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변론] 국세청직원의 국세청장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무죄판결
국세청직원의 국세청장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무죄판결[footnote]이 소개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의 환영 논평’을 재구성한 것입니다.[/footnote]
2009. 5.경 나주세무서 직원 김○○씨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국세청 내부통신망에 올렸는데, 이로 인해 조직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파면되고 검찰에 고발되었습니다. 검찰은 2009. 12. 28. 김○○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김○○씨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때부터 ‘법률지원단’을 구성하여 변론해왔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2010. 5. 12. ‘김○○씨가 게재한 글이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고,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한 다음, ‘김○○씨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였지만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평가하여 벌금 7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인 광주지방법원 제6형사부(재판장 이성복 부장판사)는 2010. 8. 10. 김○○씨가 게재한 글이 허위사실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서 비방의 목적도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항소심의 무죄판결은, 전 국세청장으로서 공적 인물인 한상률씨에 대한 비판적 표현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의해 허용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리하게 고발하고 나아가 파면까지 한 국세청의 행위와 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은 검찰의 기소가 잘못된 것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결입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와 문화방송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공소제기와 마찬가지로, 공권력이 마음만 먹으면 비판적 표현행위자를 수사를 통해 일정기간 겁주고 위협하는 것이 가능한 우리사회의 비민주적인 일면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해 주었습니다. 부디 검찰과 국세청 등 권력기관의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김○○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세청으로부터 파면처분을 받은 다음 소청심사절차(해임처분을 감경)를 거쳐 현재 광주지방법원 행정부에서 해임처분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죄판결은 당초 국세청이 주장한 징계원인사실이 진실이 아님을 확인하여 준 것이므로 국세청은 법원의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에 반성적 차원에서 스스로 김○○씨에 대한 해임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것입니다.
– 글 / 민변 변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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