낙동강과 남한강 답사를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번 답사에는 대한하천학회의 교수님들, 하천복원분야의 권위자인 맷 콘돌프 교수, 기자 분들이 함께 하셨고, 민변에서는 환경위원회의 배영근 변호사님과 어중선 간사님, 그리고 인턴인 내가 참석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쌀쌀하지만 맑은 초가을 날씨가 계속 되었다.


 상류 낙동강을 답사하기 위해 도착한 곳은 상주. 경천대 전망대에 올라서니 낙동강의 흐름이 보인다. 언덕을 크게 감아 도는 강가에 넓은 모래 둔치가 평화로웠다. 원경으로는 준설을 위해 강을 반으로 가른 가물막이가 보였다. 상주에서 우리 일행에 합류하신 지율스님께서 설명하시기를, 강으로부터 반경 2km는 준설토 적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미 주민들에 대한 토지의 수용과 보상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강가에 인접한 토지가 황폐한 모습이었다. 벼가 잡초와 함께 엉클하게 남겨져 있었다. 상주는 쌀, 누에, 곶감이 유명한 3백의 고장이라고 한다. 쌀이 유명하다는 것은 땅과 물이 좋다는 뜻인데 공사로 인해 탁해진 강물과 잡풀과 섞여 있는 벼의 모습은 그와 정반대의 아이러니한 광경이었다. 콘돌프 교수님은 경천대에서 강과 공사현장을 같이 내려다보며 준설이 이루어진 후에 모래가 많이 유입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하천의 모양 자체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학자적인 관점을 말씀하셨다.
 경천대에서 내려 와 모래톱을 맨발로 밟아 보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곳을 답사한 일본인 교수가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야 한다고까지 말할 정도로 넓고 아름다운 모래 둔치였다.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이 없어져 회복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파왔다. 수자원공사가 강변을 개발할 권한을 갖게 되면 모래가 없어질뿐더러 절벽과 강물과 마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의 자연공동체가 파괴될 것이다. 아픈 생각이 현실이 될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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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먹고 여주의 남한강을 둘러보기 위해 서둘렀다. 이번 추석 때 내린 비 때문에 여주 4대강 공사구간의 다리와 제방 여러 곳이 허물어졌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사람이 막을 수 없는 일이고, 홍수로 제방이 무너지는 것도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붕괴가 중요한 이유는 4대강 사업이 그 위험성의 징조이기 때문이다.
 끊어진 신진교와 무너진 제방은 남한강 본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준설로 인해서 본류의 하상이 최소 2m 이상 낮아졌고 이것이 지류에서의 물의 흐름과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여주 환경단체의 분석이다. 또한 콘돌프 교수님은 지류에서 나타나는 매우 전형적인 제방 붕괴라면서 따로 조사해 볼 의향을 비치며 흥미로워 하셨다. 4대강과 관련된 모든 쟁점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의 논거가 너무나도 다르게 제기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각과 제방 붕괴의 원인 또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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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개발의 효과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측과 부정적이라는 측이 대립하고 있을 때 우선은 올바른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환경은 그 특성상 한 번 변형 시키면 온전히 회복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에 가중치를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길수도 있지만 국가적인 사업을 시행하면서 국민을 설득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에는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는 어느 저명한 교수의 말이 생각났다.








글/환경위원회 최지혜 5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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