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공동발의를 환영하고,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

2023-04-21 72

 

  10‧29 이태원참사를 기억하고, 못다한 진상규명을 수행하며,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특별법이 발의된 것을 환영한다. 유가족들이 2023. 3. 27.부터 2023. 4. 5.까지 전국 순회를 하면서 5만 명의 국민동의 청원을 받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 결과이다. 우리 모임은 이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되어 시행되기를 촉구한다. 이로써 10·29이태원참사의 발생원인,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 참사 전반에 걸친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아울러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추모사업 등이 실시되기를 바란다.

  10‧29 이태원참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헌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조례 등을 통해 가지는 재난 예방·대비·대응·수습 및 복구의무를 명백히 위반하여 발생한 ‘사회재난’이다. 이는 시기적으로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이후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이태원 참사 현장의 안전관리보다 정권이 원했던 집회·시위 대응과 마약 단속 등에 집중한 사실들이 속속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바뀐 서울과 용산구도 재난안전법상 기본적인 임무를 방기하였다. 그럼에도 이번 참사에 대하여 윗선의 책임자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정부는 공식적인 사과는 커녕 보상과 지원책도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안타까운 175일이 흘러갔다. 159명의 희생자와 수백 명의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권리구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특별법상 조사기구는 과거 세월호참사 등 특조위와 비교해보면 거의 동일한 권한을 가지면서도, 피해자 참여와 조사기구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 조항이 마련되었다(별첨 비교도표 참조). 이번 특별법은 크게 5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첫째, 유가족을 포함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다. 희생자의 유가족, 생존 피해자, 구조자, 지역주민과 상인 등이 피해자로 정의가 되고, 특별법에 따른 생활지원, 의료지원(간병비 포함), 심리지원 등 각종 지원을 피해자의 권리로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피해자의 참여권이 적극적으로 보장되는 독립적인 조사기구 설치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사기구는 정부기관 산하가 아닌 독립기구의 지위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피해자는 진상조사와 관련된 사안에 관하여 조사를 신청할 수 있고, 정보접근권을 보장받으며, 정례적인 설명을 받는 등 적절히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조사기구는 10·29 이태원 참사 전후의 쟁점을 모두 조사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사위원회가 1) 참사의 직·간접적 원인, 2) 책임소재의 규명, 3) 수습 및 복구과정의 적정성, 4) 참사의 은폐시도, 5) 피해자 권리의 침해 등을 조사하고 6)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될 것이다.

  넷째, 조사기구에 의한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절차적 수단이 뒷받침된다. 과거 세월호참사 등 특조위의 경우에도 인적조사 권한과 더불어 수사가 필요할 시 고발 및 특검요청권, 진행되는 재판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절차, 자체 청문회 실시 권한 등이 보장된 바 있었다. 이러한 조사권한이 더 실효성 있으려면, 이번 특별법과 같이 조사거부 및 방해행위 등을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강화되어야 한다. 나아가, 조사기구 권고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사기구의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의한 이행 점검 등 절차가 도입되어야 한다.

  다섯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및 피해지역의 공동체 회복과 지속적인 추모·애도가 이루어질 수 있다. 과거 세월호참사 등 경우와 같이 공동체회복 프로그램 시행 및 복합시설의 설치, 추모시설의 설치와 추모재단의 설립 및 지원에 관한 조항들이 마련될 것이다. 

  이러한 특별법 공동발의를 앞두고, 집권 여당이 이번 법안에 규정된 특조위가 검경수사, 감사원 감사, 청문회를 동원할 수 있는 전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반대하였지만, 이러한 권한들은 과거 특조위에서도 이미 부여되었고 최소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재난 정쟁화’라고 시민들을 공격하기 전에 너무나도 인도적인 문제를 스스로 정쟁 수단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10·29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이후 국정조사와 경찰 특수본 수사가 있었지만 참사의 진상 및 책임규명은 미비한 상황이다. 특수본 수사는 ‘꼬리 자르기’에 그쳤고, 국정조사는 ‘절반의 진실’만 찾고 핵심 의혹들이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 및 지자체 책임자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책임을 회피해 왔다. 특수본 수사로 모든 진상이 규명될 것이라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의 재난원인조사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경찰의 최초 112신고 대응 기록이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정부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정부와 여당은 무슨 진실이 밝혀질 것이 두려워 감추고 외면하기에 급급한 것인가. 현행 제도 내에서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리 모임은 이번 특별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여 독립적인 조사기구가 출범하고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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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첨2. 과거 세월호참사_등 특별법과 비교도표

2023. 4.  2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조 영 선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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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_과거_세월호참사_등_특별법과_비교_도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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