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와 기억의 장][공동 논평] 코로나19 희생자를 외면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2022-02-23 65

[공동 논평]

코로나19 희생자를 외면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1.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부겸 국무총리는 2022. 2. 23.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와 관련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면서 사망자수가 7.8%에 불과하고, 10만명이 넘는 귀한 생명을 희생시킨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7000명의 수준에서 우리 국민의 귀한 생명을 지켜왔다며 이를 성과라 강조했다. 우리 단체들은 재난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본부장이 방역대책의 정당화를 위해 코로나19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2. 국제인권법과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생명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차별없이 보장받아야 하는 기본적 인권에 해당하다. 코로나19라는 재난상황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재난위기 상황에서 생명권을 보호받지 못한 희생자들이다. 헌법에 따라 모든 사람을 재난위기로 부터 보호할 의무를 가지는 국가는 단 한사람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더라도 그 희생자들의 죽음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국제인권법에 따라 희생자들과 희생자들의 죽음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한 애도와 기억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의무를 부담한다.

 

3. 김부겸 국무총리의 위 발언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기억이라는 국가의 의무를 망각한 채, 정부의 방역대책만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희생자의 수가 적으니 방역대책이 우수하다는 식의 입장발표는, 희생자를 이 사회를 함께 살아온 시민이 아닌 통계의 일부로 치부하는 것이며, 남겨진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한다는 점에서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아가 김부겸 총리의 발언은 마치 소수의 희생을 성과로 보았는데, 이는 재난 위기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생명권을 보장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국가가 공적으로 취해야 할 입장이 아니다. 소수의 희생을 성과로 보는 김부겸 총리의 발언은 개인이 가지는 고귀한 생명의 가치를 절하하고 차별하는 것으로서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의 인권을 외면하는 부당한 발언이다.

 

4. 오미크론이 이전의 변이에 비해 치명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확산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희생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에 치명률이라는 비율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돌아가신 희생자에 주목해야 한다. 즉 국가는 증가하는 희생자의 수를 통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자들이 누리지 못한 삶과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해야하는 것이다. 하루에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희생이 예측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비율과 수로 희생자들의 죽음을 정당화하거나 방역의 성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우리 단체들은 다시 한번 방역대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의 인권을 외면한 김부겸 총리의 발언을 엄중히 규탄한다. 나아가 단 한사람이 희생되더라도 그 책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기억하는 것을 우선하는 것이 국가가 취해야 할 마땅한 입장임을 강조하며, 위 발언에 대한 진실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끝으로 코로나19 감염 또는 위기상황으로 희생되신 모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2022년 2월 23일

애도와 기억의 장(Remember2022.net):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지기 활짝,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빈곤사회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생명안전시민넷, 시민건강연구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 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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