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은 국제중 설립을 반대한다

2008-11-06 309

 ‘국제중 지정,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 및 가처분신청’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08년 11월 5일(수) 오전 10:30, 헌법재판소 앞


1. 대원중이 소재한 지역의 학부모 이준기씨를 비롯한 서울시민, 전국의 국민 1,713명은 5일(수), 서울시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중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 공정택 교육감을 피청구인으로 헌법소원과 특성화중학교 지정,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오전 10시 30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와 특성화중학교 지정, 고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2. 청구인들은 헌법소원 심판청구서에서 헌법 제31조 교육을 받을 권리, 제11조 평등권, 제 36조, 제10조, 제37조 제1항에서 도출되는 부모의 자녀교육권, 제34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지적했다.
  


 3.  헌법소원청구인들은 청구서에서 영훈, 대원 특성화중학교를 지정, 고시하여 교육과정 운영의 특례 및 유상의 의무교육 제도를 인정한 것은 교육제도 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제한된 소수만이 입학하여 별도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의 교육을 받도록 혜택을 베푸는 영훈, 대원 특성화중학교 지정, 고시는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 및 평등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


 국제중 헌법소원 심판과
특성화중학교 지정,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즈음하여 



지난 10월 30일, 서울교육청과 서울교육위원회는 불과 320명의 학생을 위한 국제중학교 지정을 위해 11만명이나 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교육평등권을 침해하고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쓴 채 기득권 세력에 굴종하여 국제중학교 지정을 승인했다.
이에 우리 학부모들과 국제중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1700명의 서울 시민들은 이번 국제중학교 지정은 위헌적 정책임을 들어 국제중학교 지정을 중단하고자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을 제기한다.


그동안 국제중학교 지정이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양성이라는 명분을 세웠을 뿐 중학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입시에 유리한 특수목적중학교를 세우려는 욕구임을 숱하게 지적해왔다. 1%의 부유층 자녀들을 평범한 시민들의 자녀들과 구분해서 따로 명품교육을 해 달라는 이기적 욕망임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지 않은가?  


초등학교 과정을 무리없이 마친 학생이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는 교육청 논리에 의거한다면 변별력을 갖춘 자료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아가, 13세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국제적 리더가 될 자질이 있는지를 판별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입학 전형을 아무리 수정해도 날아다니는 사교육 시장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알고 있다. 이미 국제중학교 지정을 반기는 보수 언론에서는 2차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주특기가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명쾌하게 말할 것, 해외 유학 경험이 있다면 현지에서 어학 실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고 그 학교에서 어떤 다양한 활동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라는 친절한 입학 대비 안내를 하였다. 교육청이 예시한 ‘기후변화’, ‘개미와 베짱이’주제 역시 변별력을 위해 종합논술이 될 것이며 외국어 능력평가를 배제하고 당장 영어로만 수업하지 않으니 사교육 걱정은 말라는 교육청 전형안은 쉽게 무너질 것임을 내다보고 있다. 갈수록 경쟁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서울교육청과 20조가 넘는 사교육시장, 국제중학교로 수익을 보려는 사학재단이 공생하는 한 입학전형은 머지않아 변별력 강화와 중학교 입학고시로 변질될 것이다.


국제중학교 지정을 희망하는 학부모 혹은 기득권세력은 이른바 교육의 다양성을 이유로 국제중학교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양성이란 나와 남이 다름을 일컫는 말이지 다수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을 주는 차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영훈중학교로 80%의 학생이 진학하는 송천초등학교는 무상급식 대상자가 전체 학생의 11%나 되고, 학생들의 부모도 변변한 직업 없이 노점상과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실정이고 학교 교통비 지출조차 어렵다. 이 경우 영훈중학교에 배정됨으로써 학생들은 교통비등을 지출하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데 이 학교를 폐지하여 결과적으로 교통비 등을 지출하거나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걸어야만 등하교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기에 대하여는 아무런 대책도 없다. 또한 신생학교로서 교육환경의 전체적인 변화가 있음에도 학부모들의 의견청취나 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입학 가능했던 일반 중학교가 폐지된 것이다. 대원중학교 입학 예정이던 학생들은 용곡중학교로 배정되어 지금도 학교가 작아 체육활동도 곤란한 지경에 41개 학급이 46개 거대학교가 되고, 국제대원중학교는 학급당 25명이나 선택받지 못한 용곡중학교는 학급당 35명을 넘나드는 콩나물 교실에서 살아야한다. 320명의 국제중학교 학생을 위해 다수 학생이 피해를 보는데도 차별이 아니라 다양성 욕구라 할 수 있는가.


또한, 두 재단의 교육재정도 차별을 조장한다. 두 재단은 재단별로 5천만원을 내어 1억6천만원 장학금 조달 계획만 세웠을 뿐이며 내년 이후에는 이조차 조달계획이 막연하다. 더 심각한 것은 교원 인건비나 기본 운영비 등 재정계획이 없어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의 교부금으로 충당될 것이고 명품교육을 위하여 일반중등학교에 비하여 더 많은 국고 지원금 등이 지급되는 명백한 차별이 조장되고 있다.  


이번 국제중학교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은 헌법과 교육관계 법률에서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변경하면서 특성화된 중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고, 의무교육인 중학교과정의 고액의 수업료를 받는 유상의 의무교육을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헌법과 교육관계 법률을 위반하고 있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소송이다. 또한 우리는 이번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통해 소수만이 입학 가능한 학교를 만들어 헌법상 보장된 교육을 받을 권리, 평등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함을 명백히 밝힐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제중학교 지정으로 인한 무한경쟁과 사교육 고통, 중학교 서열화, 교육기회 양극화는 물론 청소년의 극심한 인권침해, 그리고 국민들이 겪어야 할 교육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바로 잡고 경제적 부를 누리지 못해 차별받는 교육을 정상화하도록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국제중학교 헌법소송을 제기함과 아울러 비리로 얼룩진 채 국가사무인 국정감사조차 우습게 여기는 등 교육자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공정택 교육감 퇴진운동에 본격 돌입할 것이다.



2008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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