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 민변 전북지부의 자랑! 신인모범회원 강미 변호사를 만나다
Q) 강미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민변 전북지부에서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강미 변호사라고 합니다. 여기 전주에는 2015년도부터 와서 일하기 시작했구요, 6년 정도 고용변호사로 일하다가 작년(2021년) 4월에 법률사무소 은송이라는 사무실을 개업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개업한 지 1년 반 정도 지나셨네요. 어떠세요, 할 만 하신가요?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답니다. 열심히 해야죠(웃음).
Q) 원래 전주에 연고가 있으셨나요?
아니요, 전주에는 변호사 일을 시작하면서 정착하게 되었어요. 고향은 광주고, 대학교 학부는 서울에서, 로스쿨은 강원도에서 다녔어요. 이제 보니까 정말 전국구적인 인생을 살았네요(웃음).
로스쿨 졸업 후 어디서든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채용 지원을 했는데, 처음 연락이 온 곳이 전주에 있는 사무실이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주에 터를 잡고 일하고 있습니다.
Q)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희 외할아버지가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1호 졸업생이었어요. 할아버지는 아쉽게도 법조인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셨어요. 그래서 자손들한테 본인이 못 이룬 꿈을 이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곤 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법조계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다만 막연히 변호사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변호사가 되야겠다는 생각까지는 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로스쿨에 진학한 후, 지금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세희 변호사와 2년 반 동안 룸메이트로 함께 지내면서 정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김세희 변호사님은 로스쿨 시절부터 변호사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저와도 그런 고민들을 공유했어요. 둘이 같이 지내고 공부하면서, 저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김세희 변호사님을 다음 번 회원 인터뷰에서 1순위로 섭외해 봐야겠어요(웃음).
네, 김세희 변호사님은 제게 민변 가입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주셨던 분이기도 해요. 이 분 덕분에 저도 민변에 가입하고 이렇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어요. 김변호사님은 로스쿨 진학 전에는 민주노총 언론노조에서 노무사로 활동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많은 홍보 부탁드려요(웃음).
Q) 작년 4월에 민변 가입을 하시고, 1년 만에 전북지부 사무처장이 되셨네요. 초고속 승진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승진이 맞는지 모르겠네요(웃음). 저희 전북지부장님인 김용빈 변호사님이 저한테 사무처장을 제안하셨는데, 제가 분명히 못 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제가 사무처장 명단에 올라가 있었어요. 음모(?)에 당한 것 같아요(웃음).
사실 변호사 일을 시작한 후 민변 가입을 많이 권유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고용 변호사로 있으면서 민변 일을 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기왕 가입하면 열심히 활동하고 싶은데, 여건 상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작년에 개업을 하자마자 바로 민변에 가입하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민변 전북지부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매월 1회 점심 또는 저녁에 월례모임을 가져요. 식사를 하면서 월례회를 함께 하구요. 저녁 월례회를 가질 때에는 전북지역 시민단체들을 초청해서 함께 간담회나 교류 시간을 가지기도 해요. 지금까지 함께 교류한 단체들로는 환경연합, 여성의전화, 평화인권연대 등이 있습니다.
전북지역에서 발생하는 인권 관련 이슈에 대해서, 월례회에 안건을 올리고 어떤 회원이 결합해서 지원할 것인지 정하기도 해요. 임자도 고정간첩 재심사건, 518 민주유공자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 같은 사건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 사건도 시작했네요.
Q) 지난 5월 총회때 신인모범회원상을 수상하셨어요. 입회 1년 만에 이룬 쾌거인데요. 도대체 비결이 무엇인가요?
제가 모범 신인이라고 하니 정말 민망하네요(웃음). 저 외에도 정말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회원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아마도 저희 전북지부에서 저를 총회 준비위원회에 합류시키려고 상을 준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회원 가입 후 민변에서 주어진 일이라면 뭐든 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제가 뭐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려면 결국 주어진 사건들을 맡아서 진행하는 게 가장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사건이 들어오고 지원자가 없으면, 사건 종류는 크게 신경 안 쓰고 자원했던 것 같아요.
Q) 시상문구를 보니까 정말 굵직한 다수 사건들을 하셨네요. 어떤 사건들이 있는지 소개좀 해주세요.
민변 공익법률센터 지원을 받는 소송들로는 새만금 수상태양광발전 사업 공정위 신고 사건, 장수 벧엘장애인의 집 공익제보 사건, 전교조 전북지부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사건, 민주노총 화물연대 군산지원 조합원 공무집행방해 사건 등이 있었네요.
Q)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사건을 꼽아주시면요?
우선 화물연대 사건이 가장 고되기도 했고 기억에 남네요. 제가 민변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2021년 5월 경 있었던 사건이구요. 당시 화물연대 조합원 10여 명 정도가 갑자기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랑 우아롬 변호사님이 결합해서 법률 지원을 시작했어요.
토요일에 수사기관 조사 동석을 시작했고,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10여 명의 조합원들 전부에 대해 조사 입회와 변호를 했던 사건입니다. 한 분이 조사를 받고 있는데 다른 조합원이 연행되어 오면 이어서 조사 입회를 계속 하고.. 그러면서 꼬박 주말 이틀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 입회를 했던 게 기억나네요.
검찰은 조합원들 중 3명에 대해서 공무집행방해죄와 업무방해죄, 집시법 위반 등을 적용해서 기소했는데요, 최근 1심에서 공무집행방해죄와 집시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어요. 다만 업무방해죄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벌금형이 선고되었네요.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Q) 본부에서도 진행하고 있는 형제복지원 사건 대리인단에도 함께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네, 저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TV로만 접해서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형제복지원 피해자 중 한 분이 전북 지역에 계시다면서 민변 전북지부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어요.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참에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사안을 들여다보니, 피해자분은 15살 무렵에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간 후 약 1년 반 정도 수용된 분이었어요. 그런데 이 때의 피해를 회복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분이었어요. 먹고 살 길을 찾지 못해서 절도를 반복하다가 감옥에 가고, 다시 풀려나면 절도 등 범죄행위를 해서 다시 감옥에 가는 것을 반복했더라구요.
사회적으로는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격리 대상이면서, 한편으로는 국가폭력의 피해자인 상황인거죠. 형제복지원 사건이 없었다면, 이 분이 지금까지 상습절도를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었을까요? 저는 아닐 것 같아요. 국가배상 사건의 재판부도 이 분에 대해 ‘절도범’이라는 편견 없이 사건을 바라봐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Q) 공익사건을 많이 하시다보면 비공익적 사건들과는 또 다른 부담감이 있으실 것 같아요.
네, 맞아요. 공익사건들은 일반 사건들과 달리 전형적이지 않은 유형의 사건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제가 혹시라도 부족해서 사건을 망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면 어쩌나, 그런 두려움이 항상 존재해요. 공익 사건의 대상자들은 이미 여러 형태의 피해를 입고 그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분들이 많아요. 이 분들의 인생이 저로 인해 다시 한 번 피해를 입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어요. 계속 경험하다 보면 괜찮아지려나요?(웃음)
Q) 최근 전북지부에 신입회원들이 대거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음.. 아무래도 김용빈 전북지부장님의 카리스마와 능력 덕분이죠? 약간 안 좋게(?) 말씀드리면 강요를 잘하세요(웃음).
김용빈 지부장님과 우아롬 부지부장님이 정말 많이 고생해주고 있으세요. 두 분 리더십이 뛰어나셔서, 저를 포함한 주변 동료, 선배, 후배들이 많이 따르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5월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젊은 후배들 간에 친분이 쌓이고 단합력이 생기다보니, 활동 에너지도 점점 늘어나는 느낌이네요.
Q) 이번에 전북지부에서 주최한 민변 정기총회가 ‘역대급’ 총회로 호평을 받고 있어요. 정말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은데, 소회가 어떠신가요?
사실 준비 과정에서는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총회 장소부터 식당과 매 끼니, 현지 프로그램 등을 모두 준비해야 하다 보니 손이 정말 많이 가더라구요. 그래도 지부장님이 우리 고장에 오는 손님들이니 잘 대접해야 한다고 지시(?)하셔서, 모든 총회 준비위 회원들이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웃음).
하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 드리면, 총회 후 저녁 때 드셨던 맥주가 근처 하이트 맥주공장에서 갓 생산된 맥주였어요. 전북 지역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신선한 맥주인데요. 하이트 공장에서 저희 총회 인원 규모를 듣고는 그 정도(?) 규모의 행사에는 갓 나온 맥주를 공급해줄 수 없다고 하다가, 저희 김용빈 지부장님이 열심히 부탁드려서 결국 신선한 맥주를 공급할 수 있었네요(웃음).
고생 많이 했지만, 와주신 분들이 정말 다들 좋아 해주고 격려 해주셔서 너무 기쁘고 보람찼어요. 물론 다음날 드러누웠지만요(웃음).
Q) 정말 다들 너무 감사했어요. 혹시 다음에도 전북지부 차례가 오면 잘 부탁드릴게요.
(잠시 침묵)
음.. 총회를 한번 더 준비하라고 하면 아마 지부장님부터 그만두지 않으실까요(웃음). 그만큼 즐거우셨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웃음). 좋은 평가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Q) 전북지방변호사회에서도 활동 중이신데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저는 전북지방변호사회보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 전북변회의 경우 2달에 1회 꼴로 회보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저는 회보에서 ‘술따라 길따라’라는 여행 및 맛집 소개 코너와, 영화 소개 코너 제작을 담당하고 있어요.
Q) 여행과 문화, 풍류 쪽을 즐기시는 것 같네요.
네, 여행하고 맛집 찾아다니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회보 편집위원 활동도 취미 삼아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Q) 혹시 이맘 때 9월에 추천할 만한 여행지 한 곳을 꼽아주시면요?
지금 여행할 곳으로는 경주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언제 가더라도 시끌벅적하지 않고 조용한 곳이예요. 그런데 특히 이맘때 가면 경주 들판이 노랑 물결로 변해서 정말 아름답거든요. 꼭 한번 가보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경주에 가시면 영양숯불갈비라고 소갈비 맛집도 있으니 한 번 가보실 것을 권유 드립니다.
Q) 추천 감사드립니다. 혹시 전주에 여행 오면 꼭 추천해 줄 만한 맛집 한 군데만 더 말씀 해주실 수 있나요?
음 콩나물국밥집 중 현대옥이라고 아시죠? 남부시장 안에 있는 현대옥 본점을 꼭 들러보실 것을 추천 드려요. 지금 현대옥이 전국에 프랜차이즈 형태로 영업 중일텐데요. 남부시장 안에 있는 본점은 정말 맛이 달라요. 오후 2시까지 밖에 영업을 안 하기도 해서 부지런히 가보셔야 하는 곳입니다. 저희는 여기를 ‘약국’이라고 불러요. 전날 과음으로 인해 숙취가 심한 날 이 집을 가면 단방에 해장이 되거든요(웃음).
Q) 2021년 2월에는 전북지방변호사회에서 우수변호사 표창도 받으셨더라구요.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어떻게 상을 받으셨나요?
이 상도 사실 좀 부끄럽네요. 그냥 아까 말씀드린 회보 편집위원 활동을 꾸준히 해 왔더니 주신 것 같아요.
Q) 상금도 받으셨나요?
제가 받을 때는 상금이 없었구요.. 그런데 제가 받은 이후부터 상금이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상금은 소급지급 안 된다고 합니다(웃음).
Q) 민변 지부활동, 전북지방변호사회 활동까지 하면서 사무실도 운영하시려면 정말 많이 바쁘실 것 같아요. 쉴 때는 주로 무얼 하시나요?
아무래도 여행 가는 걸 좋아해요. 낮선 공간에 가서 이방인으로 잠깐 머무는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쉬어야겠다 생각하면 잠깐이라도 훌쩍 어디라도 다녀오는 걸 좋아해요.
너무 바빠서 여행갈 여유가 없을 때에는 잠시 전주 천변을 1~2시간 정도 산책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해요. 전주 천변이 산책하기 정말 좋거든요.
Q) 이제 코로나19 국면도 서서히 벗어나면서 민변도 여러 교류 프로그램들이 시작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본부와 지부 사이 소통 창구가 많지는 않은데요. 혹시 지부에 계신 변호사님으로서 민변 본부에 바라는 바가 있으실까요?
아무래도 지부에 있다보니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부족한 부분은 아쉬운 점 같아요. 본부에서 잘 못하고 계시다는 의미는 아니구요(웃음). 본부에서 기획하시는 교육 프로그램들 중 ‘아 나도 이건 한번 참여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콘텐츠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지방에 있다 보니 오프라인 참여가 어려운 점이 아쉬운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인터뷰 공식 질문입니다. 변호사님에게 민변이란? 그리고 전북지부란?
제가 변호사로서의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 나름의 평가를 할 수 있는 잣대인 것 같아요. 너무 좋은 훌륭한 선배와 동료 분들이 속한 곳이니까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준점이 되어 주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이 공간이 잘 지속될 수 있도록 저도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민변 전북지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