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위][성명]평화를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어야 한다 -4.27 판문점선언 4주년에 부쳐-

2022-04-27 57

 

[성명]
평화를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어야 한다
-4.27 판문점선언 4주년에 부쳐-

2018. 4. 27. 남북정상이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일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천명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있은 후 4년이 지났다. 지난 4년간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과 국제사회는 어떠한 노력을 하여왔는지, 무엇이 어떻게 이행되었는지 돌아보고 짚어봐야할 오늘이지만, 안타깝게도 평화를 향한 시계는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분단체제와 이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의 시간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었지만, 다시금 그 시간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드는 지금이다.

남북은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이 당사자로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고,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다.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어떠한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나아갈 것을 합의하였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비핵화의 실현이 남북의 공동의 목표라는 점도 분명히 확인하였다. 그러나 판문점선언이 있던 바로 그해 한·미 워킹그룹을 만들었고, 한·미 워킹그룹과 유엔사는 인도적 대북지원,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방북 등을 저지하며 남북간 합의된 혹은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북측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업지구를 조건없이 재개할 것을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중단없이 계속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의심케할 수밖에 없었다. 북측의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와 반복된 미사일 발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화와 화해로 향해가던 한반도의 시계는 그렇게 멈추게 되었다.

오는 5월 새로운 정부의 임기가 시작된다.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측을 견제·공격하는 방향으로 공약을 내세웠고, ‘선제타격’을 언급하며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그리고 북측은 이러한 발언에 ‘핵무력사용’을 앞세우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치부하면서 상호 존중과 이해를 기대할 수는 없다. 판문점선언 4주년을 맞이하면서 새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동안의 남북합의와 이를 위한 노력이 백지상태가 되어버리지 않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알고 있다. 판문점선언은 그동안 남북이 서로 이해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해왔던 수많은 노력의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노력과 의지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없었던 것이 될 수 없고, 역사를 부정하고 훼손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과 위기감이 고조될수록 이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남북은 당사자로서 누구의 개입이나 관여도 없이, 그동안의 남북 선언들과 합의들을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바탕으로 중단된 대화를 재개하고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위한 교류와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 대화가 재개되기 전이라도,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실현이 우리 사회의 주요한 과제임을 확인하면서 남북합의에 대한 국회 승인 결의를 하고, 분단과 갈등을 고착시키는 국가보안법과 같은 적대적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등, 우리 정부가 먼저할 수 있는 역할을 분명히 해야한다. 이산가족의 교류와 같은 시급한 인도적 문제부터 협력해나가고, 민간 교류협력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새정부가 그동안의 남북간 합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의 노력을 무겁게 받아안고 공격과 견제가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다시금 평화를 향한 한반도의 시계를 움직여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22년 4월 2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위원장 오민애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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