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위][논평] 성전환수술 요구하는 대법원의 성별정정사무처리지침을 인권침해라고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
[논평]
성전환수술 요구하는 대법원의 성별정정사무처리지침을
인권침해라고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
1.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는(이하 ‘인권위’)는 2023. 2. 23.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대법원 가족관계등록예규 제550호, 이하 ‘성별정정사무처리지침’)에서 성별정정허가신청시 성전환수술과 생식능력 제거를 요하는 조항이 중대한 인격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2. 성전환수술은 당사자에게 신체 건강상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상당한 수준으로 사회․경제적 활동이 제약되어 성별 위화감 치료과정에서도 가장 숙고하여 진행해야 하는 단계이다. 그런데 성별정정사무처리지침 제6조 제3호 및 제4호는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의 재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부성기를 포함한 신체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 여부’와 ‘생식능력을 상실하였고,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 개연성이 없거나 극히 희박한지 여부’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은 참고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판부에서는 성전환수술과 생식능력 제거 등을 성별정정 허가 여부 기준으로 사용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재판부의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가역적 수술 처치가 사실상 강제되는 상황이 되었다.
3. 인권위는 이번 결정에서 성별정정사무처리지침 제6조 제3호 및 제4호는 성별정정 허가여부의 판단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해당 조항은 성별정정을 원하는 신청인으로 하여금 외부성기의 수술 및 생식능력의 제거 등 비가역적인 조치를 강제하는 것으로 신체의 온전성에 대한 권리(헌법 제10조와 제12조)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 운명 결정권(헌법 제10조) 및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헌법 제10조)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또한,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재판과정에서 불필요한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도 적시하였다.
4. 한편, 인권위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항은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정하고 있으며,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할 사항이 법률에 유보되어있는 이상, 그 정정(성별 정정) 역시 법률에 의하여 대상 및 절차가 규정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았다.
5. 인권위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대법원에는 성별정정사무처리지침 규정에 대한 조속한 개정을, 국회에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의 요건 및 절차를 규정한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3. 5. 2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박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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