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모니터링] “인도 나르마다강 댐건설, 생존권 위협받는 토착민의 힘겨운 투쟁 ”

2012-09-13 292
<아시아인권모니터링 11>

“인도 나르마다강 댐건설, 생존권 위협받는 토착민의 힘겨운 투쟁”


글_9기 인턴 유현민


신성한 강에서의 비폭력 저항운동

 인도인들에게 강은 생명력의 원천이며 동시에 천상과 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윤회를 상징하는 장소이다. 인도의 동쪽에서부터 마드아프라데시주, 마하라슈트라주, 그리고 구자라트주를 거쳐 서쪽 아라비안해에 이르기까지 약 1,300km의 긴 거리를 달리는 나르마다강도 인도인들에게는 신성한 강 중 하나이다. 그런데 8월 25일부터 9월 10일까지 2주 넘는 동안 마디아프라데시주 옴카레쉬와르 댐(Omkareshwar dam) 근처 나르마다강(Narmada River)에 수많은 현지인들이 모여서 몸을 물속에 넣은 채로 시위를 벌였다. 당초 189m로 약속되었던 댐의 높이를 정부가 193m 높이려고 함에 따라 거주지가 추가로 물에 잠기게 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시위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게됨에 따라서 9월 10일, 인도 정부는 세 명의 고위급 장관을 현지에 파견해 현지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였다. 사실 이러한 ‘사이타그라(Satyagrah, 간디가 벌였던 비폭력 저항 운동)’는 나르마다강 유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1940년대에 인도 정부가 나르마다강 유역에 3,000개 이상의 다목적 댐 건설을 구상하고 80년대에 계획이 구체화되면서부터 정부와 현지인들 간의 갈등은 지속되어 왔다.

 

인도 북쪽을 흐르는 나르마다강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73979&mobile&categoryId=200000968)




자신의 거주지를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오랜 투쟁

 나르마다 다목적댐 계획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댐인 구자라트주의 사다르 사로바르 댐과 마드아프라데시주의 나르마다 사가댐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3,000개 이상의 댐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인도 정부는 나르마다 주변에 댐을 건설하여 상습 가뭄지역을 비롯해 1백 8십만 헥타르에 달하는 농경지에 물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다목적 댐 건설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거주지가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하자, 1980년부터 메다 파카르 여사(Medha Patkar)를 주축으로 한 NBA (Narmada Bachhao Andolan, 나르마다강 살리기 운동)이 시작되었고, 1990년대에 본격화되었다.
NBA는 1990년 인도 정부에게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자금 지원 철회를 이끌어내었고, 93년에는 세계은행에 다목적댐 건설 계획의 문제점을 보고서로 제출(http://narmada.aidindia.org/content/view/52/1/)하여 4억 5,000만 달러에 이르는 약속된 차관을 취소시키기도 하였다. 2년 후인 95년에는 사다르 사로바르 댐 건설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인도대법원으로부터 댐 건설 중지 명령을 받아내어 80.3m까지 건설되었던 댐 공사를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하지만 99년에 대법원은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역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한다는 조건 하에 댐의 높이를 88m까지 높일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그 결과 50여 개의 마을에 사는 2천 가구가 수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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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마다강에서 댐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현지인들

(출처: http://www.thehindu.com/news/national/article3874497.ece)




집이 물에 가라앉아 갈 곳이 없어진 사람들

 나르마다강 유역의 사람들은 정부가 말하는 다목적 댐 건설의 효과를 인도 정부가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설명이나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TISS (Tata Institute of Social Sciences)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다목적 댐 건설이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인도 정부에서 당초 목표했던 수혜인원 중 30%만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지인들이 NBA나 사이타그라 등을 통해서 인도 정부의 다목적댐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이다. 인도 정부가 나르마다 강 유역에 크고 작은 3,000여 개의 댐을 건설하면 30여 만 명에 달하는 인구의 주거지가 물에 잠기게 된다. TISS에 따르면 피해주민들 모두에게 제공할 땅이 마련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실제로 피해주민 모두가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인도 정부의 대응이다. 주거지를 빼앗기게 되는 현지인들에게는 새로운 주거지와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주거지를 빼앗기게 될 현지인들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 16회 유엔 인권위원회에 자문위원회가 제출한 조사 보고서(http://www2.ohchr.org/english/bodies/
hrcouncil/docs/16session/A-HRC-16-63.pdf
)
에 따르면 대법원이 정부에게 적절한 보상을 명령했음에도 불구하 2005년 이후 마드아프라데시주, 마하라슈트라주, 그리고 구자라트주를 통틀어 약 3천 가구의 사람들이 집을 잃고 떠돌았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 참여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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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아룬다티 로이 여사, (오) 영화 <나르마다강 죽이기>의 한 장면 (출처: http://www.flickr.com)


모두를 고려한 진정한 의미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나르마다강 다목적 댐 건설 사업을 둘러싼 현지인과 인도 정부 간의 갈등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댐 건설로 인해 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인도 소수민족인 하나인 발족(族)이기 때문에 인도 정부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나르마다강 다목적 댐 건설은 정부의 말처럼 인도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나르마다강 댐 건설에 대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수상자인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는 <더 큰 공공선>이라는 에세이를 통해서 댐 건설로 인한 인도인들의 피해 상황을 고발하였으며, 스페인의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 로이 구이티얀(Roi Guitian)과 마리아노 아구도(Mariano Agudo)는 2010년 7회 서울환경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인 <나르마다강 죽이기>를 통해서 개발의 의미를 다시 돌아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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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링크:
[1] 국제연합인권최고대표사무소 www.ohchr.org/
[2] 인권 전문가 견해서
http://www.unhchr.ch/huricane/huricane.nsf/view01/EEBEC520B4FA19D5C125714F0055336C?opendocument
[3] 뉴스미디어 스리랑카 더가디언
http://www.srilankaguardian.org/2012/09/victims-protest-while-government.html
[4] Firends of River Narmada 웹사이트 http://www.narmada.org/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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